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라페 샌드위치 |
오늘은 오랜만에 레시피를 올려볼게요.
몇 번 언급했지만 '개인이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이 육식을 줄이는 것' 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저는 몇개월째 페스코 채식을 실천하고 있어요. 저는 사실 비건이다 락토 오보다 페스코다 식으로 채식의 단계를 나누는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모두가 성격과 외모와 체질이 다르듯이 자신에게 맞는 채식의 방법은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정말 중요한것은 우리가 지금과 같이 고기를 탐하는것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상태인가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요? 그 탐욕이 공장식 축산을 만들었고 공장식 축산의 환경적, 윤리적 문제가 다시 우리를 병들게 하고있죠. 더 많은 사람들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가까이 하는것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정말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생각입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춰 육식을 점점 줄여가거나 맞는 방법을 찾는건 본인의 몫이지 종교적 율법처럼 단계를 정해놓고 지키려고 옥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것 같아요. 물론 타인을 판단하거나 비난해도 안되구요. 그래서 요즘은 ‘비건’ 이라고 말하지 않고 비건지향, 채식지향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감독은 영화 뒷이야기를 담은 책 '사랑할까 먹을까'에서 자신의 아들을 '돈까스테리안'이라고 표현했어요. 평소엔 급식을 먹지않고 따로 도시락을 매일 챙겨갈 정도로 비건지향의 식생활을 하지만 돈까스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은 아빠를 따라 돈까스를 먹으러 나간대요. 그때마다 '돼지야 미안해' 라고 말한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이런 식생활이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가서 미소지어졌구요.
그럼에도 제가 '페스코채식' 이라고 말하는건 어느정도의 채식생활을 하고있는지 ‘이해와 전달의 편의'를 위함이라는걸 굳이 밝힙니다. ~^^
애니웨이, 일부러라도 채소를 더 먹으려고 했던 지난 몇 개월 사이 몸이 달라지는걸 느끼고 있어요.
살도 빠지고, 소화도 잘 될 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은날엔 다음날 아침 일어나기가 훨씬 쉽구요. 자주 먹지 않았던 식재료의 매력을 알게되거나 간단하면서 맛있는 조리법들도 배우게 되었죠. 비염도 훨씬 개선되어서 그부분은 참 놀라워요. 채식뿐 아니라 제로웨이스트 하느라 포장쓰레기 나오는게 싫어서 가공식품을 멀리했던것도 큰 몫을 했지요. 채식요리나 식재료 같은 이야기도 앞으로 하나씩 해 볼게요.
이제 오늘 포스팅의 본 목적으로 돌아가서 레시피를 공개해 볼까요?
한통 가득 만들어 두면 여러모로 활용하기도 쉬우니 한번 해보세요. 만들기도 정말 쉽고, 당근 한두개 한끼에 먹는거 일도 아니랍니다. 올 1월에 제주에서 나온 싱싱한 당근 한박스(무려10kg)사서 해치우는데 혁혁한 공이 있는 레시피지요.
당근을 이렇게 많이 넣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많이 넣는게 포인트. |
1. 당근은 농약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다른 채소들 보다 꼭 유기농을 사용해야 하는 채소입니다. 유기농 당근을 구입해서 껍질을 깨끗이 닦고 잔뿌리가 있거나 거친 부분만 필러로 대충 벗겨주세요. (유기농 당근은 껍질째 사용해야 베타카로틴을 섭취 할 수 있대요)
2. 라페 râpées 는 불어로 '잘게썰다. 작게 갈다.' 라는 뜻이래요. 채를 곱게 썰어야 양념도 골고루 배고 모양도 좋으니 채칼을 이용해서 가늘고 곱게 썰어주세요.
3. 소금 약간과 올리브유 한 큰술을 넣어 고루 저어줍니다. (밑간의 개념이에요 - 이 과정을 먼저하면 당근이 전체적으로 촉촉해지고 다른 양념도 잘 배서 맛있어요. 이때 소금은 간이 되도록 넣으면 머스타드의 간 때문에 짤 수 있으니 살짝만 넣어주세요.
4. 홀그레인 머스타드 1T, 화이트 발사믹식초 5T, 꿀1t, 올리브유2T을 넣고 골고루 저어줍니다. (이때 축축해지면 안돼요. 양을 잘 맞추면 샌드위치에 넣어도 촉촉한 당근라페가 됩니다.)
- 화이트 발사믹이 없으면 일반 발사믹과 현미식초를 반반 넣으셔도 좋아요(색은 좀 칙칙). 레몬즙과 현미식초를 반반 넣어도 괜찮은데 그 경우엔 신맛이 덜해서 식초양 조절에 신경을 쓰셔야해요(자칫 질척해질수 있어요) 일반식초만 넣는건 비추입니다. 제가 다 해봤는데 식초에 따라 맛의 차이가 컸어요.
전날 저녁 만들어 두었다가 다음날 먹는걸 추천합니다. 바로 먹으면 맛이 덜해요. 5.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홀그레인 머스타드를 조금 더 넣거나 소금을 뿌려줍니다. 냉장고에 넣고 차갑게 식혀 먹어요.
- 계란후라이와 야채를 더해 샌드위치로 만들면 맛있어요. 이때 계란에 후추를 꼭 뿌려주시고 당근을 이렇게 넣어도 되나 싶게 잔뜩 넣어주는것이 팁!! 입니다.
저는 원래 당근을 좋아해서 그냥 우걱우걱 씹어도 먹고 당근주스도 착즙해 먹고 하는데요. 당근라페를 해놓으면 활용도가 좋아서 더 많이 먹게 됐어요.
아래는 활용예시 몇가지 올려두었습니다. 제일 간단히는 그냥 빵에 얹어 먹거나, 소개했듯이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좋고, 카레같은 음식에 반찬으로도 좋아요. 김밥을 싸면 새콤한 맛에 단무지가 없어도 괜찮고 쫄면에 넣어도 그냥 당근채를 넣은것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다른 야채들이랑 섞어 올리브유와 소금 살짝만 더 뿌리면 간단한 샐러드로도 그만이지요.(치커리랑 잘 어울려요)
당근 구입시엔 가급적 유기농 제주당근을 구입하세요. 당근자체의 단맛이 다르답니다.
그럼 여러분 맛있게 해 드시고 지구도 사람도 건강해지는 채식라이프에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대파스콘에 계란지단, 당근라페, 치커리를 넣은 샌드위치 |
당근라페를 듬뿍 넣은 당근김밥과 당근채대신 당근라페를 넣은 쫄면 |
간단한 브런치의 빵반찬으로 & 샐러드로 활용한 당근라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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