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달랑 한그루 유기농 복숭아 농사일기(22. 5. 21)
5.20 괴산 방문일은 여러 터닝 포인트(?)가 된 날이다.
처음으로 한살림 생산지인 괴산 눈비산 마을에 갔다가 다음날 토종벼 어울려짓기가 있다고 문경으로 끌려(?)갔고 거기서 내 첫 복숭아 나무도 생겼다. (내 나무는 아니고 내가 농사지어도 되는 나무지만 그냥 편의상 내 나무라고 하자 ㅎㅎ)
복숭아는 유기농으로 농사짓기가 너무너무 어려운 작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살림에도 유기농은 없다. 무농약이거나 자주인증 복숭아만 나온다.
이 복숭아 밭은 문경 두술도가 부부가 하시던 건데 두술도가 일이 많아지면서 할 수 없게 되셨단다.
무려 유기인증까지 받은 귀한나무들을 놀리는 것이 아까워 동네사람들과 어울려짓기 멤버들이 자기가 먹을 복숭아를 농사지어 가져갈 수 있게 해주셨고 나도 그 중 한그루를 받게 된 것이다.
나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말랑이 복숭아를 좋아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물렁한 복숭아는 없고 누르면 살짝 들어가는 백도는 있다고 하셔서 그 아이 한그루를 받아 농사짓기로 했다.
복숭아 나무와의 첫만남은 이렇게 예쁜 헤어리베치가 잔뜩 피었을 때였다. 사라진 벌들이 다 여기 와있나 싶을 정도로 윙윙 소리가 많이났다. 나는 보라색만 보고 ‘라벤더인가?’ 라고 했다가 구박을 구박을… (내가 무슨 말만하면 서울촌년이라고 엄청 구박한다. 🥲. )
사실 헤어리베치를 처음만난 날이었다.
‘녹비작물’ 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헤어리베치는 참 예뻤지만 내 허벅지까지 오는 키라서 다니기엔 너무 불편했다.
헤어리베치를 눕혀서 밟으면서 길을 내고 내 나무를 골랐다. 얘가 내 나무다. 가지가 옆으로 넓게 퍼져 해를 골고루 받을 수 있고, 위로만 자라지 않아 봉지를 싸거나 수확하기에도 좋은 나무.
귀여운 복숭아들이 벌써 잔뜩 달린것도 맘에 들었다.
보라보라한 헤어리베치와 내 표시(초록색)를 매달아 둔 복숭아 나무~^^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토종벼 어울려짓기 모내기에 동원되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를 내내 외쳤다는….
난생 처음 신어본 물장화(발에 고무장갑 낀 느낌)
난생처음 해보는 손모내기 ㅎㅎㅎㅎㅎ
이 나이에도 처음 해보는 거 참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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