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2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9.26.~10.2.)
아침으로 콩 송편을 먹었다. 예전에 콩송편은 깨송편을 고르다가 잘못골라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벌칙같은 맛이었는데 백설기를 사러 갔다가 콩송편을 보는 순간 할머니가 생각나서 샀다. 사진을 못 남겼는데 울 할머니가 만든것 같은 손가락 자국 콩송편, 맛있게 먹었다.
1년에 버려지는 옷이 330억개 라고 한다.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를 보면 버려진 옷 때문에 생긴 옷 산과 옷 강이 나온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옷 산과 옷 강이 된 현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안(못)입는 티셔츠로 얀(실)을 만들어 방석이나 냄비받침등을 짜는 강의를 들으러 다녀왔다. 실천하시는 울 소정님 강의라 더 좋았고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요샌 옷을 잘 사지도 않고 헌 티셔츠가 생기지도 않으니 곰의 런닝셔츠가 헤졌을때 버리지 말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으로 잔치국수 한그릇 사먹고 들어왔다.
먹고남은 밥이 애매하게 있었다. 냄비밥 1인분만 더해서 상추랑 꾸러기 주먹밥 후레이크 넣고 밥 비비고 맛있는 제주마른 두부, 아무것도 안넣고 끓인(그래도 맛있)김치찌개 곁들여 소박한 한 끼 먹었다. 심플해도 너무 맛있었다.
아침엔 오트 드링크랑 떡을 하나 먹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동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이야기를 한 뒤 점심메뉴를 고르는데 메뉴를 고를때마다 자연스럽게 채식 이야기를 하게된다. 채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유를 묻고 배려해주는 사람들… 이번엔 가는길에 다른 동기가 육식을 줄인 이야기 과식을 멀리하게 된 이야기도 나눠줘서 즐거웠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고기를 덜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동물복지도 이뤄질 수 있다. 지금의 축산은 탄소배출 뿐 아니라 너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너무도 비정상적이다. 제육볶음을 안먹더라도 밑반찬이 푸짐해서 먹을 게 많았던 곤드레밥 정식^^
집에 왔는데 박스가 뙇!!! 어머님이 총각김치며 반찬거리, 간식거리로 한박스 가득 보내셨다. 날이 더우니 그 사이 김치가 익어 박스가 터졌다 ㅎㅎ 간단히 떡이랑 과일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김치 냄새를 맡는 순간 먹고싶어졌다.
라면 끓여 김치랑 같이먹고 콩송편도 몇개 집어먹었다. 간단하지 않고 배부른 저녁식사.
내가 좋아하는 류귀애 샘 수업이 있다는 소식에 얼른 보조강사 신청을 했는데 완전 빡신 수업이었다. 최대인원에 최장시간 … 헉헉. 손빠르고 일 잘하는 샘들과 같이 했는데도 힘들었다.
많은 인원일 때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온오프라인 동시 수업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샘이 직접 농사지으신 동아박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엄청 큰 동아박, 무와 오이의 중간맛이 났다. 노각 같기도 했다.
처음 먹어보는 동아박요리 잔뜩 담고, 탕평채에 들어있는 쇠고기는 옆에계신 샘 골라드리고, 맥적은 먹지않았다. 그래도 너무 훌륭한 밥상^^
오는길에 내 사랑 폴바셋 아이스크림라떼 라지 사이즈로 먹었더니 당충전+카페인충전돼서 넘 행복했다.
집에오니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
외식하러 나가기도 귀찮고 간단히 먹었다. 송편찌고 과일준비해서 냠냠. 이런 간식같은 저녁에도 동의해준 곰 고맙~~~
그래놓고 새우튀김 사와서 맥주마신건 안비밀.
풀이 잔뜩 있는 샐러드를 먹고싶은데 풀이 비싸서 그런가 상당히 빈약한 샐러드가 나왔다. 팔라펠 웜볼이랑 클렌즈 주스로 점심 냠냠.
지난번 그룹홈 야외수업을 진행했던 생산지는 올 여름 폭우때 수해를 입으셨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농부님이 코로나까지 걸려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안난다고 하셨었는데… 우리 단원들이 출동해서 수해복구 일손돕기를 했다. 침수된 그때 그대로 말라버린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 두 동을 싹 거둬냈다. 먼지가 엄청나서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코가 까매지고 나는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라 힘들었지만 말끔해진 비닐하우스를 보니 뿌듯했다.
일손돕기가 끝나고 집에오니 시간이 넘 늦어져서 곰이랑 저녁 사먹고 들어왔다. 콩나물 국밥 냠냠.
요즘 너무 피곤해서 기절!! 한건 안비밀.
