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은 수액이라도 맞았지만 나는 힘이 없었다. 매콤하고 뜨끈한게 먹고싶었다. 청양고추는 없으니 빨간맛 연두 넣고 칼칼하게 콩나물 국 끓여서 하나가득 먹었다. 그새 위가 좀 줄었는지 밥은 한공기 다 먹는게 힘들었다. 밥은 조금만, 국은 한가득. 일주일동안 집콕 하는김에 냉털해서 잘 살아보자!!!
저녁은 멸치볶음에 무말랭이를 곁들였다 ㅎㅎ 요즘 한살림 반찬이 먹여살린다. 몸 좀 괜찮아지면 반찬도 만들어야지.
특별히 어디가 막 아픈건 아닌데 계속 열이 오르락내리락하고 그래서 추웠다 더웠다하고 기운이 없다. 입맛은 정말 1도 없어서 먹고싶지 않지만 매콤한 김치콩나물국 끓였다. ㅎㅎ 콩나물국만 3일째. 그래도 시금치 넣고 계란말이도 했다. 그거 하느라 잠깐 서있었더니 기운없어서 또 내리 잔건 안비밀. 교안도 내야하고 줌으로 마지막 시연도 하라고 해서 편히 아프지도 못한다. 흑흑. 너무해.
코로나 삼총사!
우리집 비상약이자 비염인줄 알고 주말에 몸이 좀 안좋길래 사다놓은건데 코로나에 걸려 둘이 잘 먹고있다. 쌍화차는 이름이 ‘차’지만 계란동동의 다방메뉴를 생각하면 절대 오산이다. 아주 진한 한약을 생각해야한다. 무슨 이유인지 법으로 쌍화탕으로 명명하면 안된다고 이름이 쌍화차 라는데 몸이 좀 안좋기 시작하거나, 피곤하거나, 기운이 떨어질때 뜨끈하게 먹고자면 효과가 좋다. 도라지액은 미세먼지 심한날, 기침하고 목아플때 뜨끈하게 한 잔 하면 좋고, 배도라지청은 달달하니 목 칼칼할때마다 뜯어먹으면 좋다. 아픈건 안좋지만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이번참에 몸에 안좋은거 하나도 안먹고 곰이랑 푹 쉰다고 생각해야지.
11.17. 우리 결혼기념일이다. 그것도 10주년 ㅋ
신혼여행때 10주년 결혼기념일엔 다시 하와이에 오자고 약속했는데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건 고사치고 코로나와 함께 격리되어 보낼 줄 누가 알았던가? 🥲 ㅋㅋㅋ 웃기는 상황이지만 심각하지 않고 건강하다는거 별탈없이 10년이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데에 감사하기로했다. 조금 살만해졌으니 메추리알 장조림도 하고 꽃게탕도 끓였다.울곰이 바닥까지 벅벅긁어 너무나도 잘 먹는거보니 안해줬으면 울뻔했네~ !
너무 귀찮고 입맛도 없어서 이틀동안 밥 한톨도 먹지 않았다. 곰은 알아서 먹고 나는 그닥 배도 고프지 않아 귤, 배, 감이랑 눈에 보이는 과자들 조금 먹었다. 이제 아프지 않은데 계속 쳐지고 가만히 있어도 힘들다. 안움직이고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격리되어 있는동안 밥도 잘 챙겨먹고 책도 읽고 못했던 집정리도 좀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잠만 실컷잤다. 거참…
오랜만에 파기름내서 계란볶음밥했는데 싱겁다 ㅋㅋㅋ 단호박 배추된장국이 맛있었다. 냠냠.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지만 나는 코로나가 별로 아프지 않았다. 목을 누가 칼로 긋는것처럼 아프다던데 그렇지도 않고 머리가 깨질것 같거나 누가 때린것처럼 아프지도 않았다. 그런데 내내 기운이 없고 숨만 쉬어도 힘들고 의욕이 없고 가래와 코막힘이 지속적이었다. 의욕이 없으니 시간이 있어도 밥하기도 밥 먹기도 싫고 누워있고만 싶었다.
코로나는 어디에나 존재하는데 면역력이 떨어져 방어하지 못할정도로 피곤하게 다니고, 계절에도 체질에도 어울리지 않게 몸에 찬것까지 막 집어넣었으니 누굴탓하랴…
매번 다짐하지만 몸에 좋은걸 챙겨먹기보다 몸에 좋지 않은걸 먼저 하지 말아야한다.
아플때마다 내가 숨쉬고 밥해먹고 소화시키고 밖에도 나가는 일상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매일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꼭 병이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나보다.
식욕도 의욕도 없던 한주가 지나갔다.
아직도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고있지만
얼른 회복해서 잘 살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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