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질감도 느끼고 우리활동에 적용해야지~ 배우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논살림 모임에만 오면 우리 호정언니 칭찬을 듣는다. 사진으로만 만나도 멋진 언니. ‘내 친구에요~’ 자랑하고 싶은 사람 ㅎㅎ
나도 우리지역 발표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발표회 끝나고 먹은 점심. 오면서 매생이 누룽지먹고싶다 생각했는데 정말로 먹으니 좋았다. 속이 오락가락하는 나에게 따끈하고 부드럽고 좋은음식. 먹고나니 부글거리는 속도 좀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또 생각이 나서 곰이랑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 샌드위치의 포인트는 맛있는 빵이랑 뭔지 궁금한 하얀 소스다. 햄은 짜기도 하고 맛을 해치는것 같아 빼고 먹었다. 곰에게 더 넣어주면 좋아한다. 햄없이 양상추가 더 많이 들어있는 샌드위치 팔면 좋겠다. 그리고 성남용인 논살림위원회에서 받은 선물 토종쌀. 까락을 떼내고 체에 거르기까지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지 상상도 안된다. 모두 위원들이 힘합쳐 해 낸 노동집약 귀한쌀이다.
감사히 먹어야지~
중국집에선 내가 먹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간짜장에 고기 빼고 가능한지 물었더니 이미 소스를 다 만들어놔서 안된단다. 짬뽕은 안땡기고~ ㅠ
아쉬운대로 볶음밥 시켜서 밥만 먹었다. 기름진것도 문제지만 이 쌀은 우리쌀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적이었다 ㅠㅠ 관행쌀도 싼데 그보다 더 싼 수입일수도 있겠구나~ 그래~ 우리가 먹는것이 그렇지 ㅜㅜ
시간이 늦어 밖에서 곰을 만나 저녁도 해결하고 들어왔다.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또 자리가 없는 인기 횟집은 이번에도 실패하고 다른 집을 찾아나섰다. 나는 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고 곰도 만족하는 메뉴는 샤브샤브다. 저녁으로 당첨! 죽까지 맛있게 남음제로했다.
점심은 토종쌀밥에다 여러 반찬을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저녁은 현주언니 & 혜민님이랑 같이 먹었다. 지난번 활동해서 번 돈으로 회식한건데 어쩌다보니 송년회가 되었다. 활동이야기부터 속상한 이야기, 헤어스타일 이야기, 정치, 돌봄, 학창시절까지 큰 흐름도 맥락도 없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그러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함께하지 못한 우리 으름세트 호정언니랑도 두번이나 영상통화했다. 행복했다. 키비츠를 할 수 있는 사람들. 친구.
키비츠는 이디쉬어로 친구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모든 것을 두루 일컫는 단어이다. 몰려다니고, 농담하고, 수다를 떨고, 서로 놀리고, 이야기하면서 마음의 짐을 풀어놓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킬킬거리는 등의 일들 말이다. 하찮고 사소해 보이지만 키비츠의 시간은 무의미하지 않다. 오히려 목적지향적인 삶과 의미 추구의 무거움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삶은 의미와 무의미 당위와 현실, 경쟁과 협동, 역할과 노릇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힘든 노동을 한 후에 몸에 쌓인 피로물질을 적절히 풀어내야 하듯이, 우리 정신에 알게 모르게 누적된 무거움을 풀어놓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당신의 친구는 안녕한가?> 중에서
기승전결없는 아무말 대잔치 대화를 끊임없이 웃으며 할 수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참 소중했다. 어려운 일, 답답한 일도 많지만 좋은일도 많은것 같다.
아침으로 현주언니가 준 재팥 시루떡을 먹었다. 재팥은 회색빛 또는 검은빛을 띠는 토종팥이다. 타고남은 ‘재’ 와 비슷해 재팥인데 익혀서 떡을 만드니 우리가 아는 팥 색이라 신기했다. 재팥은 붉은팥의 텁텁하거나 쓴맛이 덜하고 단맛이 더 난다던데 이 떡은 쌀이 맛있는지 팥이 맛있는지 아님 둘 다 맛있는지 정말 달고 맛있었다. 설탕의 쨍한 단맛이 아닌 감칠맛의 단 맛. 귀한 토종떡을 맛볼수 있어서 고마웠다. 내년엔 나도 심어봐야지.
자랑하고 싶은 완벽남음제로! 뿌듯함 ㅋㅋㅋ 곰이 씻어준 딸기 서로 급히 먹다 중간에 찍었다. 이마트표 딸기와 한살림 딸기가 있는데 어떤건지 맞춰보라고 하더니, 내가 다 맞추고 한살림 딸기만 쏙쏙 골라먹으니까 질세라 얼른 먹는다. 제 계절과는 거리가 멀지만 넘사벽 토경재배딸기👍. 우리 부부는 매일 이렇게 유치해서 큰일이다. ㅋㅋ
펀딩한 토종씨드림 선물이 왔다. 토종김치 그림이 예술인 달력이랑 토종고춧가루, 그리고 씨앗!!!!
내년에 심어서 잘 키워 증식해야지~ 맛도 기대된다. 헤헷. 나라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 귀한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서 세상이 버티나보다.
2인분 맞냐며~ 6인분 아니냐고 파피요트 뚜껑말면서 빵터졌는데 푸실리까지 삶아 국물에 넣어 먹었다. 야채가 가득이라 소화도 잘 됐다.
맛있다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밥까지 볶아 다 먹더라. 거의 설거지 수준. 단무지가 없어서 동치미를 단무지처럼 얇게썰어 곁들였는데 그것도 잘 어울렸다. 국물까지 완샷!^^
2023년 마지막 식사는 냉동실 재료를 털어 만든 전찌개. 남은 마밥에 조금 부족할것 같아 솥밥도 하고 콜라비 남은것 채썰어 생채만들고 안어울릴지도 모르지만 콩나물 반봉지도 털어넣었다.
그릇그릇 담겨있던 전을 비워냈더니 냉동실 한 칸이 헐렁해졌다. 좀 더 일찍부터 냉털을 했다면 더 많이 비우고 해넘기기 전에 냉장고 청소도 했으면 좋았을걸. 아쉬움도 들지만 비우며 생기는 공간이 참 좋다. 내년엔 좀 덜채우고 빨리 비우며 살자.
한 해가 또 지나고 새 해가 밝았다.
시절은 어두웠지만 감사할 일이 많았다. 잘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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