간만에 일정이 없는 날이라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었는데 내가 애정하는 희옥님이 부르니 기꺼이 나갔다. 지부 사무실에 들러 진이님이 부탁하신 일도 처리하고 간김에 김밥으로 점심도 먹었다. 밥먹고 또 베스킨에서 ‘먹고가기’ 로 주문했는데 이번엔 일회용컵에 담아줘서 맘 상했다. 왜 일회용에 주냐고 컴플레인하고 스푼이라고 다회용을 달라고 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일회용을 거부하는 손님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업이 그린워싱을 하지 않게, 아니 할 수 없게 되어야 한다. 🙏
번개모임의 인원은 한 사람씩 늘어서 정애언니랑 정원님 까지 합류했다. 정애언니가 사준 커피랑 쿠키를 먹고(사진이 없..) 깐부치킨에서 저녁 겸 안주를 먹었다.
치킨집에서 치킨 빼고 시키는 우리 ㅋㅋ
(비건 술집도 동네마다 생기는 그날을 꿈꿔본다.)
감자튀김과 골뱅이 소면 시켜놓고 맥주 드링킹. 그렇지만 언제나 우리의 최고 안주는 맛있는 수다다.
이쁜 우리 텃밭에 다녀왔다. 내 배추는 아가아가하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잘 자라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벌레도 많이 안먹고 제법 잎도 여러장 났다. 무와 알타리도 폭풍성장, 상추도 잘 자리 잡았다.
아침에 텃밭에 나오면 기분좋은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다. 열심히 물 주고 출출해졌을때 텃밭 근처에서 사먹고 들어가는 밥도 맛있다. 이번엔 평소 가던 곳 말고 다른 보리밥집에서 보리밥이랑 된장국으로 점심먹고 들어왔다.
내가 사랑하는 한살림 태추단감이 나왔다.
진짜 이거 사람들이 꼭 먹어봤으면…. 사각사각하고 물도 많고 정말 맛있다. 유기농 사과도 있길래 사왔는데 얘는 내가 좋아하는 식감이 아니었다. 조금 퍼걱한 느낌. 역시 나는 홍로가 좋다.
저녁은 김치수제비에 호박전!
호박전이 진즉부터 먹고 싶었는데 여름이 다 가고 이제서야 해먹는다. ㅎㅎ 방금부쳐서 뜨끈하고 바삭할 때 먹으니 더 맛있었다. 오랜만에 밥을 해줬더니만 곰이 너무 좋아하며 고맙다고 했다. ㅋㅋ채식인것도 좋지만 건강한 집밥을 자주 해먹어야하는데 …. 요즘 그러지 못하고 있다.
더 애써봐야지.
이번주부터 일요일마다 사찰음식을 배우러 간다.
곰이랑 같이 가서 나 수업 듣는동안엔 카페에서 컴퓨터 작업 하다가 그 근처 공연도 보고 데이트도 겸하자고 했다.(주말 내 나가는 와이프의 꼬심)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맛집을 폭풍검색 했으나 죄다 고기고기 ㅠㅠ 그냥 집 근처에서 김치찌개 사먹고 갔다.
처음 가봤는데 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시설도 좋고 교통도 좋았다. 스님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장칼국수는 내가 평소 잘 해먹는 메뉴라 채식으로 만들때의 2% 부족한 맛을 채울 킥 같은걸 알고 싶었는데 간은 맞아도 감칠맛이 떨어져 좀 아쉬웠다. ‘첫 술에 배부르랴~^^’ 계속 잘 배워봐야지.
마늘도 넣지않고 채소만으로 이만한 맛을 내는것과 연근가루를 활용하는 팁을 배워서 좋았다.
일찍자고 많이 잤는데도 왜이렇게 피곤한지….
수업 끝나고 폴바셋에서 내 사랑 아이스크림 라떼도 먹고(얘는 정말 레알 소확행^^) 곰이랑 비오는 길을 걸어 버스타고 집에왔다.
수업때 만든 장칼국수와 샐러드, 그리고 곰이 만든 오니기리 더해서 저녁먹었다.
오늘 또 비가내린다.
가을비 답지 않게 많이 내린다.
이제 비가 오면 덜컥 겁이난다. 또 폭우가 내릴까 싶어서이다.
불안한 이상기후는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ㅠㅠ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실용적인 처방 3-4위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일이 있다.
환경문제는 정부와 기업과 개인이 모두 힘을 합쳐야, 그것도 전세계인 모두가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큰~ 문제지만 개인이 시작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과 같은 육식집약적인 식생활은 우리의 건강에도 안좋을 뿐더러 지구를 파괴하고 다른 생명을 멸종시키고 있다. 아마존은 이제 더이상 탄소 흡수원이 아니라 배출원이 되었는데 우리의 과도한 육식 때문이다.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아도 육식을 조금씩 줄여야 한다. 이제 식습관은 개인의 취향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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