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1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11.8.~11.12.)




 


김장하러 강릉에 간다. 


아침일찍 출발했는데 비도오고 월요일이라 한시간 넘게 달렸지만 경기도도 못벗어났다. 삼시세끼 거르지 않는 곰님 덕분에 아침을 다 먹네. 그런데 휴게소 우동 언제 이렇게 올랐어요? 간단히 먹고 출발! 가격이 아니네….


비오는 월요일이라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혔다. 천천히 와도 된다고 바쁠거 하나도 없다고 하시더니 도착하니 어머님이 다 해놓으심… 😭😭.

남은 배추 몇개라도 바르려니 손에 묻히지 말라고 극구 말리신다. 그럼 밥이라도 나가 먹자고 말씀드렸는데 이런날 나가면 별로라며 대충이라도 집에서 먹자고 밥까지 하셨다. 김장날 허리가 끊어질것 같은 그 고통을 알건만… 너무 죄송하고 염치가 없었다. 이맘때 여기서만 잠깐 먹을 수 있다는 자연산 홍새우도 쪄주시고 맛이 기가맥힌 김장김치와 어머님 밑반찬 곁들여 배가 빵빵하도록 잘 먹었다.



김장날 먹기만 한 뻔뻔한 부부는 시간이 남아 바닷가에 놀러갔다. 비는 그쳤는데 바람이 쌩쌩. 날아갈뻔했다. 찬바람을 맞았더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저녁은 해물뚝배기 먹었다. 국물이~ 국물이 끝내줘요.



곰이랑 짠~ 하면서 하루 마무으리^^





강릉은 주로 명절에 오기 때문에 맛집은 거의 문을 닫아 못간 경우가 많다. 여기도 줄 엄청 서있는것만 보고 먹어본적은 없어서 궁금했다. 짬뽕에 순두부 넣은 맛일거라고 예상하고 집에서도 몇 번 해먹었는데 딱! 그 맛이었다. 😅. 짬뽕이라고 하기엔 해물이나 야채가 너무 적고, 순두부라고 하기엔 순두부 양도 적고 고유의 느낌이 안나서 나는 별로였다. 주는것에 비해 가격도 너무 비싸다. 한시간이나 기다려 먹을 음식이 못된다.


순두부 젤라또는 매운거 먹고 얼얼한 입안을 달래주기에 적당했다. 순두부 맛이 아니라 두유 아이스크림 맛. 그런데 쓰레기 줄이려고 콘에 달라고 했더니 “콘은 양이 훨씬 적고 잘 흘러내리는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라고 했다. 젤라또가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퍼담기 어려운건 알지만 이탈리아에서도 오리지널은 콘이다!! 쓰레기를 두 개나(컵이랑 플라스티 숟가락) 만드는걸 권장하는 문화가 속상했다.(실내에선 다회용을 쓰던가!)

교동 899에서 친절한 사장님이 내려주신 쓰레기 1도 없이 맛있는 커피 마시며 위안을 얻었다.


저녁까지 먹고 출발하면 좋았을텐데 날씨가 안도와준다. 일요일 단풍구경할때의 따뜻했던 날씨는 어디가고 눈보라가 휘날리고 바람때문에 걷기도 힘든 날씨가 되었다. 이런날은 감속해야하니 차도 막히고 오래걸릴것 같아 일찍 출발해서 저녁은 휴게소에서 먹었다. 온소바 ㅎㅎ




눈이 막 내리더니 아침부터 춥고 흐리다. 뜨끈한 국물 생각도 나고 김장김치를 더 맛있게 먹고 싶어서 황태칼국수 끓였다. 뜨끈하고 구수하고 시원하고~^^ 먹고 있으니 ‘전날 술을 마셨어야 했나?’ 싶은 ㅎㅎ 속 풀리는 맛이었다.


김장김치를 척 얹어 한사발 클리어하고 어머님이 주신 홍시로 입가심도 했다. 홍시 사랑한다!!!




근처에 유명한 빵집이 있다. 그런데 빵을 사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너무 인기있어서 일찍부터 줄을 서야 살까말까인데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이번 휴가에 곰이 굳은 결심(?)으로 기다렸건만 월~수 임시휴무까지 겹쳤다.

빵을 꼭 사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곰이 아침부터 가서 득템에 성공했다. 여기 빵은 유기농 제철재료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맛도 있지만 크기가 엄청나다. 이 샌드위치는 거의 책 사이즈라 반을 잘라 둘이 먹어야 양이 맞다.


