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1.27.-12.3.)







아침부터 비가왔다. 


먹거리지원사업 발표가 있어나가야하는데 좀 귀찮았다. 그래도 울 혜민님이 떨린다니까~~ 같이 있으면 힘이 된다니까 가야지 ㅎㅎ


다른 지역에선 어떻게 활동했는지 보는건 참 좋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별로였다. 점심이라고 준 도시락이다. 애초부터 채식옵션은 없고 과일로 용과와 샤인머스캣이 들어있었다. 일회용 수저에 물티슈까지 있는 풀세트. 다른행사도 아니고 한살림 먹거리운동에서 줄 도시락은 아닌것 같았다. 말로만 먹거리 공공성이 어쩌고 국산 제철재료가 어쩌고 친환경농업이 어쩌고 하는거 짜증난다.

기후위기 노래를 부르며 뭘 생각하고 뭘 배려했는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쓰레기도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왔다. 실망을 넘어 섰다.


과일이랑 샐러드 조금만 먹고 그대로 남겼다. 버릴 수는 없어 들고다니는것도 무거웠다. 배고프니 우리끼리 밥먹으러 갔다. 혜민님이 먹고싶다는 똠양꿍도 시키고 팟타이도 먹었다. 쏨땀이 맛있었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오랜만에 강남에 간 김에 좋아했던 아이리쉬 펍에서 기네스 생맥주도 한 잔 하고 왔다. 감자튀김이 많~ 이 아쉬웠다. ㅜㅜ


집에 오는길에 한살림에서 큰둥근마를 사왔다. 레어템인데 운좋게 득템했다.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썰고 참기름장에 찍어 김 싸먹으면 고소하고 아삭하고 참 맛있다. 곰은 다른거 차려주고 누룽지 끓여 뜨끈하고 속편하게 먹었다.



사업이 끝나면 보고서랑 발표랑 할 일이 많다. 연말, 바야흐로 그런 계절이 된것이다. 보고서 함께 쓰려고 현주언니 만나기로 했다. 나물이 잔뜩있는 엄마밥상이 먹고싶었다. 언니를 내가 좋아하는 식당으로 데려가서 뜨끈한 돌솥비빔밥 맛있게 남음제로했다.



밥도 국도 반찬도 싹~ 다 먹어서 좋았고 맛있어서 좋았다. 커피도 안마시고 생강차 마시며 작업했으니 몸에 좋은 일만 해준날이다.



어머님이 김치를 보내주셨다. 그 새 김장을 하셨단다. 고춧가루 색이 안좋다고 걱정을 한바탕 하시더니 막상 받아보니 곱기만하다. 맛도좋고.

정리해서 통에담아두고 예뻐서 사진찍었다.



김치 한 쪽 담고, 들기름에 두부 구워 저녁상차렸다. 이번엔 큰 둥근마 커다란 사이즈로 껍질벗겨 잘랐더니 양이 많다. 이게 사각사각 식감도 좋고 아주 별미다. 남은 누룽지 먹은 뒤 새로한 콩밥 먹으려고 했는데 두부에 김치에 마를 다 먹었더니 배불러서 못먹었다.



마무리로 잘익은 대봉시를 시원하게 먹었다. 아주 행복해지는 맛이었다.



예약해둔 친환경귤이 왔다. 날 추운날 멀리서 오느라 고생한 맛있는 귤, 껍질을보니 변덕스런 비바람을 이겨내느라 고생많았던듯하다. 절임배추가 오는날이라 일찍일어나 청소도 해두고 준비했는데 점심이 지날때까지 오지않는다. 엄마가 물만두 먹고싶다고 해서 물만두 사다 떡국에 넣어 먹었다. 나는 떡만 엄마는 만두만 ㅎ 맛있게 우려냈는데 보관만했던 멸치 육수를 다 써서 뿌듯하다.




절임배추는 엄마도 나도 처음 사본다. 원래 목적은 혼자 채식김치 김장을 시도해보는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스케줄이나 컨디션 상 혼자 하는건 엄두가 안나서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했더니 채식이고 나발이고 그냥 엄마김치가 되었다 ㅎㅎㅎ 엄청 커서 칼 넣기가 무서웠던 무는 달고 아삭하고 맛있었다. 무채를 썰다가 내가 다 집어먹은듯하다. 상은언니가 농사지은 유기농 고춧가루랑 배와 무 사과 등 좋은 재료들을 다 넣었더니 아주 맛있었다. 토종무김치, 구억배추김치, 어머님 김치에다 오늘 배추김치까지~ 올해 김장 끝!



가격확인을 안하고 샀더니 무려 2만원이던 남해굴이랑 콩밥, 방금무친 김치 올려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올 겨울 첫 딸기도 냠냠.



