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픈뒤로 못먹었던 빵을 먹으려고 했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 따뜻한 밥을 했다. 뜨끈하게 솥밥 바로 하고 냉장고에 봄동꺼내 무쳐서 남은 반찬이랑… 반찬이 없어도 방금한 밥이랑 봄동만 먹어도 맛있었다.
위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뭘 먹고 무리없이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아프지 말자!!!
분식파티~!!
얼마나 먹고 싶었던 애들인가 ㅎㅎ 날도 추우니 한살림 감자라면 끓이고 김밥이랑 만두도 곁들여 분식파티한 저녁식사다. 봄동 겉절이 남은거랑 어머님표 석박지를 더했더니 푸짐하게 완성되었다. 잘 안보이지만 라면에 콩나물도 듬뿍 넣었다. 그래도 아직 좀 조심스러우니 라면은 곰에게 반 덜어주고 먹었다.
한살림에서 세일하는 얼갈이배추를 한팩 몽땅 찹찹 썰어넣고 진하게 우린 육수에 건새우넣어 끓인 얼갈이 된장국.
진하고 달달한 맛에 다른반찬이 필요없다.
오분도미 밥이랑 국이랑 김치만 두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소중한 저녁식사.
밥을 새로 했는데도 그대로 두고 요런 애들이 땡겨서 데워먹었다. 안건강한 비건 가공식품 ㅎㅎ
남은 국물을 맛있게 먹는 방법.
국이 남았을때 소면을 삶아 말아 먹으면 새로운 음식인냥 먹을 수 있다. 된장국 한그릇 남은건 단호박 소면 삶아서 곰에게주고, 김치어묵 국물 남은건 우리밀 소면 삶아서 내가 맛있게 먹었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에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단다. ‘해넘이국수’. 뚝뚝 잘 끊어지는 메밀국수를 먹음으로 한해에 안좋았던 일들을 다 끊어낸다는 의미가 있다나? 멋진 풍습이라고 생각했다. 메밀은 아니지만 잘 끊어지는 우리밀 국수로 비슷하게 흉내냈다고 우겨본다. 안좋은일 액운, 나쁜 마음은 다 올해의 마지막 날에 끊어내기!!!
집에서 쓰는 비닐이나 지퍼백을 사지 않는다. 그래도 지내다보면 지퍼백이 잔뜩 쌓인다. 냉동실을 뒤지다가 부침가루 봉지에 들어있는게 뭔가 봤더니 새우였다 ㅎㅎ 그래서 결정된 12월 마지막 날의 메뉴는 새우 파피요트다.!!! 냉장고 자투리 채소 몽땅 넣고 부족한 감자대신 고구마 넣고 있는걸로만 만들었는데도 너무 맛있었다.
곰이 한살림에서 사온 닭강정도 만들어주었다.
새해에 나는 한달간 비건식 할건데 곰의 식사를 따로 만들어줄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ㅎㅎ 최후의 만찬 같은거랄까? ㅋㅋㅋㅋㅋ 친구가 준 브루어리 맥주도 더해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표고버섯과 다시마 넉넉히 넣고 우린 채수에 끓였는데도 떡국이 맛있었다. 곰은 ‘크어~ 좋다~!’ 하며 두 사발이나 먹었다. 동물성 단백질이 칼슘도 배출하고 골다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번 비건챌린지를 식물성 자연식으로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보는 기회로 삼아야지.
비건리셋1일차 성공!!!
저녁엔 너무 오래 담가둬서 뚱뚱 불어버린 팥을 삶아서 팥칼국수 끓였다. 불리는 동안 물을 갈아주고 한번 삶아 첫물을 버렸더니 색이 연해졌지만 유기농 국산팥, 소금, 물만 들어간 진국이라 맛있었다. 진한 팥맛의 건강식^^ 팥물을 조금 남겨뒀는데 새알심 만들어 팥죽 끓여먹어야지.
이번주는 비교체험 극과 극 같은 식단이었다.
주초엔 위가 아파서 못먹었던 것들을 보상하듯 먹어치웠다. 건강한 음식들이 아니었다. 위가 좀 괜찮아지자마자 그런 음식들이 생각난건 안먹은게 아니라 ‘못’ 먹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제’ 하는것과 ‘금기’ 인것은 다른 이야기다.
라캉이 말했듯이 금지가 욕망을 만든다.
이건 먹으면 안돼! 이건 해선 안돼! 하는 생각이 더 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내고 그걸 갈구하게 만든것 같다. 내 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만들어낸 욕망이다.
이번주엔 술도 두 번이나 마셨는데 그 다음날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아직은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았음에도 복수(?)하듯이 하고싶은 것들을 한것같다.
그런 나를 돌아보며 채식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채식이 종교라도 되는것처럼 이건 먹어선 안돼! 저건 나쁜거야! 라고 못박아두고 나를 괴롭히지 말고, 나란 존재란 늘 불완전하고 오락가락하며 미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데 중점을 두어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육식을 하는 타인에 대해서도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강요하지도 않으며 그냥 전달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건 챌린지를 하는 한 달 동안은 가공식품도 내 몸에 안맞는 음식들도 멀리하며 우선 좋은 컨디션을 회복하고 싶다. 그렇게 내 몸의 소리에 내가 제대로 반응해 온전한 필요를 깨닫고싶다. 건강하고 맑아진 몸에 좋은 정신도 깃들거라 기대한다.
다른것보다 평생갈 좋은 습관을 들이는데 신경써야지.
내 몸을 내가 잘 살피고 돌보고 챙기는 것!
2022년은 그 일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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