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복숭아라서 벌레먹고 상처입은 것들이 더 많다. 차에 가져오는 동안에 더 물러진것도 있고 개미가 밭에서부터 같이와서 파먹은 것도 있었다. 귀한 복숭아 안좋아 지기전에 얼른 손질해서 병조림도 만들고 잼도 만들었다. 복숭아가 맛있으니 확실히 맛있었다. 손질하면서 씨에 붙어있는 과육들, 자투리들 계속 집어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저녁은 곰만주고 못먹었다.
유기농 복숭아로 배채우기^^
(자기 직전에 출출해져 과자한 봉 뜯은건 안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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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음식물쓰레기 수업 |
지역아동센터에 수업이 있어서 아점 먹고 출발했는데 급하게 먹고 나가다보니 국에 밥말아 김치랑만 먹은 사진이 없네.
아무래도 나는 오이를 참 좋아하는것 같다. 올 여름은 텃밭 오이를 일주일에 3-4개씩 꾸준히 수확했는데 김치를 담거나 오이지를 담는 등의 저장음식을 만들지 않고도 모두 먹었다. 반찬으로 간단하게 오이무치고, 고추도 된장에 무치고, 김치 2종 꺼내 같이 먹었다.
커피마시고 집에오는 길에 타르트를 사왔다.
곰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것이라 인심썼다 ㅎㅎ 엄마한테도 복숭아 갖다주고 집도 정리하고 빨래도 널어둔 뒤에 샤워 싹~ 하고 나와 같이 먹는 야식은 우리의 기쁨 ㅎㅎ 저녁이니 디카페인 커피에 딱 하나씩만 먹었다. 입에서 살살녹는 .. 맛있는 타르트였다.
내가 요즘 애정하는 간식! 장염 걸렸을땐 죽 대신 끓여먹고, 요즘은 바작바작 씹어먹는다. 구수한 맛 때문에 중독성 깊은 건강간식^^ 야밤에 먹는다는게 함정… 😆.
이제 마지막 남은 비건쑥만두에 감자어묵탕 끓이고 야채 듬~ 뿍 넣어 쫄면 만들었다. 오랜만에 종일 잘 챙겨먹었네.
할 일이 많아서 밥 사먹으려고 했는데 비가 또 엄청 내린다. 연속해서 재난문자가 계속 올만큼 막 내린다. 이런 날씨에 나가기 좀 그래서 라면이랑 우동 끓였다. 나는 매콤한게 먹고 싶어서 면보다 야채를 더 많이 넣은 라면먹고, 곰은 어묵이랑 떡 넣은 우동먹고, 부부의 따로 메뉴.
그룹홈 식생활 수업이 있는 날이다. 내 첫 주강 수업이면서 그룹홈 첫 수업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아침까지 교안을 확인하고, 필요한것들과 동선까지 체크했지만 실전은 다르다. 아이들 수업이라 떨리지는 않았는데 변수가 계속 발생했다.
다행히 드림팀 협력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맛은 입(미각)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후각, 촉각, 시각, 청각 오감으로 느끼는 거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요리활동도 했다.
안듣고 떠들고 제멋대로 구는것 같더니 마지막엔 대답을 잘해서 뿌듯했다.
무사히 마친 첫 주강 수업에 감사하다.
저녁은 건너뛰고, 수업이 끝나서 홀가분하게( 생각보다 별로 안홀가분함😅) 홈술했다. 그동안 아껴뒀던 두술도가(복숭아 밭 주인 부부님의 도가)의 오미자 막걸리 꺼내고 두부김치와 청포묵 김무침 만들어 냠냠. 김치도 한살림 채식김치니 비건 술상이다. 술이 애매하게 남았는데 안주가 없어서 비건 육포와 같이 먹었다. 비건육포는 식감까지 매우 육포스러웠지만 맛이 너무나도 인공적이라 다신 먹고싶지 않다. 그냥 건강한 제철재료 안주를 찾아보는걸로…
복숭아 수확 일주일만에 복숭아가 요만큼 밖에 안남았다. 첫 수확의 기쁨에 여기저기 나눠주고 수업때도 내 복숭아를 활용했더니(애들이 너무 잘먹어서 기뻤음) 훅 줄어들었다. 현지의 산신령님께 부탁해 복숭아를 조금 사볼까 했더니 7박스나 보내셨다. 귀한 유기농 복숭아를 이렇게 싸게 먹어도 되나 죄송스럽고 감사했다. 벌레먹거나 멍든애들 골라서 손질하고 바~ 로 콩포트 만들기 돌입! 그냥먹어도 맛있는 복숭아를, 게다가 향이 어마어마한 복숭아를 콩포트로 만들었더니 맛이 엄청났다. 향이 너무 좋아서 레몬즙 넣는것도 잊어버렸다. 많~ 이 나올줄 알았는데 몇 병 안나와서 당혹스러웠지만 다시 복숭아 부자됐다.
이번주엔 집밥도 많이 해먹고 따라서 채식도 잘 할 수 있었다. 유기농 복숭아를 수확해 매일 먹다보니 유기농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된 한 주였다.
어떤것이 지속가능하고 어떤 것이 좋은 일인지 생각하지 않고 우리는 그저 돈의 논리로만 생각하며 살고 또 그렇게 배워왔다. 안그러려고 하는데도 내 몸에 박혀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본주의적 생각들에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잦다.
그런 나를 알아차리고 변화를 꾀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주였던것 같다.
무역수지가 적자라고 한다.
적자인 부분을 보니 에너지와 식량에서 수입이 많았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는 식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가 없는거나 다를바 없는 (화석연료도 수입)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족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런 문제는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가 노멀인 시대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특별한 지하자원이 없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무역수지가 적자면 큰일이 나는것처럼 호들갑이다. 그런데 이미 7월에 바닥난 지구 용량 초과에 대해선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무역수지가 적자면 나랏돈이 줄어 내 월급도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줄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만 그 적자의 원인에 내가 기여했다는 사실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 수입된 곡물의 대부분은 가축의 사료로 쓰인다. 그 가축을 우리가 고기로 먹는 것이다.
• 내가 조금 덥다고 불편하다고 빵빵하게 켜놓은 에어컨과, 컴퓨터와 티비를 켜놓은채로 핸드폰 하고 있는 습관 때문에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
• 물건이나 식품이나 모든 것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때는 생산 단계다. 금방쓰고 버리는 소비와 공장에서 나오는 것을 위주로 먹는 식습관도 에너지 과소비의 원인이다.
고기를 주로 먹고, 제철이 아닌걸로 먹고, 수입된 것으로 먹으며, 마트에서 파는 포장된 완제품을 선호하고, 주로 공장에서 나오는 것을 먹으면 (거기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 등을 차치하고라도) 무역 적자 뿐 아니라 지구자원 적자, 쾌적한 환경 적자, 인간 수명적자도 면할 수 없다.
우리의 식습관과 소비습관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정말 적자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 같이 방법을 모색해보면 좋겠다.
정말 중요한 적자를 막으려면 더 많은 자동차와 핸드폰을 팔아야 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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