연합에 회의하러 고고싱. 오랜만에 왔는데 내가 좋아하는 중국집에가서 좋았다. 이 집 매생이 누룽지는 정말 별미다. 가격이 그 새 2천원이나 올라있어서 놀랐지만 아주 맛있게 다 먹었다.

저녁은 회의 끝나고 송년회 같은 뒷풀이를 했다. 그런데 밧데리가 없어 사진을 못찍었네 ㅎㅎ 열정있고 배울점 많은 분들이랑 즐거운시간 보냈다.



회의지옥인가? 또 회의 ㅠㅠ 그것도 합의점 없는 이야기천국 회의. 점심으로 팥칼국수와 해물칼국수 먹었다. 나는 팥 먹고싶은데 해물쪽에 앉는 바람에 별로 못먹었다는게 함정 ㅎㅎ



곰도 늦게오고 저녁은 과일만 조금먹고 넘기려고 했는데 늦게 온 곰이 피자 몇 쪽 집어먹고 밥 먹은것 같지가 않다고 했다. 또 주전부리를 집어먹길래 같이 김치떡라면 끓여먹었다. 김장하고 남은 파로 파전이라도 부칠까 했지만 문서작업하던 중이라 접고 판벌리기가 어려워 라면으로 타협. ㅜ올해는 못먹고 넘어가나 싶었던 밀시곶감을 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올해 작황이 안좋다던데 늦게라도 나와줘서 정말 좋다. 맛있게도 얌냠.




울곰이 아프다. 많이 잤는데도 못일어나길래 프렌치 토스트 해먹으려다 자연산 굴 손질해서 매생이 굴떡국이랑 굴파전 부쳐줬다.



목이 아픈데 뜨끈한게 들어가니 좋은지 찬밥 남은것까지 말아서 잘 먹는다. 건조 매생이를 넣었더니 편하기는 하지만 향은 별로였다. 건조매생이는 계란말이나 전같은 부침요리에 더 적합한것 같다. 김장때 남은 쪽파 몽땅넣어 파전 크게 한 장 부쳤더니 얼마나 달고 고소한지 모른다. 오랜만에 파전먹어서 좋았다.



사다놓은 근대로 된장국, 단맛이 나는 서리태 잔뜩넣은 밥, 떡볶이 해먹고 남은 어묵은 볶음, 낮에 남은 매생이 국물에 건조매생이를 더 넣고 부친 전, 엄마표 꼴뚜기 볶음, 그리고 만들기 너무 쉬운데 너무너무 맛있는 양상추 샐러드로 차린 저녁.



점심은 남은 밥에 국이랑 김장김치로 쉽게 차려먹고 약속이 있어 나갔다. 주말약속은 잡지 말아야 하는건데~~~ 막상 나가려면 너무 귀찮다. 차만 마시고 들어오려 했으나 그렇게 될 리 없지… 이야기가 길어져서 카페에서 파는 파니니로 저녁(?)먹었다. 맛도 가격도 꽤 괜찮아서 다음에 끼니로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올때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넘 추웠다. 주말엔 집밥 열심히 해먹으며 집에서 쉬자~~ ㅎㅎ


이번주는 비교적 외식도 적고 건강한 음식들을 먹었다. 시간도 에너지도 좀 넉넉하게 살아야 건강한 식생활도 가능해진다. 그 선순환을 이루기가 참 어려운 현대사회.


날이 추워지니 옷도 두꺼워지고 겹겹이 입는것도 힘들다. 코로나 시절부터 새 옷을 거의 사지 않았다며 자부했는데 그건 외출을 안해서 가능한 일이었던것 같다. 사람이 그래서 늘 겸손하고 큰소리치거나 자랑하지 말아야한다. 상황은 늘 변하고 나는 완벽하지 않다. 따뜻한 겨울 바지가 필요해졌다. 안에 입을 목폴라도 필요하다. 잠옷도 무릎이 다 헤져서 더 이상 입을 수 없다. 옷을 사려니 고민이 많다.




매년 9천2백만 톤의 옷이 버려진다고 한다. 이 양은 감이 안잡히는데 매일 엠파이어빌딩 만큼이란다. 매일 말이다. 우리가 버리거나 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가난한 제3국으로 보내진다. 환경스페셜에서 방송한 내용을 보면 말 그대로 옷 산, 옷 강을 이뤄 주변의 모든 생명들이 병들어갔다.


어째야할까??

좋은 천연섬유옷 (울, 캐시미어 등) 하나를 사서 오래 입는게 나은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의 쓰레기 문제나 환경오염 등 참혹함이 육식산업을 이길 수는 없다고 한다. 천연섬유(동물성) 를 구입한다는 건 이런 육식산업을 지지하는 일이다.


먹는것 뿐만 아니라 입는것 쓰는것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우선 중고에서 찾아보고 더 고민해야겠다.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책을 구매했다. 읽어보고 현명한 소비에 대해, 지속가능한 옷차림에대해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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