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또 다른 수확의 계절이다.
푸성귀와 과일이 많이 나온다.
마르쉐가 처음이라면 6-7월에 방문하길 추천할 정도로 지금은 알록달록 색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한 1년중 가장 예쁜 마르쉐를 볼 수 있다.
집에 채소가 잔뜩 있어서 꼭 필요한 몇가지를 사러 오픈시간전에 마르쉐에 도착했다.
오늘 마르쉐는 숲과나눔과 함께하는 공동 프로젝트라 평소와 다르게 친환경 행사부스가 많았다. 낭비를 줄이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아름답다.
날도 맑고 출점 품목도 다양했던 만큼 사람도 역대급으로 많았다.
너무 예쁜 모시 빗자루를 보았다. 사고 싶었지만 쓰지 않을것 같아 눈으로보고 사진만 찍었다.
갈 때마다 못샀던 그래도팜의 기토(기적의 토마토) 썬드라이 토마토 마리네이드 드디어 득템하고 !! (너 진짜 인기쟁이~)
여름에 나오는 각종 채소 페스토를 맛있게 해 줄 유기농 잣도 샀다.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인데 하얀잣은 잣을 한번 쪄서 말린것이란다. 껍질벗긴 기름진 잣이 산패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인가보다. 그런데 속껍질이 남은 황잣은 껍질만 벗긴거라 쌀로 따지면 현미와 같아 영양이나 맛이 더 좋다고 하셨다. 친절한 잣농부 할머님의 설명에 지식이 +1 되었다. 마르쉐는 누가 생산했는지를 분명히 아는것은 물론 이런 팁을 얻을 수 있는것도 참 좋다.
국산잣 가격이 사악해져서 내 페스토 제작비가 엄청 올랐지만 기후위기 탓이니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마르쉐 잣이 한살림보다는 저렴하다. (한살림 잣은 120g 에 24500원, 이건 200g에 30000원) 내가 첫 개시라며 잣송이 하나도 서비스로 주셨다.
잣송이를 열심히 까면 요런 예쁜 잣껍질이 나오고 이 단단한 껍질 안에 잣이 들어있다. 그러니까 잣은 잣나무의 씨앗인 것이다.
지방이 많아 산패하기 쉽지만 껍질채로는 상온에 1년도 보관이 가능하다.
자연의 포장은 완벽하다.
파파팜 밀마운트 자연방목 달걀 |
제로웨이스트가 환영받는건 마르쉐에 오면 좋은 또 다른 이유다. 손에 들고 있는 면가방은 어찌 보시고 장바구니 할인이라며 구운계란을 서비스로 주셨다. 지난번엔 루꼴라도 주셨는데 올때마다 감사하다.
자색양파 한 개, 오이 두 개, 낱개로 필요한것만 살 수 있는것도 마르쉐의 장점!!
마르쉐에서 산 앵두, 국산체리 |
이제 베리의 계절이니 다음엔 블루베리와 체리를 담을 통도 가져가야겠다. 곧 있으면 파파야도 나오는데 기대가 된다.(쏨땀 만들어 먹어야쥐)
오늘 날이 정말 더워서 농부님들 준비하고 판매하시는데 힘드셨을것 같다.
더 감사히 먹어야지.
대학로엔 오래된 떡볶이집이 있다고 해서
장보고 점심 먹으러 갔다.
학교 앞 떡볶이집을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가 정감있었다. 쫀득하고 부드러운 쌀떡에 혀에 착 감기는 MSG의 맛이 없는 자연스러운 맛이었다. 색만 보면 양념이 매울것 같지만 보통 매운맛의 떡볶이다.
날 더운데 오래 걷는다고 툴툴대던 곰은 떡볶이를 보자 태도가 달라졌다. 김밥이랑 어묵도 다 먹고 모자란듯, 1인분을 추가해 혼자 더 먹었다. 그러더니 담에 올땐 통 가져와서 포장도 해가잖다. ㅎ
곰이 너무 잘먹으니까 떡볶이도 많이 담아주시고 아주머니가 국물도 가져다 리필해주셨다.
어묵도 맛있었다.
방송에도 여러번 나온 노포답게 연예인 싸인도 많더니 꽃소년 시절의 H.O.T 사진도 있었다. ㅋㅋㅋ
이게 언제인가 싶었다.
커튼처럼 내린 헤어스타일에 앳된얼굴.
20년도 더 되어 보인다.
응답하라 1997 생각도 나고 나는 안좋아했지만(나는 조성모 팬ㅋㅋ) HOT 팬이었던 친구들도 기억났다.
유행따라 우후죽순 새로 생기는 가게들보다 이렇게 작고 소박한 음식을 팔아도 이야기가 있는 오래된 가게가 좋다.
작은 가게들이 오래 장사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되었으면 좋겠다. 작고 개성있는 여러가게가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삐까번쩍한 대형쇼핑몰이 잘되는 사회보다 건강하다.
나부터 대기업, 마트, 백화점, 큰 업체보다 작고 소박한 동네가게를 우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르쉐에서 동네 떡볶이로 이어진 재미나는 혜화나들이.
다품종 소량생산 유기농 농부님들의 마르쉐와 정직하게 장사하는 중소상인들의 작은 가게가 오래오래 지속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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