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1.20.-26.)







어르신들과 볏짚공예를 하는 행사날이다. 


생전 처음 해본다는 어르신들도 계셨지만 손에 모터단 듯 너무너무 새끼를 잘 꼬시는 어르신도 계셨다.


논을 지켜야하는 이유도 전하고 논과 얽힌 활동을 하고 싶었던건데 작품탄생!! ㅎㅎ 만들기 전의 새끼줄부터가 작품이다.



활동을 끝내고 어르신들께 떡만두국을 대접하며 우리도 먹었다. 사골육수에 만두까지 들어있지만 안먹으려니 만든 사람이 너무 서운해해서 감사히 먹었다. 유기농 쌀로 만든 떡이 너무 맛있어서 떡을 많이 먹었다. 살찔것 같다. ㅎㅎ



회의도 하고 다음 활동 계획도 세우고 오후까지 일이 많았다. 애증의 홀태를 구해서 맘이 뿌듯하다. 감기로 콧물 줄줄이니 쌍화차 마셨다.



일도많고 피곤한데 우리 만나러 새벽부터 먼 길을 와준 호정언니. 오랜만에 호정언니 만났으니 맛난거 먹으러 가야지! 기본 궁채반찬이 맛있는 해산물 요리집에서 빵빵 터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더 일찍 놀았으면 좋았을걸~~ 시간이 가는게 아쉬웠다.



두 달만에 모인 절기살림에서 앉은키밀로 카스테라를 만들었다.



구워지는 동안 앉은키밀에 구억배추로 배추전도 부쳐먹었다. 오랜만에 만난 좋은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은 오는길에 근처 동네식당에서 비빔국수 한그릇 먹었다. 숙주가 들어가서 아삭아삭한 국수. 간도 잘 맞고 맛있었다. 곰이랑 또 와야지.



곰 먹으라고 현미떡볶이 해두고, 나는 친구랑 같이 밥먹었다. 어려운 이야기든 속상한 이야기든 기쁜이야기든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다. 헤어지기 싫어하는 이쁜 두 공주님들은 킬 포인트! 말도 예쁘게 하는 아그들.



총회준비를 하는 회의를 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뭘 어떻게 했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멍청해지는 느낌이다. 곰 만들어주고 남은 떡볶이데워서 먹고 가볍게 갔다가 허기가 졌다. 돌아와서 꼬마김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곰이 사온 치즈타르트도 먹었다.



남은 밥에 후리가케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주는데 밥솥에 붙은 밥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을 조금 붓고 끓이는 참에 누룽지도 넣어 끓였다. 누룽지 향은 언제 맡아도 좋다. 저녁으로 따뜻하게 먹었다.



오랜만에 팝콘튀겨 맥주까지 냠냠. Non-GMO국산 유기농 옥수수라 고소함이 남다르다. 영화관 팝콘 반개 값이면 500g한봉지 사서 몇번이고 해먹을 수 있으니 홈메이드 팝콘 강추.



논학교 수확 햅쌀로 밥하고, 냉동실에서 오크라 한 팩 꺼내 찌고, 무생채랑 마지막남은 깻잎장아찌, 지금 제일 맛있는 곱창김 곁들여 오랜만에 제대로 차려먹었다. 맛있어서 밥을 더 먹었다.




저녁은 안먹고 넘길랬는데 동화읽기모임에 다녀오니 배가고팠다. 결국 9시도 넘긴 시간에 밥먹기 ㅠㅠ 김만 싸먹어도 왜이렇게 맛있는지~ ㅎㅎ 쌀이 맛있어서 그런가? 장치가 준 말린 무화과는 금세 다 먹고 한살림에서 또 무화과를 샀다. 이거 자꾸만 손이간다.



워크샵이 있는 날, 시작하기 전에 함께 읽은 열가지 다짐의 글이 참 좋았다. 다 좋은 말이지만 이 안에서 이 마음으로 사는 사람을 보기란 쉽지않다. 나부터 그런사람이 되도록 애써봐야지.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점심은 근처에 있는 칼국수집에 갔다. 국산팥을 쓰시는 손칼국수 집이라 팥옹심이 칼국수를 시켰는데 너~ 무 짰다. 맛은 괜찮았는데 간이 너무 쎄서 도저히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남음제로 실패 ㅠㅠ



마무리 끝나고 또 회의, 집에 도착하기 전부터 배가 너무 고팠다. 퇴근하는 곰이랑 밖에서 만나 저녁먹고 들어왔다. 풀떼기를 먹고싶어서 만원넘게 주고 샐러드를 시켰구만 상추 몇조각 나와서 좀 아까웠다. 날이 추워지면 자주 생각나는 뜨끈한 빼쉐는 역시 우리동네가 맛집이다. ㅎㅎ 구웃~~



맛있는 샌드위치가 먹고싶었다. 몇군데 샌드위치 맛집이 있는데 다 거리가 멀다. 그 중 한곳에 가서 곰이 빵 사다줬다. 곰이네 고래빵 ㅎㅎ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는 없었지만 그래도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다른 빵들도 맛있게 먹어야지.



요런 밥상이 먹고싶었다. 청국장을 잔뜩 끓여 두부 한모를 몽땅 썰어넣고 밥에 슥슥 비벼가며 먹었다. 곰도 간만에 맛있었던지 밥을 두번이나 리필했다. 찬바람 불면 청국장이 맛있지~ 오랜만에 먹은 우엉조림도 맛있었다. 집에 냄새가 좀 나지만 환기시키면 되니까 열심히 해먹어야징.




청국장남은게 적어서 계란찜을 할까? 계란말이를 할까? 물었더니 곰이 계란말이를 택했다. 건조매생이 찹찹풀어 대파랑 단호박도 다져넣은 계란말이 탄생! 밑반찬 있는거 없는거 다꺼내 한상가득 건강밥상 차렸다.



새로운 계획과 새로운 방향을 시도하려는데 쉽지 않다. 희망이 막 생기기도 하고 암담하기도 하다. 기본적인 비용이 늘어 어째야할지도 어렵다.



그래도 이 사람들이 있어 가능하지 싶다. 힘이 되는 사람들, 도대체 자기 시간과 품과 마음과 돈을들여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귀한 사람들 함께 차도 마시고 밥도 먹으며 고민을 나눴다.


작년 이맘때는 한참 즐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밀시곶감이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감농사도 잘 안돼서 아예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참기름을 먹지 못했던 몇년 전이 오버랩됐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변화를 느끼고 하나씩 사라지는 것이 생기고 그것이 또 당연해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먹거리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걸 일상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티비를 틀면 매일 쏟아지듯 먹방과 맛집탐방 프로그램이 나온다. 그 사이에서 위기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예전엔 많이 먹는것이 흉이 되었지만 지금은 많이 먹어 돈을 버는 좋은 시대라는 인터뷰도 보았다. ‘좋은’ 시대일까? 누구에게 왜? 뭐가 좋은걸까?


세상의 자원은 한정적이라 누구라도 다 많이 가질 수 있는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이 많이 가지면 자연스레 못가지는 쪽이 생긴다. 내가 많~ 이 먹기 위해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가 있다.


정신은 빈곤을 면치 못하는 상태라는 말에 공감이된다. 무엇을 생각하고 지향하며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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