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동안 모은 재활용 쓰레기.
저녁도 잔뜩 먹었고 귀찮으니 분리배출은 다음수거일에 하자고 했더니 곰이 안된단다. 더 이상 담을 곳이 없다고 넘쳐 흐르니까 얼른 버려야 한다고 성화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플라스틱도 비닐도 하나 가득. 위에 더 올리면 흘러내릴정도였다.
이번 분리배출도 쓰레기 양이 많다. 만약 치워지지 않아 집안에 이대로 쌓여간다고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단 한번의 배달도, 포장도 하지 않았다.
그 흔한 밀키트 한번 사지 않았다. 그럼에도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어마어마하다.
식생활을 기록하는 앱을 사용하니 우리집 식단은 버섯섭취가 부족하단다. 플라스틱에 들어있는게 싫어서 잘 안사게 되는데다 마르쉐나 농부시장에도 버섯을 그냥 파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못(?)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버섯을 좀 많이 사먹었다. 덕분에 플라스틱 패키지도 평소보다 잔뜩 나왔다. 유리병에 들어있는 요거트가 비싸서 마트 유기농 요거트를 샀더니 재활용도 되지 않는 other 패키지다.
파리바게트 만주 안에 들어있는 이유를 모르겠는 플라스틱 |
거기에 쓰잘데 없이 제품보호를 명목으로 들어있는 또띠아, 김, 초콜렛 등의 트레이도 거들었다.
화가난다.
지구는 지금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넘어갈 상황이 아닌데 노력해도 줄지않는 쓰레기에 화가나고, 이 와중에 포장을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기업에도 화가나고, 인식없이 편리만 좇는 사람들에게도 화가난다.
이미 심각한 단계인 기후위기 |
플라스틱은 단지 쓰레기 문제만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1kg을 사용하면 탄소배출이 6kg이나 된단다. 그 안에 상품이 들어 이송되며 발생하는 건 제외한 수치다.
명절선물을 받았는데 내용물보다 포장쓰레기가 훨~~ 씬 많다. 마음은 고맙지만 반갑지가 않았다. 아이스팩은 말려서 모아놓고 스티로폼은 내놓으며 죄책감이 들었다. 정리하는 와중에도 계속 스티로폼 알갱이가 떨어졌다. 지금도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던데…강이 바다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죽처럼 되면 그때도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을까?
환경문제 해결이 어려운건 뭐 하나만 당겨도 사회, 경제, 외교등의 다른 모든것들이 끌려나오듯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란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욕심을 줄이고 이웃을 배려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용기가 있어야 해결가능하다.
인간이 그럴 수 있을까?
당장 내 눈앞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
그래도 넋놓고 있지는 않겠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댓돌에 낙수물이라도 행동하는 비관주의자, 실천하는 회의주의자가 되겠다.
이번 명절엔 또 얼마나 큰 쓰레기 산을 만들어 낼지 그 산에 하나 보탠 인간으로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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