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페스코 채식을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되었어요. 제가 고기를 안먹는다는 사실을 아는 지인들이 명절 선물로도 햄, 고기 선물세트 대신 해산물과 차, 간식으로 보내줘서 해산물 부자가 되었습니다.
어제는 선물세트를 두 개나 받았는데요.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감사하면서 한편으론 아이스팩에 스티로폼 박스에 쓰레기가 많이나와 마음이 안좋았어요.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 배송시스템은 더욱 발달하는데, 아직 뾰족한 대안은 없고, 늘어난 포장쓰레기 문제에 내가 하나 보태는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외국에선 일정금액의 보증금을 받고 재사용 용기를 사용해 배송한 뒤 수거하여 다시 쓰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가 생겼다고해요. 우리나라에도 새벽배송말고 순환하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미 쓰레기가 많이 생겼지만 더 이상은 만들고 싶지않아 시장에가서 필요한 나머지 재료를 포장없이 사왔어요.
바지락과 유기농은 아니지만 깐 쪽파 제로웨이스트 장보기 |
오는길에 하늘이 너무 예뻐서 기분 좋음. |
생선가게 할머니의 덤도받고 오는길에 하늘이 너무 예뻐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이번 추석은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분들도 많을것 같고, 요샌 명절음식 만들지 않고 가족끼리 맛있는거 만들어 먹는 집들도 많으니 가족들이 모였을때 먹으면 좋을만한 근사한 해산물 요리 레시피를 올려볼게요.
너무너무 쉬운데 보기에도 맛도 좋아서 만족스러운 요리입니다.
그럼 무지하게 쉬운데 뽀대나는 요리!!
자투리 채소를 몽땅 해치울 수 있는요리!!
가족들 모였을때 만들면 요리 되게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
재료에 양이 적혀있지 않지요?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도 양도 상관없는 요리라서 그래요. 집에있는 어떤 채소나 버섯을 넣어도 괜찮고요. 꼭 새우가 아니어도 흰살생선, 연어 또는 그냥 채소만으로도 맛있는 음식입니다.
1. 재료를 손질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세요. 개인적으로 연근, 감자, 샐러리는 꼭 들어가면 좋겠는데요. 연근의 아삭한 식감과 샐러리의 향이 정말 좋거든요.이때 주의할 점!! 감자는 잘 안익기 때문에 두껍게 썰어 넣으면 안돼요. 다른 재료보다 얇거나 작게 손질해주세요.
마르쉐에서 산 마리네이드 올리브. 와인안주로도 파스타로도 굿👍이다. 애정하는 아이템이다. |
2. 저는 올리브 마리네이드 제품이 있어서 그걸 사용했어요. 올리브와 통마늘 올리브유를 넣고 1번의 손질한 채소와 버무려 줍니다. 이때 소금 후추를 뿌려주세요. 사진처럼 모든 재료가 촉촉하다 싶을정도의 올리브유를 뿌려주시면 됩니다.
3. 깨끗이 씻은 새우와 해감한 바지락 2의 채소를 준비하고 마지막에 뿌려줄 쪽파나 파슬리도 잘게 썰어주세요(생략가능)
4. 종이호일을 준비해서 오븐용 팬 위에 한 장 깔아줍니다.
파피요트(Papillote)는 프랑스어로 바로 이 ‘요리용 기름종이’를 뜻해요. 종이에싸서 익히는 요리라 papillote 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따로 물을 넣지 않고도 종이가 채소와 해산물에서 나오는 수분과 향을 가둬서 촉촉하고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Tip!!
"저는 If you care 라는 종이호일을 사용해요. 종이는 나무를 베어 만드는 거라 안쓸 수 없다면 지속가능한 삼림관리 FSC 인증마크가 있는걸 사려고 합니다. 또 무표백 제품이라 안심할 수 있어요. 식재료를 싸서 뜨거운 오븐에 넣을건데 화학약품이 나오면 안되니까요. 다만 이 제품은 국내에서 팔지 않아 탄소배출을 해가며 사서 써야하나? 하는 의문은 있습니다."
6. 그 위에 새우와 바비락을 얹고 소금 후추를 뿌려줍니다. 레몬 한개를 반은 즙으로 짜서 뿌리고 반은 썰어 올립니다. (저는 얼려둔 레몬즙과 레몬청을 이용했어요.)
8. 공기가 새어나올 부분없이 사방 전체를 꼼꼼히 말아 감싸줍니다. 그리고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 25-35분 정도 구워주면 되는데요. 시간은 잘 안익는 채소나(감자등) 음식의 양에 따라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오븐은 직접적으로 음식에 열을 가하지 않고 뜨거운 공기로 익히는 방식이라 무쇠팬을 사용하면 훨씬 맛있는 요리가 되면서 조리시간도 단축됩니다. 세라믹 보다는 무쇠로 요리하시길 추천드려요. 그럼 보통 200도에 25분이면 충분해요.
9. 다 됐을때 종이 뚜껑을 살짝 열어 쪽파(또는 파슬리 같은 향채소)를 뿌리고 다시 닫아 테이블에 서빙합니다. 그럼 쪽파는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뜨거운 열기에 갇혀 향이 고루 밴답니다.
요 사진의 촉촉한 국물이 보이시나요? 야채와 해산물에서 나온 진짜배기 육수라 아주 맛있어요. 다 먹고 이 국물에 카펠리니(소면처럼 가느다란 면)삶아서 넣어먹으면 푸짐하고 근사한 한끼가 마무리 되지요.
국물에 그냥 넣을땐 ‘카펠리니나 스파게티니’ 같은 가느다란 면이 좋은데 혹시 없다면 집에있는 아무 파스타나 삶아서 쓰시면 돼요. 대신 그땐 이 국물에 넣고 간이 배도록 살짝 같이 익혀주세요.
종이 안에 다~~ 넣고 소금, 후추 간만 해서 오븐에 굽는 초간단 요리였어요.
이번 추석엔 고기대신 이런 해산물 요리 어떠세요? 환경에 해는 덜 주면서 푸짐하고 근사하게 기분 업up! 시켜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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