그렇게 잘 커져가던 아이를 춥다고 덮어줬던것이 아마도 문제가 되어(추울까봐 잘해주려고 했던건데….) 수확시기의 배추는 상태가 좀 안좋아졌지만 무르거나 병들지 않고 무사히 캘 수 있었다.
구억배추는 매콤하며 향도 있는게 갓김치랑 맛이 비슷하다. 그렇게 담그면 될 것 같아서 무채도 썰어넣지 않고 갓김치 양념을 만들었다.
소꿉장난 하는 듯 미니어쳐 김장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서 더 스트레스 받지 않고 기쁘게 김치를 담글 수 있었던것 같다.
봄동같은 고소함에 약간 매콤한 맛이나서 맛있었다. 밥에 척 얹어 3포기ㅋㅋㅋ 다 먹었다.
내가 콩국수에 같이먹은 첫 구억배추의 맛을 기대하며,
맛있게 익길… 🙏
수확한 당일에 김치까지 담가두어 너무 뿌듯하다. 농사는 짓는것도 힘들지만 내 일정과 컨디션에 상관없이 수확해야하고 바로 갈무리도 해야하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다. 자칫하면 기껏 농사지은 먹거리를 버리게 되기 십상이다.
농사는 자라는 걸 보는 기쁨과 수확하는 보람에 비례하여 제 때 요리해야하는 책임도 커지는 것 같다. 보관기간이 엄청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일인가도 생각하게 된다.
뿌듯하고 감사한 올해 농사가 정말로 마무리 되었다. 이제 맛있게 먹어야지.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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