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1.6.-11.12.)







일손돕기 갔을때 생산자님이 주신 고구마를 쪘다.


어머님이 주신 밤도 같이 쪘다. 이 고구마는 멀쩡한데 껍질색이 좀 검은빛이라 버려진다고 한다. 크기가 작아도 버려지고 너무 커도 버려지고 ㅠㅠ 버리는것도 일이라며 필요한만큼 가져가라고 주신 고구마는 속노랗고 맛있었다. 우리의 푸드 시스템은 이렇게나 낭비와 모순 위에 자리잡았다.


김치볶음밥 남은것이 있어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했다. 날이 추우니 곰은 새 밥해서 뜨끈한 국물에 밥주고 곰이 내려준 야밤의 커피도 마셨다. (디카페인 ㅎㅎ ) 저녁먹고 간만에 한살림 팝콘 튀겨먹었다. 이 팝콘옥수수는 얼마나 고소한지 비교불가! 극장에서 파는 GMO옥수수 말고 토종옥수수 팝콘 맛보면 좋겠다.


아침부터 회의, 진즉 시작했으면 좋았을 논의를 한다. 집에서 나갈때부터 배고파서 라떼한 잔 먹으며 회의했는데 끝날 기미가 없다. 나는 오후에 또 회의라 가야하는데~ㅠ 결국 샌드위치 먹으며 회의했다. 감자샐러드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햄이 들어있어서 당황했지만 그냥 감사히 다 먹었다.

카페인이 과도한지 또 속이 부글부글 ㅠㅜ


오늘 일찍 일어나서 처리한 것도 많은데 계속 정신이 없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나가는 길에 김밥한 줄 사먹었다. 별 생각없이 날을 잡았지만 하루건너 하루 행사를 하진 않기로 하자! ㅠㅜ



곰이 내가 너무 반찬을 안만들어서 그릇이 다 밖에나와있기 때문에 놓을자리가 없다고 했다 ㅎㅎ (예리하긴) 요새 바빠서 반찬을 안만든건 맞지만 밑반찬보단 한 두번 먹을만큼의 요리만해서 모두 먹는걸 좋아한다.



입동을 지나며 기온이 달라졌길래 구억배추 썰어넣고 버섯도 듬뿍넣어 국물요리 만들었다. 구억배추는 구수한 맛이 더 좋지만 국으로 먹기엔 좀 질기감이 있는듯했다. 국물음식 좋아하는 우리는 뜨끈하니 속을 데워주는 한그릇에 만족스런 저녁이었다.



우리 위원회가 공동주관으로 먹거리 아카데미를 열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먹거리문제와 연결해 근본적인 생각을 해볼 수 있게하는 주제라 느끼는점도 많고 강의가 참 좋았다.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무거나 먹는건 아닌것 같아서 점심메뉴를 고르는데 고심을 많이했다. 고기를 빼고, 수입재료들도 최대한 배제한 음식. 그랬더니 정말 고를것이 없었다. 자연에서 나는 그대로의 먹거리, 제철 과채를 먹어야 미생물이 살아있는 식사를 할 수 있고 먹거리주권은 곧 미생물 주권이라는 강의 내용이 떠올랐다. 우리가 먹는것은 과연 음식일까? 우리가 좋아하고 자주먹는 음식에 대해 생각하고 따져볼 일이다. 여튼 고심끝에 선택한 감자옹심이메밀칼국수.



오후 강의와 분임토의까지 끝내고 무사히 두 번째 아카데미를 마쳤다.



그동안 고생한 우리 위원들과 함께 뒷풀이 고고싱. 맥주마시며 시작했는데 사진이 없다. 사회본다고 종일 긴장하고 있어서 간식이며 점심도 제대로 못먹었는데 끝나니 식욕이 돋는다. 안주로 배채웠다. 각각 개성있고 재미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과 뜻을 모아 뭐라도 하고싶은 마음이 든다.



현이언니가 준 야채스프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아침에 먹을게 너무 없어서 냉장고 열며 짜증이 났다가 이 통을 발견하고 기뻤다. 냉동실 빵도 몇조각 꺼내어 굽고 스프데워 맛있게 냠냠.



우보농장에서 주문한 토종쌀로 밥을했다. 구수하고 차지고 달고 을매나 맛나던지~ 날이 추워 콩나물국 끓여 한냄비씩 뜨끈하게 먹었다.



토종쌀은 농가들에게 최소한의 생계가 되는 비용을 책정했다고 한다. 그래봐야 일년 내 농사지어 도시의 40% 소득을 올릴 뿐이다. 우리는 쌀값이 몇천원 오르면 큰일날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개사료와 고양이 사료는 쌀값보다 비싸고 백만원이 훌쩍 넘는 스마트폰은 2-3년에 한번씩 잘도 바꾼다. 유기농 쌀 1kg의 가격이 프랜차이즈 커피 한잔 값보다 싸다. 우리 식생활의 가치전도에 대해 생각해보고 바꾸어야한다. 변화의 시작은 우리다.



