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이라는 말이 갖는 어감이 참 좋다.
혈액도, 공기도, 물도, 하물며 돈까지 세상 모든것의 순환이 잘 되어야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다.
그동안 모아뒀던(마셨던) 맥주병을 반환하고 보증금을 환급받았다.
꽤 쏠쏠하다.
독일에 처음 갔을때 생각이 났다.
내가 처음 독일에간 2003년에도 독일엔 Pfand(판트, 보증금) 제도가 있었다. 유리병은 물론 캔에도 붙어있었다.
콜라 가격이 20센트인데 판트가 30센트라 콜라보다 껍질이 더 비싸구나. 그때 처음 알았다.
<물건이야기> 의 저자 애니 레너드는 해악이 너무 커서 지구상에서 아예 없애버리고 싶은 두가지 물건으로 일회용 알루미늄캔과 PVC를 말했다.
당분이 가득한 정크푸드(콜라같은)를 담느라 추출, 운반, 폐기 모든 과정에서 말할 수 없는 해악을 끼치는 알루미늄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에 대해 개탄하다 못해 요술지팡이가 있다면 없애버리고 싶다는 것이다.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플라스틱의 해악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때문에 알루미늄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일도 벌어진다. (캔에 들어있는 생수를 파는 등)
하지만 알루미늄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것은 친환경이 아닐 뿐더러 옳은일도 아니다.
비닐을 대신한 종이봉투와도 같은 맥락이겠지만 우리가 편리를 위해 뭐든 한번쓰고 버리는 것을 하면 안된다.
플라스틱도 피하고 알루미늄까지 피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캔맥 보다는 병 재사용이 되는 국내산 병맥을 선택한다던지, 커피 캡슐대신 핸드드립을 이용한다던지, 캔을 구입했다면 재활용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분리배출하는 등 지구인으로서의 노력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부터 세계맥주와 편의점 4캔 행사의 유혹을 뿌리치고 병맥만 마신 나를 칭찬한다. ㅋㅋㅋㅋㅋ
맥주의 나라 독일맥주는 대부분이 병맥이다.
(술은 병나발이지…ㅋㅋㅋ) 그렇게 Pfand 한 유리병은 평균 44번 재사용 된다고 한다. (우리는 6-7회)
멋지지 않은가?
보통 맥주병 이쯤 모이는거 맞죠? ㅋㅋㅋㅋㅋ (2016년 독일) |
우리도 환경을 위해 병맥을 마시는 사람이 늘면 독일처럼 다양하고 맛있는 병맥주가 많이 나올것이다.
그 때까지 열심히 병맥을 전파하는 1인으로 살아야지…^^
재활용 보다는 재사용!!!
플로깅 하면서 박스째 버려져 있던 아이스팩 모아둔 것이랑, 명절선물 받아서 생긴 아이스팩 등 집에 쌓여있던 아이스팩을 다시 씻어 말려 마을사업소에 가져다드렸다.
우리동네는 왜 수거함도 없냐고 툴툴댔더니 모아서 세척소독 후 지역업체에서 다시 쓰는 순환사업이 있었다.
그곳에 갖다 드렸더니 아이스팩 세 개당 쓰레기봉투 하나를 주셨다. ‘이웃에게 라면 기부하기’ 행사에는 맥주박스에 붙어있던 라면사은품을 기부했는데 우리동네 살구나무에서 딴 살구로 만든거라며 레알 로컬푸드 살구잼도 주시고, em설거지 비누도 주셨다.
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런 마을사업까지 하고 있다는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아이스팩은 고흡수성 폴리머라 소각해도, 매립해도, 하수로 흘러들어가도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
타지도 않고 물에서도 땅에서도 독성을 내뿜는다고 … ㅠㅠ
당장 나의 편리만 생각하지 말고 열악한 노동환경과 환경을 생각해 택배도 좀 줄이고, 받은것은 함부로 버리지 말고, 순환될 수 있게 수거함에 모으는 등 모두가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겠다.
살구잼에 그리시니 조합은 짱!!! |
날이 더웠지만 차타지 않으려고 걸어서 이동했다.
땀으로 범벅이 되었어도 뿌듯했다.
샤워하고 나와서 낮에 받은 살구잼에 그리시니 더해서 새로 사온 맥주 마셨더니 참 맛있었다.
(환급받은 돈으로 다시 맥주 사왔다.ㅋㅋㅋㅋㅋ)
맥주도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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