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에세이]오늘일기와 강제성




 

오늘의 하늘

학창시절 숙제로 썼던것 말고 일기를 써본 기억이 없다.


어쩌다 블로그 챌린지 때문에 일기를 쓰다보니 좋은점이 많은것 같다.


그날이 그날이라고 생각했던 일상에도 매일 다르고 기록할만한 일들이 있었다. 그 지점을 세심히 관찰하고 내 느낌을 정리하는것이 삶의 또 다른 활력이 되기도 했다. 나중에 ‘이땐 뭘했지?’ 하며 다시 들춰보거나 ‘아~ 그런일도 있었지!’ 하며 추억할 수도 있을것 같았다.


블로그 챌린지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매일을 기록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챌린지가 끝나자마자 땡! 귀찮으니 그냥 자게되었다.(어제 곧바로 땡땡이)


강제성 이라는건 그래서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책, 이게 뭐라고> 에서 대안학교 학생들이 언어도 잘하고 글쓰기도 잘하고 사회과 과목도 잘하는데 수학과학을 잘 못한다고, 수학 과학은 진득하게 강제로 좀 끌어주고 밀어주고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 나왔다.


그걸 읽으니 내 학창시절 생각이 났다.


나도 수학 참 못했다. 아니 싫어했다.

사칙연산 할 줄 아는데 그 이상이 왜 필요하냐고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계속 물었다.


내신도 준비해야하고 수능도 봐야하니 어쩔 수 없이 맘잡고 공부했는데 그때 수학의 즐거움을 조금 느꼈다. 정답이 있는 학문의 명료성이란…

수학은 이렇게해도 저렇게 해도 그 논리적 추리과정이 맞으면 결국 정답에 도달한다.

예를들어 1.3.5.7…. 의 순서로 늘어나는 수열에서 100번째 숫자를 찾는법은 규칙성을 발견해서 2n-1 의 일반항을 만들어 n에다 100을 대입할 수도 있지만 그냥 백개가 될 때까지1.3.5.7.9 .11.13… 다 써도 된다.

수학시험에서는 전자가 높은 점수를 받을지 몰라도 실수하지 않는다면 후자도 정답에 도달할 수 있다.


정답이 있다는건 얼마나 기쁜일인가?

세상엔 정답이 있는 일보다 없는일이 훨씬 많고 누가 답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 일들도 끊임없이 생긴다.


그때마다 나의 답을 찾으려고 애쓰고 고심하는일에 수학과 과학을 억지로라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뭔가를 끙끙거리며 생각해내려고 고생했던, 앞뒤 규칙을 따지고 논리적 맥락을 살펴보던 경험은 결국 정답을 맞췄거나 틀린것과 상관없이 어떤 근육을 단련시킨다.


너무너무 고민하다가 결국 답을 구하지 못하고 잠들었는데 꿈에서 생각이 난적도 있다.

그렇게 공부했다고해서 수학을 좋아하게 된건 전혀 아니지만(과학은 좋아함ㅎㅎ) 내가 생각할때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수학 과학을 교육해야하는 필요성은 실용성이라기보다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답을 찾으려고 고심하고 헤매는 과정!


그 과정이 결코 즐겁거나 재미있지 않아서(수학을 제일 좋아하는 내 베프 같은애들 몇 명 빼고) 강제성이 어느정도 들어가야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보니 옆길로 샌 것 같다.

그래서 내 결론은 블로그 챌린지는 끝났지만 일기는 계속 쓰고 싶다는 것. 그리고 강제성이 사라졌으니 무엇으로 나를 붙들어 놓을지… 고민해봐야겠다.



매일 그날 벌어진 일에대해 생각과 마음을 글로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건 여러모로 좋은일이다.


남산까지 보이는 공기질

한강의 윤슬

예쁜 가로수 길

6월의 장미

넌 이름이 뭐니?


Reactions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