올해 첫 대봉시~ ㅎㅎ 부드럽고 자연스런 단맛이 황홀하다.



도시 농부 수료식이 있는 날, 아침부터 상품으로 줄 물품찾고, 바리바리 준비도 해서 출발~!!

차 안에서 콩송편으로 요기했다. 어릴때 싫어하던 콩송편이 좋아지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날이 갑자기 추워졌는데도 많이 참여해주셔서 수료식을 무사히 마쳤다. 수료증 전달도 하고 선물뽑기도 하고 1년동안 농사지으며 경험한 도시농부의 희노애락도 나눴다. 다들 진심으로 이야기 해주셔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수료식이 끝나고 같이 무도 뽑았다.



점심은 오는길에 자주 들르는 만두전골집에서 점심먹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단호박 건져먹을 타이밍을 놓쳐서 국물이 단호박국물이 되었는데 이게 의외로 달고 감칠맛나는것이 맛있었다. 국물요리에 단호박을 활용해봐야겠다.



텃밭에서 수확해온 무하나로 생채만들고 구억배추는 된장국 끓이고, 우동끓여먹고 남은 쑥갓은 두부넣고 무치고, 남은 두부는 들기름에 구워 남은재료 없는 제철 텃밭한끼를 차렸다. 토종쌀밥에 토종무, 토종배추라 토종밥상이기도 한 건강밥상



야채스프에 토마토를 추가하고 맛을 더 내어 따끈하게 올리고, 냉동실에 들어있던 조각조각 빵을 모아 프렌치토스트 만들었다. 원래 프렌치 토스트는 오래된 빵을 먹기위한 방법이었다고 하니 제대로 프렌치토스트다 ㅎㅎ 유딩이 선물해준 허브 꿀은 빵식과 참 잘어울린다. 이번에 먹은건 라벤더와 오렌지꽃꿀이었는데 신기하게 색도 향도 참 다르다. 곰이 간만에 잘 만들어준 커피로 마무으리~




어제 무를 수확해왔다. 배추는 영하 5-8도까지도 견딘다던데 무는 영하가 계속되면 얼어버리니 얼른 수확했다. 내 무는 동글동글한 것이 좀 이상하다 싶었더니 관장님이 주신 씨앗이 이천게걸무 였다. 속이 아주 단단하고 매운맛이 많았다.



게걸무는 무라기보다 순무에 가까운 토종무라고 한다. 수분도 별로 없어서 조금 얇은 듯 하게 잘라 사과랑 배를 갈아넣고 양념을 만들어 담갔다.



우리씨앗농장 조선무로도 김치 담가두었다. 그리고 엄마집에서 저녁도 얻어먹고 돌아오기~!!

맛있게 익어랏~!!!



김치담고 밥을 너무 일찍 먹고 온 까닭에 9시쯤 되니 배가 고프다. 올겨울 첫 호빵을 곰과 나눠먹었다. 뭐니뭐니해도 호빵은 밥이랑 같이 쪄서 밥풀이 종이에 붙어있는 그 호빵이지 않을까싶다.



엄마의 병원검진결과 약간의 빈혈이라고 한다.

약을 먹을정도는 아닌데 컨디션이 안좋아지면 증상은 나타나는 상태란다. ‘약식동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은 법. 빈혈에 좋은 음식을 검색하다가 아~ 역시 채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양보충을 생각하면 (더구나 빈혈은) 고기를 먹어야 할 것 같지만 부작용과 대사과정 등 총체적으로 보면 육식으로 보충하는건 좋다고만 할 수 없다. 게다가 철분이 풍부한 식품은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이라니… 엄마한테 매일 십자화과를 권해야겠다.


우리가 알고있는 상식중엔 잘못된 것들이 많다.

이 겨울 더 생각나고 뼈에 좋을거라 알려져있는 곰국은 사실 인이 많아 대사 중 몸에있는 칼슘을 빼앗을 수 있어 안먹는 것이 좋단다. 인이 많은 식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콜라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외식비율이 높아져 식재료를 있는 그대로 섭취하거나 최소한의 조리만 해서 먹는식사가 많이 줄었다. 이번주엔 그래도 시간이 있을때마다 집밥 먹으려 노력은 했다. 내 텃밭의 재료들을 잘 쓰고싶은 마음도 한 몫했다.


먹거리 아카데미에서

제철, 유기농, 자연식품을 먹는것이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에 도움을 주면서 먹거리 기본권도 지키는 식습관이라고 했다. 올해 사과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구하기도 어려워진 것처럼 기후위기나 환경오염으로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권력이고 계층인 시대가 올거라고 했다. 슬픈 예언이 아닐 수 없다.


돈이 없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먹거리 취약계층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돌아볼 필요도 있다.

과일과 야채 등 자연에서 나온 상태 그대로를 먹는 식습관이 아니라 초가공된 식품, 혀에서 맛있는 식품만 먹는 습관 말이다. 당장은 즐거울지 몰라도 그것은 곧 독이된다. 내 몸에도 식품 산업에도 지구환경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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