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썩으면 그 주변애들이 차례로 다 썩기 때문에 몽땅 씻어 얼른 삶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고구마와 내 구억배추김치 하나 꺼내 같이 먹으면 꿀맛!!
끔찍한 비보를 들었다. 작년 한해동안 꿈자람(다국적 이주노동자 가정 자녀 지원사업) 수업내내 함께했던 예쁜 아이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수업시간 내내 참여도도 높고, 늘 밝게 웃던 착한 아이였는데 꿈이 자라기도 전에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 너무 가슴아프고 믿어지지 않았다.
언니들이랑 만나 우리가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 고민했다. 아이를 넷이나 한날 한시에 잃고 부모님은 어찌 살아갈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샌드위치와 쌍화차를 먹었다. 샌드위치에 햄이 들어있었지만 빼기도 애매하여 그냥 먹었다. 저녁밥은 그냥 넘기는걸로…
대표님이 토종 달래파를 뽑아가게 해주셔서 두 다발 뽑아 왔다. 달래파는 달래처럼 잎이 가느다랗고 키가 작았다.
막걸리 한 잔 곁들이고 그 잔에 꽃도 띄워 봄봄 파뤼
집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혼자 저녁도 먹은 곰은 또 파전을 몽땅 다 먹었다고 한다. ㅎㅎㅎ 왜지?
진달래진달래 봄봄한 밥상.
봄가뭄이 너무 심해서 밭이 쩍쩍 갈라지고 주말에 심고 온 완두가 다 말라있었다. 목말라 죽으려고 하는 완두를 보고 있으니 맴찢 ㅠㅠ 씨를 뿌릴래도 땅이 너무 말라있어서 빈밭에 물을 주었다. 물을 두 번 주어도 조금만 흙을 걷어내면 안엔 이렇게 마른 흙이 나왔다. 다음주에 비소식이 있으니 촉촉해진 뒤에 씨를 뿌려야겠다. 아직 벌들이 땅속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우리집 앞 벚꽃은 벌써 꽃잎이 떨어지던데…ㅠㅠ 올해 농사는 벌써 걱정이다.
퇴근하는 곰이 픽업해줘서 같이 저녁먹고 들어왔다. 제철 나물반찬이 잘 나오는 이 식당 ㅎㅎ 곰은 갈치조림에 코박고 먹은건 안비밀.
냉이를 듬~ 뿍 넣어 냉이장비지 끓이고 봄동이랑 상추를 섞어 겉절이 만들고 계란후라이랑 밑반찬으로 저녁상 차렸다. 문경에 1박2일로 복숭아 농사 시작하러 가는데 냉장고에 있는것을 해먹고 갈 수 있어서 좋다.
곰이 운전하느라 고생했으니(막힌다고 짜증 한 사발)한번 와보고 싶었던 가은역 카페에서 사과음료 마시면서 복숭아 나무 전지영상보고 거름주는 법도 알아보았다. 달다구리가 들어가니 기분이 나아진 곰이랑 복숭아 밭으로 고고싱!
가지치기 끝내고 문경온천에서 목욕하고 나와 저녁먹었다. 곰은 시골도 싫어하고 농사는 더 싫어하고 일하는것도 딱 질색인 사람인데 나한테 맞춰주느라 이 멀리까지 온다. (장기사~ 운전해~!) 운전하고 힘도 쓰느라 고생한 곰이 먹고싶다고 하길래 채식한 이후론 처음으로 고기집에 같이 갔다.
주문하기 전부터 일장 연설을 하고 ~ 고생했으니 고마워 사주는 거라며 이제 몇 년은 이런일이 없을거라고 생색도 잔뜩 내며 정식을 시켰는데 삼겹살이 달랑 한 줄 나와서 빵터짐 ㅋㅋㅋㅋ나는 쌈과 나물반찬, 된장찌개랑 먹었다.
우리가 덜 먹어야 더 존재할 수 있다~!!
밤 벚꽃 보며 숙소에 들어갔더니 언니들이 잠자리며 준비를 다 해 둔 상태였다 ㅎㅎ 감사히 와인 한 잔 하고 수다떨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좋았다.
집에 오는길, 차에서 아주 푹~ 잠들었는데 나물밥을 먹어서 그런지 속도 불편하지 않았다. 나는 샐러드나 먹고 자고 싶었으나 그걸로 될 곰이 아니지… 채식라면에 김치랑 콩나물 잔뜩 넣고 끓여 먹었다. 나도 한젓가락 거들었다. 이렇게 주말이 끝나간다. 산나물 나오기 전에 말린 산나물 사다 밥해먹어야겠다.
맛있어서 생각난당 ㅎㅎㅎ
오늘은 지나는데 좋은 향이 나서 봤더니 수수꽃다리(라일락)가 피고 철쭉도 하나씩 꽃망울을 터뜨리더라. 얘들은 5월에 피는건데… ㅠ 며칠상간에 꽃들이 후다다다닥 폈다 진다. ㅠㅠ
꽃들이 이렇게 후다닥 피고 동시다발적으로 피면 안된다. 왜냐하면 외부의 기온과는 다르게 땅속의 온도는 천천히 올라 아직 벌들이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벌이 나오지 못해 꽃은 수분을 도와줄 동물이 줄고 벌들은 땅에서 깨면 먹을 게 없어진다. 안그래도 벌이 줄어 걱정인데 더 큰 문제가 되어 식량난이 올 수 있다. (아래의 스브스 뉴스 참조)
불편해야한다.
뭔가 이상해야한다.
그냥 그렇게 넘겨서는 안된다.
달라지는 이상한 날씨와 이상한 현상을 되돌리기 위해 내가 바뀌어야지.
봄옷을 사고싶은 마음부터 고쳐먹고, 소비도, 쓰레기도 동물성 음식도 더 줄여봐야지.
5월에 에어컨 트는것도 싫은데 4월초부터 에어컨 트는 꼴을 어찌볼까… ㅠㅠ
더 열심히 민원넣고 댓글달고 건의하는 프로불편러가 되어야지.
너~ 무도 아름다운 이 장면을 내 후손의 후손의 후손도 맘편히 즐길 수 있게 좀 더 불편해질 용기를 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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