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여름의 농부는 부지런해야... (22. 6. 12.)




 



토요일에(6.11) 텃밭에서 아이들과 꿈자람 수업이 있었다.

두루두루 내 텃밭도 돌봐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림없는 일이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준비부터 뒷정리까지 할 일이 잔뜩이라 제대로 들여다 볼 새도 없었다.


그 사이 폭풍성장한 청경채와 딜 그리고 갓, 상추, 민트와 바질을 도시농부 멤버들이 함께하는 장터에 내보내는 일만 겨우 했다.


아직 조금 이르지만 감자를 캐기로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하고 나중에 삶은 감자도 잘 먹어서 보람있었다.


여튼 그 바람에 다시 가게 된 텃밭!!



잎을 너무 늦게 잘라주는 바람에 감자 상태가 안좋아졌나? 싶었는데 감자는 수활 할 때가 되면 잎이 누렇게 변한다고 한다. 잎이 누렇게 되고 줄기가 누우면 수확할 시기라고 했다. 땅 속에 저장기능도 있고 그렇게 급하게 캐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나는 하지 근처인 다음주에 캐야겠다.

감자를 수확하기 전에는 물을 말리는 거라고 해서 (사실 가뭄이라 충분히 마르고 또 너무 땡볕이라 물을주면 타버릴 시간이라…) 물을 주지 않고 왔다.


그 사이 조선오이는 폭풍성장! 잎이 엄청 커져있었다. 그런데 오이 지주대를 잘못해줬는지 그물을 타고 올라가는게 아니라 바닥으로 기고 있길래 오이 그물망을 재정비해줬다. 이제 사방을 빙 둘러 줄을 매고 오이를 그 줄위에 걸쳐줬다. 다음에 가면 잘 잡고 올라가길 바란다.


조선오이 친구들은 꽃도 아직이고 오이도 나오지 않았는데 잎도 키도 엄청 크다. 오이는 처음이라 오이도 곁순지르기를 해줘야 하는건지…잎을 따줘야 하는건지.. 뭘 해줘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 이제 이번주부터는 덜 바빠질테니 텃밭책도 좀 읽고 정보도 찾아봐서 다음주에 해줘야지.



지난주에 4개나 달렸던 일본오이는 그 사이에 쑥 ~ 커졌다. 이제 피클오이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가 되어서 제법 오이스럽다. 또 꽃이피고 작은 오이가 달려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모리님이 이 오이 맛있다고 가물어서 맛이 더 진하다고 하시던데 나도 먹어보고싶다. 잘 자라주렴. 예쁜 오이야😍




씨앗이 오래돼서 안나올 줄 알았던 쑥갓도 쑥 올라와서 오늘 처음으로 수확을 했다. 2가닥 ㅎㅎ


그리고 갓 옆에 심었던 청로메인이랑 참나물도 올라왔다. 씨앗일때 촉촉해야 싹이 트는데 가뭄이라 너무 건조해서 이제야 올라올 수 있었나보다.

냉동보관됐던 씨앗들, 몇년이 지났다던 씨앗들이 모두 발아해서 기쁘다.


내가 사랑하는 완두콩😍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완두콩은 일주일 사이 통통해지고 더 많이 주렁주렁 열렸다. 아직 덜 익어서 딱 한알만 수확하고 같이 텃밭하는 아람님께 무포장으로 1kg 사왔다 ㅋ


완두콩이 1kg이나 있지만 내 완두콩 맛이 궁금하니 콩나물 삶는김에 같이 삶아 먹어보았다. 정말 작은 5알이 들어있었는데 꿀맛!! 단맛이 좋아서 옥수수 느낌이었다. ㅎㅎ 사랑해요 완두콩!!


짚을 덮으면 가려질 정도로 여리여리한 한 줄기를 심은게 맞나 싶게 모두 다 잘 성장한 바질들 …

모종 두 팟 샀는데 집이며 텃밭에 바질이 가득해졌다. 꽃대가 올라오길래 잘라주었다.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튼튼하게 자라고 있는 가지와 왜 자꾸 옆으로가고 줄기와 잎만 커지는건지…

뭘 해줘야 할 지 잘 모르겠는 토마토도 우선은

무사하다. 토마토 곁순도 열심히 따줬는데 뭐가 문제일까?


