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도 저는 명절선물 받은 다른 재료를 냉동실에 넣다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보리굴비를 발견했어요. (돌덩인줄)
이래서 냉장고는 항상 헐렁하게 관리해야하는건데 조금만 신경을 못써도 냉동실에 뭐가 꽉꽉 들어차는 미스테리….
이번 기회에 장볼때부터 더욱 신경을 쓰리라 다짐해봅니다.
요즘엔 렌지에 돌려도 된다거나 해동만 시켜 구우면 되는 보리굴비도 있던데 제가 먹은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든 거예요. 말린 굴비를 보리겨에 1년 이상 숙성시켰기 때문에 딱딱하고 그냥 찌거나 굽거나 할 수 없는 굴비지요.
전통방식으로 만든 보리굴비는 먹을땐 너무 맛있지만 손질부터 뒷처리까지가 번거롭고 또 잘못하면 온 집안에 감당할 수 없는 냄새가 밸 수 있어요. (쉽지 않은 너님…)
그런데 이렇게 찌면 냄새 하나도 안나요.
비싼 한정식 코스에서나 만날 수 있는 보리굴비를
집에서 먹을 수 있지요.
같이 한 번 살펴볼게요.
재료: 보리굴비 2마리, 쌀뜨물, 대파 1줄기, 생강 2개, 청주, 녹차물, 고추장, 참기름.
1. 쌀뜨물을 준비해 주세요. 유기농 쌀의 경우엔 상관없지만 일반쌀은 꼭 첫물을 버리고 준비해주세요.
보리굴비 before/ after |
3. 냄비에 물을 담고 청주를(소주컵으로 한 컵)넣어주세요. 찜기엔 대파와 생강을 적당한 크기로 슬라이스해서 바닥에 깔아줍니다.
*** 이 부분이 중요한 작업이에요. 향신채소와 청주가 비린냄새를 없애주고 맛도 좋게 해줘요. 바닥에 골고루 깔고 혹시 남으면 굴비 위에 덮어줘도 좋아요.
4. 각종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비늘을 칼로 긁어낸 뒤 내장을 제거해주세요. 굴비를 통으로 찌면 이 내장에서 비린내가 가장 많이나요. 내장안의 속껍질까지 깨끗이 제거하고 대파와 생강으로 속을 채워주세요.
5. 손질한 보리굴비를 향신채소 위에 올려줍니다. 보리굴비가 샤워될 정도로 청주를 쪼로록 뿌려주세요. 이제 뚜껑을 닫고 센불에서 끓입니다.
보리굴비 before/ after |
굴비 살은 뜨거울때 발라야 잘 발라지고요. 먹는건 한 김 식었을때 먹어야 맛있어요.그러면 살만 발라내어 그릇에 담아주세요.
놀라운 맛!!!!!
장식으로 올린 레몬도 버리지 말고 굴비 살에 즙을 짜서 먹으면 더 맛있어요.
임금님 수랏상에 오를 정도로 보리굴비는 귀한 음식이었다고하죠? 우리는 매 끼니 고기나 생선이 상에 오르는데 그건 영양학적으로도 환경을 위해서도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일이 아니잖아요.
평소엔 채소위주로 먹다가
‘임금님만 드시던 걸 나도 먹을 수 있구나.. ‘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가~ 끔 한번씩 별식으로 먹어요.
그러면서 아낌없이 내주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잊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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