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욜저녁에 갈까 했는데 수요일 쯤 텃밭지기 현주님이 내 배추에도 물을 주셨다길래 주말까지 넘어갈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그 차이가 더 확실했다. 한 주 사이 쑥~ 커진 배추가 참 대견하고 감사하다.
배추 화이팅!!
이 복숭아 청은 6월 논생태조사 때 내 복숭아 밭에 떨어져 있는 애들을 주워와 담근 것인데 정말 맛이 하나도 없었다. ㅎㅎ 이 전에 봉지를 씌우며 솎았던 복숭아는 제법 향도 나며 매실청 저리가라였다던데 왜 더 자란 복숭아는 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설탕대신 요리에 사용하려고 담아 두었던 복숭아청을 밭에 희석해서 뿌려주기로 했다.
지난번 박영재 씨앗도서관장님 강의 때 사람이 먹는건 뭐든 줘도 된다고, 대신 부숙하거나 많이 희석해야한다고 하셨던 말도 생각나고, 찾아보니 어떤 농부님은 본인이 키운 맛있는 농작물의 비법이 매실청 액비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 맛 없는(하지만 유기농 복숭아인) 복숭아 청은 텃밭에 양보하기로 ㅋㅋㅋ
잘 모르니까 물조리개에 조금만 희석해서 알타리 무에도, 조선무에도, 순무에도 뿌려줬다.
물을 주다가 오늘 문득 내가 갓도 한줄 뿌렸는데 그건 싹이 안올라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ㅎ
오 마이 갓~!!
복숭아 청도 줬으니 달달하게 잘자라길~ 🙏
오늘은 무랑 알타리 무, 순무도 조금씩 솎아왔다.
봄엔 잘 자란것을 솎아서 나머지 아이들이 자랄 수 있게 해주는거고, 가을엔 약한것을 솎아서 이미 잘 자라고 있는 것이 세를 누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작고 여리고 낑겨 있는 것들 위주로 솎았더니 제법 되었다.
야채값 비싼 시대에 된장국 한번은 끓여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뿌듯하게 가져왔다.
딜 씨앗이 떨어졌었는지 두둑 옆쪽으로 딜이 하나 자랐다 ㅎㅎ 귀여웠다. 뽑지 않고 자라도록 두었다.
옆 밭의 이웃분이 물조리개를 빌려가셨다가 돌려주시면서 농약이 남았는데 뿌리겠냐고 물으셨다.
호의로 나눔을 하시려는 의도인듯 보였는데,
“ 네? 농… 농약이요? ….”
헹궜다고 하시는거 보니 아무래도 농약을 그 물조리개에 타서 뿌리신 모양이었다.
‘텃밭 농사인데 왜 농약을 뿌릴까?’ 의문이…
앞으로는 물통에 받아져 있는 물도 뿌리지 말고 물조리개도 한번 헹궈서 써야겠다. ㅠㅠ
옆밭에서 날아온 농약 비산피해를 입은 유기농 농부님의 마음을 알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ㅋㅋㅋ
날 좋은 주말, 잘 자라고 있는 배추친구들도 만나고 곰이랑 보리밥도 사먹고 들어오니 기부니가 좋았다.
들깨까지 뽑고나니 양쪽으로 꽃이 더 잘 보여 예쁜 내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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