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베지레시피]어우러짐의 미학 탕평채 만들기(ovo)




 



광복절 연휴인데 코로나 4단계라 마땅히 갈 데도 없고 ㅠㅠ 집에있는 시간이 많을때는 맛있는거 해먹는게 제일 행복한것 같아요. (저만 그런거 아니죠?)


탕평채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손님이 오거나 무슨 날일때 말고는 잘 안만드는데 제가 먹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파파팜&밀마운트 오늘의 채소박스에 온 예쁜 피망을 보니 탕평채가 생각나지 뭐예요. 마침 청포묵도 사다놓은것이 있으니 연휴특별요리로 만들어 먹었어요.


탕평채는 영조가 탕평책을 만들때 올렸던 요리라고 알려져있지요? 당파싸움 좀 그만하고 이 요리속 재료처럼 어울렁 더울렁 살아보자는 의미라던데 저는 기후위기시대, 인간중심의 사고는 그만두고 모든 생명체들이 어울렁 더울렁 사는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만들어 놓고보니 색도 모양도 맛도 참 잘 어우러진 음식이더라고요. 손은 좀 가지만 너무 맛있는 탕평채 만들어볼게요.


재료: 청포묵 한 팩(420g), 초록피망2개, 빨간피망1개, 계란2개, 김가루, 숙주100g, 불린 표고버섯 한 컵, 간장, 설탕,식초, 참기름, 소금, 후추, 깨소금, 식용유



1. 건표고버섯을 하루 전~ 반나절 전 쯤 물에 불려준비해주세요. 생표고버섯을 써도 좋아요.



2. 피망은 양쪽을 잘라내고 안쪽의 씨부분을 발라낸 뒤 곱게 채 썰어주세요. 숙주는 원래 거두절미해야하지만 그러면 음식물쓰레기가 생기니 그냥 씻어서 준비해주세요.



3. 청포묵도 얇게 썰어야 나중에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아요. 포 뜨듯이 칼을 옆으로 넣어 묵 한 팩을 4-5장 정도의 얇은 판으로 만들어 준 뒤 6mm두께로 채 썰어주세요.



4. 표고도 최대한 얇게 썰어서(한컵 기준)간장2작은술, 설탕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추 약간을 넣어 밑간해줍니다.



5. 지단 부칠 계란 두 개도 풀어서 소금 한꼬집 넣어 준비하면 모든 재료손질 끝!!


6. 물을 끓여서 숙주먼저 넣어 데친 뒤 그 물에 청포묵을 넣고 투명해질때까지 살짝 데쳐주세요.

데친 청포묵은 찬물에 한번 헹궈서 식혀줍니다.

(숙주와 청포묵은 식혀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해 둡니다)



7. 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뜨껍게 달궈지기 전에 약불에 피망을 볶아주세요. 팬이 달궈지면 피망이 타고 색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꼭 약불에 볶아야 색이 예뻐요. 이때 소금을 넣어 간을 합니다. 빨간 피망도 같은 방법으로 볶아주세요.

볶아진 피망은 그릇에 넓게 펴서 식혀줍니다.



8. 피망을 볶은 팬에 표고버섯을 넣고 볶다가 물을 한큰술 넣어 볶아주세요. 기름을 넣는것보다 촉촉하고 보드랍게 볶아집니다.



9. 계란 지단도 얇게 부쳐서 한김 식힌 뒤 채썰어 준비해주세요.



10. 볼에 간장 1큰술, 식초 1/2큰술, 설탕1/2큰술을 넣어 잘 섞어주세요. 준비해둔 채소재료를 먼저 넣고 고루 섞은 뒤 밑간해 둔 청포묵을 넣고 손으로 살살 버무려주세요.



11. 그릇에 옮겨담고 김가루, 깨소금, 9의 지단을 올리면 완성!!



맛있겠죠? 색의 어울림도 너무 곱지 않나요?

계란을 올리지 않으면 비건 탕평채로 먹을 수 있어요.

먹을때는 모두모두 골고루 섞어 드세요.



아~~~~~


청포묵은 야들야들하고 숙주와 피망은 아삭한데다 버섯과 김가루, 계란의 조화도 아주 훌륭해요.


많이 먹어도 살찔 걱정없는 탕평채!




감자전이랑 같이 만들어 휴일저녁 막걸리 안주로 먹었더니 참 행복했어요 ㅎㅎㅎ


오랜만에 먹었더니 더 맛있는것 같아요.

혼자 다 먹고 싶었는데 너무 잘먹는 울 곰~^^



감자전 슬쩍 밀어주고 탕평채 그릇 당겨서 마지막 한젓가락은 사수했다죠 ㅋㅋㅋ


만들기 쉽지는 않지만 먹고 싶을때 만들어 먹자구요. 손님이 오지 않아도, 생일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우리는 소중하니까요.


요리를 해서 먹는 과정은 끼니를 해결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어요. 무엇을 먹을까 정하고 준비하고 만들고 맛을 느끼면서 내 삶에 책임지고 산다는 느낌도 들고요.


살아 있음으로 영감이 떠오르고 손을 움직여 다듬고 익혀 맛을 보는 기쁨을 어디에 비길 수 있을까
호원숙 <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중에서


물론 매 끼니 음식을 차려 먹는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배달음식과 포장음식, 밖에 음식에서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이 분명히 있어요.




하루에 나오는 포장음식 쓰레기만 830만개라고 해요. 한끼 편하게 먹자고 500년 동안 안썩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계속 만드는건 너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까요?



#배달어택 시민 서명

배달의 민족의 연 매출이 1조 995억원이라고 합니다. 전년 대비 약 100%가 늘었고 고속 성장 중이라고 합니다. 네. 쓰레기는 그 이상 늘었습니다. 통계청 음식 서비스 거래액으로 환산한 결과, 배달음식이 매일 270만 건 주문되면서 일회용 배달용기는 매일 최소 830만 개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다(2020.8월기준). 쓰레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 배달 주문시<일회용 수저 안받기> 를 선택하는 기능만으로 배달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이 일회용 수저 안받기를 선택할 수 있듯이 일회용 배달용기 안받기...

docs.google.com

<배달어택 서명에도 참여해주세요!!>


집에서 만드는 건강한 요리를 조금 더 좋아하고, 내가 만든 음식, 우리 가족이 만든 음식을 더 좋아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Reactions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