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수확의 6월 (22.6.18.)






보통 수확의 계절! 이라고 하면 가을 추수때를 떠올리지만 그때는 쌀 같은 곡물을 수확하는때고


텃밭의 수확철은 6월이다.



그러나 딱 한번 텃밭경험이 있는 왕초보 텃밭러는 하필 40일 이상 장마가 계속됐던 해애 텃밭을 하느라 제대로 수확한 경험이 없다.


올해의 6월은, 그리고 수확은 그래서 너무너무 기쁘고 모든게 다 신기하다.


(감자)

감자는 비가오면 맛이 없고 보관성도 떨어진다길래 지난 화요일(14일) 감자를 캐왔다. 감자는 가뭄에 작황이 안좋은 대표작물이라던데 그래서인지 내가 잘 못해서인지 아주 작은 감자가 조금밖에 안달렸지만 자라주어 고마웠다.


땅 위에 보이는 작물은 열매가 커지는것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지만 땅을 파면 하나씩 나오는 감자는 너무너무 신기하고 캐는것도 재미있었다.

내가 심은 감자 반쪽에서 잎을내고 그게 그대로 달려 있는것도 신기하고 살살 파면 모습을 드러내는 감자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ㅎㅎ 아직 잎이 파란 한 주는 놔두고 감자 4주를 파서 한살림 복숭아 박스로 한 상자를 수확했다.


안그래도 내가 캔 감자라 예쁜데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분이 폭폭나는 맛있는 감자^^ 코딱지 만큼이지만 친구랑 엄마랑 세 집이 나눴다 ㅎㅎ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 ㅋㅋㅋ)



그리고 오늘, 밭에 도착하자마자 커진 잎을 자랑하는 우리 오이친구들 ㅎㅎ



감자를 캤을때는 분명 손가락 만했는데 5일만에 이렇게 커져서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이번주에 비가 흠~ 뻑 와 주어서 쑥~ 자랐나보다. 얼마나 예쁘던지… ^^

오이 수확

생애 첫 오이 수확의 현장


생애 처음으로 오이를 수확하는데 너무너무 기쁘고 갬동적이었다. 오이는 줄기도 잎도 털이 억세고 가시가 있어서 맨손으로 만지는것이 좀 따가웠지만 오이를 따고있으니 다 좋았다. ^^

4개나 수확!!!



내가 매어준 줄을 잡고 올라가는것도, 너무너무 귀여운 오이가 또 달린것도 신기하다.



예쁜 오이친구들 ㅎㅎㅎ



청경채랑 쑷갓, 상추도 뜯고,



고추 두 개랑 그린빈 6줄도 땄다.



토마토는 잎만 무성해지고 있길래 가지를 많이 자르고 한줄로 자랄 수 있게 묶어두었다. 두 주를 심었는데 한 주에는 토마토가 꽤 많이 달렸다. 다음주엔 수확할 수 있으려나? 잎만 계속 커지던 가지도 드디어 꽃이 피었다. 이제 가지도 열리려나보다.



노지 딸기의 제철은 6월 이라던데 아직 어린 내 딸기는 새로 잎을 계속 올리고 있지만 아직 꽃이 피지 않아 딸기는 한개도 안 열렸다. 토종 상추는 키가 자꾸 커져서 상추꽃이 피려고 한다. 이제 그만 먹고 상추씨를 받아야겠다. 예쁜 딜꽃도 감상한 뒤에 씨를 받아둬야지.


우리텃밭에서 가장 잘 크고 있는 작물!!

내가 사랑하는 완두콩은 그 사이 통통해져서 수확할게 많아졌다.

완두콩 수확


다른 작물은 몇줄기, 몇 알, 내가 키웠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소소하고 귀엽게 수확했다면 완두콩은 꽤 먹을만한 양이었다.



올 초 텃밭을 시작하며 감자와 완두에 딜을 넣어 비비는 그날을 상상했는데 이제 내가 수확한 것들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ㅎㅎㅎ

드림 컴 트루 !!!

완두는 아직도 많이 달려있어서 계속 수확할 수 있을것 같다. 신난다.



새싹일 때 부터 고전하던 강낭콩도 콩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데 지지대가 없어서 자꾸 기울어진다. 남아있는 지지대가 없어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강낭콩을 수확해 까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대파가 잘 크고 있어서 너무 조밀하게 심어진 아이들은 옮겨심어줬다. 지금은 쪽파같은데 대파다워지려나? (대파는 스스로 일어난다는 소리를 들어서 일부러 비스듬히 심었다. 다음주에 관찰해봐야지)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는 사과참외는 꽃 뒤에 아주 작은 참외를 매달고 있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먹어본적은 당연히 없고 본적도 없는 사과참외. 단 한 알이라도 꼭 수확할 수 있었으면…

잘 자라주렴 참외야. 🙏



손바닥만한지만 다양한 작물이 자라고 있는 내 텃밭, 심은것도 다 나고 잘 자라서 열매도 맺고있는 내 텃밭이 너무 사랑스럽다.



풍성한 오늘의 수확!!



덧,

힘을 못쓰고 죽어가던 사무실 화분의 메리골드를 텃밭에 옮겨심었는데 그 다음주에보니 바싹말라있어 더 안타까웠다. 그런데 비가 시원하게 내린 이번주엔 ‘나 아직 죽지 않았다’며 연두빛을 내더니 심지어 꽃도 한 송이 피어있었다.



옮겨심던날



그 다음 주




오늘😍😍

식물은 절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생명의 강인함을 얘들을 보며 또 배운다.


텃밭 주변에 잔뜩인 이 잎사귀. 자세히 보면 열매같은것도 달려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오늘 이 잎사귀 하나를 따서 호미에 묻은 흙을 닦았다 ㅎㅎ



텃밭에 나가면 맘도 참 편하고 눈도 즐겁고 이것저것 재고 따지고 생각할 것이 없어진다. 조금씩 변해있는 식물을 관찰하다보면 시간가는줄도 모르겠고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제 갈길을 가는 녀석들을 보며 배우는것도 많다.


자연과 가까이, 뭇 생명과 더불어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는 삶을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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