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에세이]우린 모두 연결되어있어




 


오늘부터 마크로비오틱 여름섭생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격주로 제 계절의 식재료로 내 몸에 맞는 좋은 음식을 만들고 같이 먹게 될 것이다.


마크로비오틱 수업은 식재료를 보고, 만지고, 배우는 재미도 있지만 같이 수업듣는 수강생들과 얘기하는것도 큰 재미다. 지난번엔 채식에 관심있고 비건을 해보려고 온 분들이 자기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면 이번엔 요가를 하시는 분들이 다수라 이미 섭생을 잘 하고 계셨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최근 관심사에 대해 얘기 나누는데 요즘엔 뭐든 새로 사지 않는것과 쓰레기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어떤분은 동물 때문에 채식을 하고, 어떤 분은 제빵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채식을 하고, 어떤분은 미니멀을 하다가 채식을 하고, 나는 제로웨이스트를 하다가 채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요가를 하다 채식을 하는 사람이 제로웨이스트와 미니멀로 확장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신기했다. 나도 아직 시작을 못해서 그렇지 (마음만 몇 년째 먹고 있다.) 요가를 꼭 하고싶은데 (꼭 할거다!) 순환에 대해 이야기 할때 요가나 명상이 꼭 등장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졌다.

우리 모두 자기 관심과 취향, 라이프스타일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르지만 그 모든 고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그 연결고리를 무시하지 않고 기민하게 느끼며 사는 사람이 되고싶다. (될 것이다.)



오는길에 카페에서 여유돋게 책 한권을 다 읽고, 따끈한 라우겐 크로와상도 하나 사먹고 기분좋게 발걸음을 돌렸다.



저녁엔 진짜 오랜만에 음악회에 갔다..

코로나 때문에 공연예술 관람한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합창공연을 공연장에서 보는건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는데 등장부터 깜짝 놀랐다.


코로나 시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합창공연.



합창단원이 마스크를 쓰고 노래를 한다.

오케스트라 단원모두 마스크 쓴것도 안쓰러웠는데 합창단원이 마스크를 ….


5명 이상이라 그런가보다. ㅠㅠ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퍼지지도 않거니와 음도 약간씩 차이나고 무엇보다 얼마나 숨차고 어지러울까 걱정이 되었다. 노래하다 쓰러지는 단원이 없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언제 들어도 좋은 오르간 연주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소리였지만 정말 고생이다 싶었다. 마스크 쓰고 노래하며 제 실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훌륭한 퀄리티였다.



합창과 타악기와 한국무용이 어우러진 무대도보고,




처음들어보는 미사곡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지금은 편안히 누워 빗소리와 더불어

헤이즈의 ‘비도오고 그래서’ 를 듣는다.


일기를 적기 시작할 때는 곰이 오늘 나를 얼마나 화나게 했는지, 음악회에 가기 전과 공연장 안에서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했는지 적으려고 했다. 두고두고 (증거)기록으로 남겨두고, 글 쓰면서 속풀이도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있었던 좋은 일로 글을 시작했더니 하루가 감사해지고 곰의 태도도 별 일 아닌걸로 느껴졌다.


잘 안되지만,

특히 곰이 잘못하는건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지만, 자꾸 시선을 좋은쪽으로 돌리고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일까? 마음이 누그러져서

말없이 내 앞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곰에게 말을 건넸다.

“ 참외 먹을래? “


입을 댓발 내밀고 있던 곰이 입을 연다.


먹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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