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페스코레시피]가을제철 새우탕




 


가을이긴 가을인가봐요.


셀러리 사러 갔다가 ‘대한민국 수산대전’ 국산 생새우 할인하는걸 발견하고 덥석 집어왔어요.


요즘 아침 저녁으론 쌀쌀한데 한낮엔 여름처럼 더워서 일교차가 크지요? 어릴때부터 기관지가 약하고 비염도 있는 저는 아주 괴로운 때라지요.


새우탕은 그런 저에게 추억의 음식이에요.

엄마밥 먹기 힘들었던 대학원 시절에 몸이 안좋거나 감기에 걸렸거나 지금처럼 환절기라 목도 코도간질간질 안좋으면 학교앞에서 꼭 사먹었던 메뉴지요.


그 가게는 교수님들 회의 잡아드릴때 주로 가던 참치회집 이었는데 학생들은 거의 없었어요.

메뉴도 참치회고 가격도 비싸서 부담스럽잖아요? 새우탕은 사이드 메뉴로 메뉴판 구석에 있던 것이었어요.(다른 하나는 생대구탕 ㅎㅎ) 그 가게에서 가장 저렴한 음식이었죠.


또 다른 조교 친구랑 같이가서 뜨끈하게 한사발 먹고 나오면 몸도 따뜻해지면서 다시 올라가 공부할 힘도 생기고 그랬었죠.


작은 뚝배기에 야채 몇 조각과 새우 서너마리가 보글보글 끓어 나오면 달달한 새우살과 얼큰한 국물이 위로가 되는 한그릇 이었는데….


오랜만에 새우탕을 끓이고 있으니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때보다 질도 좋고 양도 많은 새우탕이었지만 그때 느꼈던 느낌은 흉내낼 수 없는것 같아요.


가을제철 생새우라 별 다른 양념도 필요없고 누가 끓여도 맛있는 새우탕!


시작해볼게요.


재료: 국내산 생새우 16마리, 양파1/2개, 애호박 1/2개, 콩나물 한줌, 무 한토막, 팽이버섯, 다시마육수(800ml), 쪽파(또는 미나리), 다진마늘, 소금, 한식간장, 고추가루, 청양고추.


1. 야채와 버섯을 먹기에 적당한 크기로 손질하고 새우는 수염을 자르고 먹기좋게 몸통의 껍질을 벗겨 준비합니다.

2. 다시마 육수와 무를 먼저 넣고 끓여주세요.


3. 육수가 끓으면 호박, 양파를 넣어 끓여줍니다.


4. 다시 끓어오르면 새우를 넣고 다진마늘 1/2큰술, 한식간장1큰술, 고추가루 2큰술을 넣고 끓여주세요.

***새우는 금방 익기 때문에 오래 끓이지 않아요. 청주 한큰술을 넣어 줘도 좋습니다.


5.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춰주세요. 콩나물, 쪽파(또는 미나리), 팽이버섯을 넣어줍니다.



*** 새우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맛있는 국물을 만들기 때문에 양념이나 부재료를 많이 넣을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더 복잡한 맛이나죠. 여기에 기호에 따라 바지락 몇 개 또는 오만둥이 조금을 넣는 정도로만 만들어주세요. 이대로도 맛있어요.6. 한소큼 더 끓어오르면 완성!!





냉장고 재료로 겉절이 만들고 밑반찬만 조금 올려먹었어요.


시원하고 달큰한 국물이 너무 맛있더라고요.

청양고추를 두 개 넣었더니 매콤해서 답답했던 목을 씻어내는 느낌이었어요. 캡사이신이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잖아요?


아주 맛있게 감사히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제철’ 이라는 단어는 과일이나 채소 뿐만 아니라 해산물에도 씁니다. 자연의 순환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육지의 생명과 바다의 생명도 조화를 이루고요.


곡식이나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에 해산물이 풍부해지는건 어머니 자연의 섭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인간은 더 많이 더 싸게 먹고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를 야기했어요. 탐욕이 세계를, 자연의 조화를 망치고 만거죠.


저는 육식이냐 채식이냐를 따지기 전에 욕심을 버리고 조화를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연스럽고 잔인한 공장식 축산과 파괴적인 양식업, 남획을 보이콧 하기 위해 채식을 하지요.



우리는 무엇을 먹고 먹지 않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골고루 잘먹는것과 아무거나 막먹는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잖아요.


새우탕을 끓일때도

맹그로브 나무 숲을 파괴하는 양식 동남아 새우는 소비하지 말고!!!!!

제철 자연산,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잡은것으로 감사히 조금만 먹으면 어떨까요?


육식이든 채식이든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취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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