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다시, 봄(3.23.&3.30.)







올해 우리 생태도시농부학교는 또 이사를 했다.



개발열풍에 도시텃밭러는 매년 쫓겨난다. 작년에 그 밭을 구성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ㅠㅠ

겨우 일년 농사짓고 또 이사라니~~


새 밭을 알아보는것도 힘들었다. 백평이나 천평 단위도 아니고 50평씩 땅을 빌려주는곳을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새롭게 자리잡게 된 우리 텃밭은 대야미의 개울건너밭 윗밭. 집에서는 더 멀어졌지만

이곳에선 쫓겨날 걱정없이 오래 있을 수 있다.



원래 분양하던 땅이 아니라 새롭게 구획도 나누고 정리하느라 계속 늦어졌다. 땅이 준비가 안되어있으니 이사도 늦고 줄줄이 미뤄진 상황.


개강 전엔 삽이랑 필요도구만 이사하고,



덜 준비된 상황에서도 무사히 개강을 마쳤다.


산수유 꽃 아래에서의 낭만적인 개강 ㅎㅎ



어렵게 구한 토종감자 재소독도 하고,



흙살림 퇴비로 밑거름도 넣었다.


두 번째 강의를 앞두고 본격 이삿날을 잡았다.

얼마나 잘 되려는지 하필 비가와서 또 어려웠다.



게다가 애증의 파란물탱크를 실으려다 차가 도랑에 빠져서(?) 차 뺀다고 온갖 방법을 다 해보고 결국 구난을 해주는 렉카차까지 불렀다.


생각지도 못한 비용발생에다 정신적 충격!!

정말 별 일을 다 겪는다.



그 와중에 끝까지 남아 불평 한마디 없이 함께 한우리 팀원들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나는 개강날에 감자 설명하느라 밑거름을 넣고 밭을 만드는 건 가보지도 못했는데 울곰이 우리밭 관리를 잘 했는지 모르겠다.




두번째 강의도 무사히 마쳤다.



씨앗나눔도 하고 재소독한 감자도 심었다.


이번엔 씨감자를 토종으로 구하느라 어렵게 수소문하고 가격도 비쌌다. 그런데 지난주 가져갔던 수강생분이 놀러갔던 집에 두고 왔다며 버리라고 했으니 새로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쉽게 구할 수 없는건데~ 버리라고 했다니… ㅠㅠ 씨앗의 소중함에 대해서, 토종의 중요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농부들이랑 처음부터 토종으로 수업하는게 맞나? 싶었다.

내년엔 고민해봐야겠다.



감자 심는법, 두둑을 왜 만드는지, 방향은 어째야 하는지 설명하고,



내 밭에도 작은 두둑 4개를 만들어 감자 심었다.



이전 밭에서 캐온 달래파도 심어주고, 공동텃밭에도 감자와 달래파를 심었다.



이 날, 무엇보다 속 시원한 건 드디어 물탱크를 옮긴일이다.



처음 우리가 이 물탱크를 구매했던 재활용품점의 사장님이 옮겨주셨다. 그것도 혼자서 아주 잘~ ㅜ별 사고 없이 처음부터 옮겼으면 좋았을테지만 이렇게 해결된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시름 놨다.



텃밭에 올때마다 내 눈 앞에서 마구 뛰어다니는 고라니는 감자는 안먹겠지? 사람이 있는데도 막 지나가서 은근 자존심 상한다. 걔가 지나는 길인지 정확히 내 밭과 혜민이 밭에 발자국이 나있다. 하하하하

밟고 다니는것만으로도 이미 피해를 주는데~

나눠먹는건 괜찮은데 너 혼자 다 먹는건 안된다.

고라니 망도 빨리 치면 좋겠다.


개강준비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신경쓸것이 100만가지. 함께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무사히 시작하지 못했을것 같다.

이제 내 텃밭에도 뭘 심을지 생각해봐야겠다.

우리 땅은 20년 넘게 자연농으로 지은 곳이라 흙이 포슬포슬 보들보들 너무 좋다.



주변 풍경도 좋다.


이곳은 생태적인 사람들과 단체들이 여럿인 곳이니 새로운 곳에서 재미난 일이 많이 생기기를🙏

함께하는 기획들이 샘솟길 바란다.



Reactions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