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payco 포인트가 쌓였다고 책을 사주었다.
북클럽이다 패밀리데이다 해서 사다놓은 책이 잔뜩 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나중에 사겠다고 하면 그 사이 포인트를 다 써버릴지 모른다.)
주문한 책이 오늘 왔는데 정세랑이 더 좋아졌다.
사진의 책 세 권 중 정세랑 책에만 띠지가 없다.
항상 띠지의 쓸모에 대해 의문이었다. 책읽다가 걸리적거리는것도 거슬리고 책갈피로 쓰다가 버리거나 쌓이기 일쑤인데다 책상을 지저분하게 만들어 치울거리가 늘어나는게 맘에 들지 않았다.
이 글을 쓰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좀 창피하지만) 널부러진 띠지들이(책장에 박혀있거나 책 사이에 낑겨있는 애들까지…) 많기도 했다. |
환경에 관심 갖고부터는 비닐코팅된 종이를 추가로 써서 독한 인쇄를 하며 이걸 궂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보통 광고 같은 문구나 추천사가 쓰여있는데 그런 띠지를 두르면 판매율이 더 높은건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정세랑의 책엔 띠지가 없다.
정세랑 인터뷰 |
‘보건교사 안은영’ 때도 출판사측에 가능하면 굿즈는 안만들면 좋겠고 만들더라도 환경에 해가되는 쓸모없는 굿즈는 정말 만들지 않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단다. 민음사 유투브에서 그 말을 들었을때도 사진에 첨부한 인터뷰를 읽었을때도 참 좋았는데 그의 작품은 그런 맘들이 군데군데 녹아있어 더 좋다.
다른 사람과 다른 생명을 배려하는 인간에게선 언제나 좋은 아우라가 느껴진다.
자기 분야에서 할 수 있는만큼 노력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한 사람의 힘이 결코 작지 않다는걸 오늘도 배운다. (영향력이 큰 한 사람이긴 하다 ㅋ)
정세랑 월드에 더 깊이 빠지게 될 것 같다.
복날을 채소채소하게 보냈다는(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보내자는) 글을 여기저기 올렸는데 동참하셨다는 댓글을 받았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뻔했다.
한 사람이라도 같이 하는 분들이 생긴다는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힘내서 더 잘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4단계가 시작된 첫날이다.
낮에 스타벅스에 갔더니 오늘부터 또 개인컵 사용이 불가하단다. 일회용 컵에 준다는걸 매장컵에 달라고 부탁해서 마시고 나왔다. 곰이 사오라는 초코케이크는 매장에서 먹는 걸로 주문해서 셀프로 미리 챙긴 통에 옮겨담았다. 셀프포장 #용기내
과연 일회용용기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걸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이 공기중에서까지 발견되는 이 시대에 얼마나 더 많은 플라스틱을 쓰고 버리려는지 화가난다.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건 전례없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것이라는걸 모두가 깨닫고 편리보다는 이 세계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
왜 희망을 품지 않는편이 더 현실적인지 말해줄래?
- (…) 나같은 사람들,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행동에 나서야 하고 큰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사람들이 미래의 큰 이익(기후변화를 막는것)을 위해 작은 희생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우리는 죽음을 선택하는 쪽이 삶을 선택하는 쪽보다 더 편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죽이고 있다. (…) 언젠가, 어디에선가 틀림없이 어떤 천재가 우리 세계를 바꿀 기적 같은 기술을 발명해 우리가 생활을 바꾸지 않아도 될 테니까. 단기 쾌락이 장기 생존보다 더 유혹적이니까. 다른 누가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스스로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웃들이 하기 전까지는. 에너지 회사와 자동차 회사들이 하기 전까지는. 연방 정부가 하기 전까지는.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브라질, 영국, 그리고 전세계가 하기 전까지는. 매일 죽음을 지나치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니까. 뭔가 해야 한다고 서로에게 말한다. 마치 이 말을 하면 충분할 것처럼. 뭔가 해야한다고 자신에게 말하고는 오지도 않을 지시를 기다린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종말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단지 믿을 수 없을 뿐이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우리가 날씨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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