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글을 쓰는 와중에 뭐가 잘못됐는지 저장되지 않고 몽땅 날아가서 그냥 덮었어요. 부글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다시 작성합니다.(초보 블로거의 애환 ㅠㅠ)
박스 없이 집에있는 보냉가방에 담아온 케이크 |
저는 종일 채식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유혹이 심했지만 자동차를 타지 않았어요. 또한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8시에 지구를 위한 소등행사에도 참여했지요. 그러다 문득 작년에 나는 뭘했었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선물받은 기프티콘으로 케이크를 박스없이 사왔네요.
저는 제로웨이스트 하기 전에도 각종 종이박스가 참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케이크 박스는 집에 담아오는 동안만 쓰기엔 너무 고급스럽고 튼튼하잖아요? 저는 요리를 좋아하니 베이킹도 하곤 하는데 베이킹용 포장용기나 케이크 박스가 비싸거든요. 그 비용이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아까웠어요.
그래서 작년 지구의 날엔 선물받은 기프티콘도 바꿀겸, 지구의 날 실천 한가지도 할겸 집에있는 보냉가방을 들고 케이크를 사러 갔어요. 당황한 점원분이 이러면 케이크가 흔들려서 망가질수도 있고 가방에 묻을 수도 있다고 만류하셨지만 선물할 거 아니고 제가 먹을거라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박스 없이 사왔어요.
사진처럼 무사히 집에 데려와 맛있게 먹었지요. 마음도 편하게 얌냠.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에서 안내한 코팅된 종이 배출방법. 코팅종이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ㅠ |
케이크 박스는 비닐코팅이 되어있어서 종이 임에도 불구하고 재활용하기가 어렵대요. 게다가 케이크가 보이게 윗부분은 비닐로 되어있는 경우도 많아서 더더욱 분리가 어려워지죠. 박스가 아깝기도 하지만 그래서 받고 싶지 않기도 했어요. 케이크를 다 먹고 치우려다 케이크가 올려져있던 받침을 자세히 보니 코팅지가 붙어있더라구요. 궁금해서 그걸 뜯어보았어요.(하얀종이) 그랬더니 순수한 박스지가 나오더군요.(누런종이)
뒤에있는 스티커와 플라스틱 고정핀도 제거하면 쓰레기를 확 줄이는데다 이 박스종이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잖아요?
그래서 박스재질은 분리배출하고 코팅지와 고정핀만 일반쓰레기로 버렸어요.
이 정도면 생활의 발견 맞쥬?^^.
2018년 중국이 재활용쓰레기 수입을 거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던거 다들 기억하시죠?. 그에 비해 빨리 해결되긴 했지만 얼마전 박스대란이 일어날뻔 하기도 했잖아요.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폐지가격이 급락한것도 문제인데 테이프도 제거하지 않고, 이물질도 묻어있고, 안에 쓰레기도 들어있는 상태로 마구 버려진 박스 처리에 한계를 느낀 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면서 일어난 일이었지요.
사실 우리나라는 폐지 재활용률 세계1위 국가에요. '폐지줍는 노인' 이라는 전세계 유일한 사회적현상 덕분에 아이러니하게 생긴 일이죠.
20-30년 된 나무를 마구 베어다가 종이박스를 만들어서 달랑 한 번 쓰고 버리는것도 아까운데 재활용 조차 되지 않는다면 너무 비합리적이지 않나요?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Waste)를 줄이자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것은 낭비(Waste)를 Zero 로 줄이자는 운동이에요. 그러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건 그리 어렵게 생각 할 일이 아니지요.
새 박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나무를 베고 펄프를 생산하는 여러 파괴적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폐지 1톤을 재활용하면 온실가스 저감량이 1톤이 넘고 30년생 나무 21그루나 살릴 수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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