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베지레시피]노각들깨탕(vegan)






같은 재료도 계절에 따라 다른 조리법을 썼던 선조들의 지혜는 알면 알수록 감탄스러워요.




노각은 늙은 오이를 말하는데요.


말 그대로 오이를 따지않고 오래둬서 오이가 늙으면 크기는 두 세배로 커지고 껍질은 누렇게 변하면서 쩍쩍갈라진 거친 피부가 되는거죠.


여름이 제철인 음식이지만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밭에선 쭉 열린다고 해요. 더운 여름엔 오이의 찬 성질을 그대로 이용해 무침이나 장아찌 등으로 활용하고 요즘처럼 날이 서늘해지는 가을철엔 된장국에 넣거나 탕으로 끓여먹었다죠.


노각 들깨탕 드셔보셨나요?

보드라운 노각살과 구수한 들깨국물이 정말 맛있는 음식이에요. 육수를 우렸던 다시마를 썰어 얹으면 식재료 낭비없이 모두 먹을 수 있는데다 식감도 좋아져요. 그야말로 제로웨이스트!!


풀풀농장 꾸러미에 노각이 두 개 들어있더라고요. 하나는 들깨탕 끓이고 하나는 무쳐서 반찬해야지 생각하고 노각 한개로 끓였더니 곰이 너무 맛있다며 앵콜 요청을 해서 두 번 끓인 노각탕!!(이럴 줄 알았으면 한번에 두 개 끓일것을…)


채소요리가 이렇게 맛있으면 진짜 너무 신나요!!


무로 끓인것이나 토란으로 끓인것보다도 맛있어요. 만들기도 어렵지 않으니 꼭!!!!! 끓여보시라고 강추합니다.


 

재료: 노각1개, 굵은 소금, 들기름, 들깨가루, 채수(다시마 우린물), 파, 마늘, 한식간장.


1. 노각은 껍질을 벗기고 씨부분을 파내서 준비합니다.


2. 노각은 5mm 정도의 두깨로 썰어 굵은소금 1작은술을 넣고 약 10~15분간 절여줍니다. 두번째 사진처럼 촉촉하게 물이 나오고 오이 부피가 좀 줄어들면 물기를 꽉 짜주세요.


3. 다시마, 파뿌리, 무, 양파껍질 등을 넣은 채수(또는 멸치육수)를 진하게 끓이고 육수에 들어있던 다시마는 건집니다. 다시마를 가늘게 잘라주세요. 대파도 한줄기 썰어둡니다.


4. 달궈진 냄비에 들기름을 한바퀴 휘리릭 붓고 절인 노각을 넣어 볶아주세요.


5. 마늘1/2큰술을 넣어 같이 볶습니다. (오래볶을 필요 없어요)



6. 채수를 넣고 끓여주세요. 부족한 간은 한식간장으로 맞춥니다.

*** 이미 소금에 절여진 노각이라 꼭 먼저 간을 보고 부족하면 넣어주세요. 짤 수 있어요.


7. 마지막으로 들깨가루 3큰술, 썰어놓은 다시마와 대파를 넣고 한소큼 더 끓으면 완성!!



오이를 끓여먹으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가시나요?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보드라워져요.



무국보다 더욱 부드러운 식감이라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음식이에요.



이렇게 먹으면 노각 10개 있어도 금방 해치우겠다 싶다지요.한 입 먹으면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는지…




두사발씩 후루룩 먹고 앵콜로 또 끓여먹은 노각들깨탕. 곰은 도시락으로도 싸달라고 하더니 회사에서도 너무 맛있다고 문자왔어요.



우리곰 원래 육식주의자였던거 아시죠?

웬만해서는 채소음식에 극찬을 날리지 않습니다. (그냥 먹기는 다 먹음)


갑자기 추워진 요즘, 건강하고 보드라운 노각들깨탕 끓여보세요.


완전 엄청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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