한입에 잘 들어가지도 않아서 질질 흘리며 먹었다 ㅎㅎ 재료가 모두 신선했다. 양송이 한팩을 모두 썰어넣고 스프 끓여 따뜻하게 곁들였더니 더 맛있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가을카레, 카레 끓일때 속에 야채를 넣지 않고 재료를 따로 토핑으로 올리면 계절의 변화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제철 카레가 된다. 가을에 제철인 뿌리채소들을 썰어 올리브유와 허브를 더해 오븐에 굽고 오분도미 밥 위에 병아리콩 조림도 올렸다. 반찬은 달랑 김치밖에 없어도 맛있게 뚝딱 할 수 있는 한그릇 음식.


잠깐 나갔더니 코끝이 시리도록 바람이 찼지만 하늘이랑 풍경은 가을이었다. 며칠째 흐리고 비가 잦은 가을이라니… 지금을 늦가을이라고 해야할지 초겨울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한 날이었다. 첫눈이 한달이나 빠르다던데… 이런 이상기후가 점점 더 심해질거라지?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라 색동가래떡 먹으며 이런 이상기후에 내게 온 귀한 먹거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전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도 물가도 올랐다던데.. 조금만 사다가 남김없이 늘 감사히 먹어야지.




아침에 동네 카페에서 커피한잔 사서 모임 갔다가 바빠서 한모금도 제대로 못먹었다. 집에 돌아오니 밥은 없고 뭘 만들기도 귀찮고 커피는 그대로 있으니 어제 곰이 사온 올리브 포카치아에 따끈한 커피로 점심을 때웠다.



팔자에도 없던 곰의 점심도시락을 싸다가 개발한 메뉴인데 내 입맛에 딱이다. 바다향 나는 단짠단짠 톳밥과 고소하고 포실한 두부의 조합이 얼마나 좋은지…잔뜩 만들어두고 먹어도 맛있다.



농업인의 날 토종벼와 우리작물 강의를 들었더니 농부님이 직접 재배하신 농작물을 선물로 주셨다. 나는 당당하게 토종무라고 외쳤는데 배추였다 ㅋㅋㅋㅋㅋ 배추국 끓여서 두부스크램블에 곁들였더니 꿀조합! 정말 맛있게 먹었다.


농부님이 토종배추 말고 루꼴라도 주셨는데 이건 2000년에 유럽에 사는 친구한테 얻어와 지금까지 20년 넘게 키우고 계신다고 했다. 루꼴라가 자라 꽃을 피우면 거기서 또 씨앗을 받고 그 씨앗을 다시 심고 그렇게 20년! ‘이것이 순환농법이구나! ‘ 싶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감동적인 루꼴라와 사과를 넣고 크롸상 샌드위치 만들고


어머님이 주신 밤으로 밤수프 끓여 홈브런치로 먹었다. 흐리고 추운 날씨와도 잘 어울렸다.




그리고 저녁은 전날 남은 톳밥으로 간단히 해결!!



짜장떡볶이처럼 보이는 이 아이는 냉털 자투리 재료 떡볶이다. 몇장 남은 유부넣고, 맥주안주로 먹다 남은 오징어도 넣고, 하얀양배추 없어서 보라양배추넣고, 파도듬뿍, 깻잎도 넣었다. 보라 양배추 때문인지 때깔이 짜장떡볶이같다. 사진엔 없지만 김말이랑 두부너겟도 같이 먹었다. 양이 많았는데 곰이 다먹었다. (밖에서 떡볶이를 사먹을 수 없는 이유 ㅋㅋㅋ)



이제 정말 추워져서 그런지 몸이 으슬으슬했다. 곰은 백신 맞은 팔이 갑자기 또 아프기 시작했다며 낮잠도 자더라. 주말 내 날이 좋지 않아서 집에만 있었더니 온몸이 찌뿌드드해서 뜨끈한 음식이 필요했다.


집에있는 채소들 다 넣고 깻잎이랑 버섯도 넣고 감자탕처럼 끓였는데 진짜 맛있었다😍. 감자탕은 깻잎 맛이었나? ㅎㅎ 채소에서 우러나온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에다 향도 좋고 무랑 감자도 푹~ 익어 너무 맛있게 먹었다.



별빛님 블로그의 가슴찡한 시를 읽다가 나도 냉장고에 남아있는 오이지 무쳤는데 이게 또 채소탕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두사발씩 클리어!!!!




한 사람이 완벽한 비건식을 하는것보다 10사람이 어설프고 불완전한 채식을 하는것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 식탁을 돌아보면 매일 고기가 빠지는 날이 없다. 어쩌면 매끼니 빠지지 않을 정도다. 현대인은 부족해서 아픈것이 아니라 과해서 병든다. 고기를 줄여보려는 노력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기쁘게 실천하면 내 몸에도 지구에도 좋은 일이다.


식생활은 더 이상 개인의 취향문제가 아니다!!



지금 그린피스에서 채소한끼, 최소한끼 약속하면 이메일로 채식레시피북을 받을 수 있다.


모두 ‘채소 한끼, 최소 한끼!’

채소 위주의 식단 함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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