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에세이]마르쉐 성수낙낙




 



오늘은 꼭 사고 싶은게 있었다.


시장에선 팔지 않는, 농부마켓이라 가능한 작물들. 이 계절에 나는 덜여문 콩이나 솎은 채소같은거 말이다. 완두를 키웠던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여린 완두는 밭에서 따자마자 껍질째 생으로 먹을수도 있단다. 풋것의 향과 달큰한 그맛은 밭에서 바로 땄을때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나도 스프를 끓이거나 완두콩 우유를 만들때 껍질째 갈아 귀찮더라도 걸러 쓰는 것을 좋아한다.

완두콩 껍질의 달큰하고 폭신한 맛이좋다.

오늘 그 덜여문 완두가 시장에 나온단다.

‘ 그린빈처럼 껍질째 볶아먹고 생으로도 먹어봐야지! ‘ 기대가되었다.


성수연방엔 자주 갔었지만 성수낙낙에서 열리는 마르쉐는 처음이라 일찍가려고 알람도 맞춰놨다. 보통 마르쉐는 늦게가면 인기있는 작물은 사기 어렵다. 조금 늦어 11시 20분쯤 도착했더니 내가 사려던 스노우 피, 토마토 치아바타, 토마토절임은 벌써 다 팔리고 없었다. (담엔 11시 전에 가서 시작하자마자 구입해야지!!)


그래도 껍질 완두콩은 구했다 ㅎㅎ 내가 거의 마지막이었다.



농부님께 정말 밭에서 생으로 따 먹냐고 여쭤봤다. 생으로 밭에서 따먹는거 좋아한다고 하셨다. 한번 헹궈서 먹어보라고 완두콩 두개도 덤으로 주셨다. 집에와서 씻어 먹어보니 아삭하니 괜찮았다. 풋사과를 먹는 느낌이었다. 달큰하면서 전혀 질기지 않고 콩의 비린내도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식감이 참 좋았다. 샐러드로 사용해도 되겠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통을 가져가야 살 수 있는 조동지 가래떡

지난번에 하루만에 먹어치운 풀풀농장 조동지 가래떡도 사고,



루꼴라, 딜, 대파, 로메인도 사고, 지금먹을 세아유 토마토도 샀다. 토마토 정기배송을 시킬 것을… 2인가족인데 2주에 한번 배송되는 토마토 한박스는 너무 많은거 아니냐며 고민하다 놓쳐버렸다. 요즘 먹는걸 따져보니 2주가 아니라 이틀에 한박스를 먹고있다. 세아유 유기농 토마토는 정말 향이 진하고 달다. 인공호르몬도 화학처리도 하지않고 익을때까지 기다려서 따는게 비법이라고 했다. 욕심을 좀 줄이고 기다리면 되는데 인간이 그걸 못하는것 같다.


요즘 날씨를 보면 정말 앞으로 20년 30년 뒤가 너무 걱정된다. 먹을게 없어서 배불리 먹는게 소원이었다던 어르신들 이야기를 다 늙어서 내가 하고 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죽순도 사려고했는데 놓쳐서 아쉽다.

삶은 냉동죽순이랑 캔죽순 요리만 해봐서 꼭 써보고 싶었는데… 현금이 없어서 돈 찾으러 간 사이에 다 팔렸다. 정말 5분도 안 걸린것 같은데… ㅠㅠ


제로웨이스트 장보기 떼샷

오늘은 예쁜 보리수 열매랑 완두콩 두가지를 득템한걸로 만족해야겠다. 싱싱할때 얼른 스프도 끓이고 샐러드랑 볶음이랑 완두콩 밥도 해먹어야지.


장봐온걸로 저녁을 근사하게 차려먹으려고 했는데 둘 다 오후에 잠들어서 저녁시간을 넘겨 깼다.

결국 식재료를 잔뜩 놔두고 라면 먹은건 안비밀

비건 떡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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