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느라 전날에도 아침에도 너무 힘들었다. 이제 다 같이 모여 도시락 먹는 이 시간도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혜민님이 준비해줘서 맘편하고 몸편하게 얻어먹었다. 현주언니가 가져온 배추가 엄청 맛있어서 쌈도 여러장 먹었다.
집에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혜민님이랑 현주언니랑 들어간 오뎅바에서 엄청 웃고 떠들고 또 먹었다. ㅎㅎㅎㅎㅎ
몰랐는데 곡성은 우리나라 멜론의 대부분이 나오는 생산지라고 한다. 토란도 유명하다고~^^ 곳곳에 있는 곡성 토란이가 너무 귀여웠다. 이런 지역특산물캐릭터 조으다.
MBTI보다 정확하다는 애니어그램을 배웠다. 애니어그램은 변하지 않는 자기의 타고난 본성과 그 때에따라 작동하는 날개, 검사할때마다 달라진다는 사회적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있어 더 수긍이갔다. 어떤 사람을 틀에 넣고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근거로 쓴다는 말도 맘에 들었다. 우린 심리검사까지도 원래의 목적과 달리 단정짓고 치부하는데만 이용하길 좋아하는 것같다. 깊게 들어가면 훨씬 배울것이 많다니 애니어그램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리산은 정말 큰 산인가보다. 올 봄엔 남원쪽으로 올라갔는데 구례에서도 갈 수 있단다. 너무도 좋았던 실상사를 기억하며 이번엔 화엄사에 갔다. 자고로 절 근처에선 산채정식을 먹어줘야한다. 나물이 참 맛있어서 리필도 여러번하고 싹싹 다 먹었다. 시향가에서 사간 등산전용(?)막걸리도 냠냠
화엄사 입구에 있는 석상이 참 맘에들었다. 실상사에서 처음 경험했던 아침법석에 나온 글들이었다. 다른사람의 허물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라는 법구경의 구절들. 부끄럽기도하고 앞으로 그래야지 다짐도 되는 순간이었다. 화엄사는 실상사와는 매우 느낌이 달랐다. 절의 구조도 지리적으로도 달랐지만 감흥도달랐다. 역사적배경이나 성격 등 도슨트를 못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어쨋든 나는 소박하면서도 생동하는 정신이 느껴지는 실상사가 훨씬 맘에들었다.
아름다운 가을전경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일정이 있어 일행들보다 일찍 돌아오는 나는 기찻시간때문에 저녁은 먹지 못했다. 대신 호탕한 시향가 사장님이 사주신 찹쌀과 견과가 들어간 붕어빵(이라고 부르기엔 상당히 고급짐)을 먹어서 배는 안고팠다. 혼자 KTX를 기다리고 있으니 독일에서의 생각도 났다. 독일에서 기차는 정말 대중적인 교통수단인데 … 탄소배출이 제일 적은 기차운송이 확대되고 각 구간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들도 발전하면 좋겠다.
쉴새도 없이 아침부터 조직과제회의다. 눈뜨자마자 나가서 배고팠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서 칼국수 먹으러 갔다. 바지락이 많~~~이 들어간 칼국수. 오후 회의를 하러 들어가며 커피 take out을 했다. 거의 루틴처럼 늘 하는 행동이구만 만날 기후위기 행동이며 뭐며 기획하는 사람들이 딱 두 사람빼고 죄다 일회용컵을 들고 들어가서 꼴보기 싫었다. 남의 행동을 판단하지말고 스스로만 돌아보라는 말은 이런경우에도 해당하는걸까?
역대급으로 늦게 끝난 회의를 마치고 왔더니 뒷목이 다 뻣뻣하다. 각종 전화도 어찌나 많이 오던지 자잘한 업무처리 끝판왕이었던듯하다. 곰이 출장갔다 오면서 사온 여수맥주 마시면서 릴랙스~
곰이 퇴근하고 나랑 같이 맥주마실때가 제일 행복하다는데, 나도 그러하다.
동서 덕분에 구하기 힘들다는 아사히 생맥주도 먹어봤네 ㅎㅎ 캔을 손으로 잡으면 거품이 올라오는게 신기하고 재미있는데다 맛도 있었다. 종일 헛헛하고 출출하다가 저녁만 많이 먹어서인지 너무 배가 불러서 자는데도 좀 힘들었다.
1일 2커피 ㅎㅎ 강릉에오면 자주 들르는 카페에서 아인슈페너 마셨다. 이 집은 할머니께 물려받아 내부를 고쳐서 차린 카페라는데 부럽다. 집 크기도, 마당 크기도 딱 좋은데~ 이런집 고쳐서 살고싶네.
집에 오는길도 어마어마하게 막혔다. 말이 안나오게 허접한 휴게소 밥을 먹었다. 나는 운전도 안하는구만 허리도 어깨도 아팠다. 유난히 길고 힘든 이번 여정.
10월은 살인적인 스케줄로 지난 주말에도 못쉬고 이번주말에도 못 쉬었더니 피곤하다. 동서가 해준밥이 아니었다면 집밥을 한번도 못먹을뻔했다. 화요일 어르신 돌봄 수업준비도 못했는데~ ㅠ 컴퓨터까지 싸들고 갔구만 고대로 들고오게되어 부담백배. 할 일이 잔뜩인데 몸은 천근만근이다. 우리 동서처럼 요가를 시작해야할까? 뭐든 시작이 어려운 나는 생각만 백만년이다.
안철환 샘의 바람들이 농장에 갔을때 죽음에 대해 부정적이고 멀리 생각하고 젊음만 긍정하는 지금의 문화에 대해 논했었다.
우리 부부도 슬슬 주변의 어른들이 병들고 그게 나타나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여러 이유로 오랜만에 만난 시아버지는 참 많이 달라져계셨다. 그 변화가 놀랍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로병사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인생이란 참 짧고 허무한 것이란 다소 진부한 표현도 떠올랐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잘 죽는다는 건 또 무엇일까? 잘 살기 위해서라도 평소 죽음을 더 가까이에 두고 살아야 한다고 한다. 생은 짧고 또 허무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열심이어야 하는것은 무엇인가?
맘도 머리도 복잡한 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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