먼저 심은 딜은 벌써 꽃도 피었다. 딜꽃은 마르쉐에서 접해보았는데 꽃도 딜 맛이난다 ㅎㅎ 노랑노랑 은근 예뻐서 플레이팅의 장식으로도 꽃꽃이로도 훌륭하다. 새로 자라고 있는 딜은 나도 먹고, 이웃들이랑 나눔도 해서 맛보고, 좋은 경험을 했다. 사랑스런 허브다.

공심채는 왜 갈 때마다 똑같은건지 … 언제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수확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자라주고 있어서 예쁘다 ㅎㅎ 아무래도 가뭄이라 힘든가보다.


그린빈도 한주사이 쑥~~ 자라서 너무 신기하다. 우리텃밭에서 잘 자라는 작물은 콩인것 같다.

콩은 척박한 환경에서 잘 큰다던데.. 내 땅이 척박한가?


우리집 화분에 심은 그린빈에도 꽃이 피었는데 그 자리에서 너무너무 가느다랗고 조그만 그린빈이 나오는 모습을 관찰했다. 사진의 내 손은 새끼손톱 ㅎㅎ 얼마나 귀여운 사이즈인지 가늠이 되실런지? 😍



참외는 아직 안달렸지만 점점 옆으로 세력을 넓히는 중인 사과참외! 새잎을 계속 내는 중인 딸기(사진 못찍음)



자꾸 꽃대를 올려서 꺾어주고 있는 상추(엄청 무성한 아이들은 완두콩 ㅎㅎㅎ)



감자농사가 실패한 자리에 심는 바람에 완두콩의 지지대처럼 붙잡히고 있지만 그래도 잘 자라주는 고추(여러개 달렸다)


채종하려고 키우는 중인 뿔시금치에 예쁜 무당벌레, 그리고 참외 잎에 뭔지 모르겠는 애벌레(익충인지 해충인지 몰라서 그냥 둠) 도 만났다.



또, 내 텃밭의 메리골드와 같은 태생이지만(세월호 행사 꽃ㅎㅎ) 실내에서 적응하느라 힘겨워하는 사무실의 메리골드를 텃밭에 옮겨주었다.

지금 상태가 많이 안좋지만 살아날 수 있기를… 🙏.


여름의 텃밭은 일~ 찍 나서야 한다. 9시만 넘어도 벌써 머리가 뜨겁다. 뜨거울때 수확한 작물은 열기 때문인지 뽑자마자 시들어버린다(물에 담그면 다시 살아나긴 한다. )

지주대 정비하고, 작물들 돌보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금세 덥고 힘들어서 조금 더 있었으면 더위먹을뻔했다 ㅎㅎㅎㅎ


오늘의 텃밭 수확물!


다음주엔 일찍부터 와서 둘러보고 평상에서 쉬다 가야겠다. 여름의 농부는 부지런해야한다.




덧,

오이그물을 참고하려고 갔다가 보게된 아람님 텃밭의 튼실한 호박!! 나도 이렇게 위로 올려서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다음엔 호박도 단호박도 도전!!!


튼튼한 지주대도 호박도 참 예쁘다.


그리고 오늘자 퇴비화 상황


커피박이 이상적인 퇴비화 비율이라길래 집에 남아도는 커피박에 음식물을 넣었는데 한참만에 열어보니 이렇게 변했다.


참외껍질, 열무잎사귀,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도 넣었는데 어떻게 다 사라진건지.. 😍😍

퇴비화 배울때 강사님이 약 15일 정도 모아서 한통을 만들어두면 퇴비화 되는데 약 한달 반 정도 걸린다더니 너무너무 신기했다.


아직 참외껍질 같은것이 조금 남아있고, 충분히 부숙된 것이 아니라 더 놔둬야겠지만 이렇게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영양이 가득해지는걸 그동안 쓰레기라며 에너지들이고 물쓰고 오염시키며 버린 우리 생활을 돌아보게됐다.


그동안 우린 얼마나 자연에서, 순환에서, 생태에서 멀어진 것일까?


퇴비화를 더 잘 시킬 수 있게 자연에 가까운 마당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Reactions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