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봐도 목 안쪽이 붓고 오돌도돌 튀어나왔다. 목이 칼칼하고 답답해서 뜨끈하고 매콤한걸 먹고 싶었다. 오랜만에 비건라면 끓였다.
쫄면해먹고 남은 야채를 다 넣었더니 비빔면처럼 물이 줄어들었지만 그덕에 짜지 않고 야채도 많이 먹으니 좋았다.
과일도 사와서 챙겨먹고 목아프니까 뜨끈한 대추차 앞에두고 토크토크.
저녁 논의 때는 어묵탕에 들어있는 유부주머니(당면만 들어있는 유부주머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로 배를 채웠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과일을 많이 주셔서 넘 좋았다.( 배려해주셔서 나 혼자 다 먹은듯하다.)
배부르고 건강하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비건리셋 10일차 마무으리~!!
저녁는 원래 점심으로 먹으려던 한살림 떡이랑 비건 라이스 음료 먹었다. 요 음료는 사회적 기업에서 새로 나온건데 한살림에서 판매한다. 비건 마크가 있어서 신선하다. 아침햇살 맛은 아니어도 달작지근하니 자극적이지않아서 먹을 만하다.
(그런데 플라스틱 쓰레기 어쩔… ㅠㅠ)
어린이 식생활 수업이 있어서 아침 일찍 나섰다. 혹시나 수업하는데 배고플까 싶어서 10곡식빵에 땅콩크림발라서 라이스 유와 함께 도시락싸가서 아침으로 먹었다.
저녁도 아주 푸짐히 먹었다.
누가 과일안주 시켰냐고 살짝 구박받았지만 비건안주로 먹다가 어묵탕에선 버섯 냠냠ㅎㅎ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도 이질감 없는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채식이 아무리 환경을 위해서나 동물권을 위해서나 내 몸을 위해서 필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강제할 순 없다. 설득하고, 기다리고, 또 함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과정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도 일어난다. 더 많은 곳에 더 많은 비건옵션이 생기길 기대하고 요구해야지.
나는 단감을 안좋아하는데 어쩌다보니 단감이 생겨서 점점 늙어(?)간다. 아침에 줌 교육 들으면서 깎아먹었는데 살짝 물러져서 망고같은 식감이됐다 ㅎㅎ 내가 딱 좋아하는 물렁한 애들 ㅋㅋㅋㅋ
남은 단감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 ^^
보통은 직박구리, 참새, 박새가 단골인데 올 겨울 먹이가 부족한지 정말 다양한 새들이 찾아왔다. 오늘은 상태가 안좋아지려는 홍시감을 올려두었더니 물까치떼가 찾아와 먹고 갔다. 단체로 후두두둑 날아와 다시 가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먼저 한마리가 망보듯이 날아오더니만 ’얘들아 여기 먹을거 있어‘ 라고 소문냈는지, 다 날아오더라.
과일은 역시 곰표(곰이 씻어서 갖다준)ㅎㅎ👍.
비건 떡볶이와 납작만두로 분식저녁 먹었다. 만두 랑 같이 먹으려고 양배추와 깻잎채 곁들였는데 너무너무 잘 어울렸다. 양배추 반통 채 썰은걸 다 먹고도 모자라서 서로 먹지말라며 투닥거렸다.ㅎㅎ
곰은 남은 떡볶이 국물에 밥까지 비벼 클리어하고 나는 귤 까먹으며 입가심했다.
하루를 아주 개운하게 쾌변으로 시작하고 ㅎㅎㅎ 과일로 아침을 먹었다. 망고식감의 단감과 귤, 그리고 딸기를 한접시에 예쁘게 담아보았다. 과일을 첫끼로 먹다가 냉병에 걸린 경험이 있는 1인은 따뜻한 차를 곁들이는걸 잊지 않았다지
저녁엔 야채랑 버섯 듬뿍 넣어 순두부찌개 끓여먹었다. 비건으로 순두부찌개 끓일땐 고추기름에 마늘을 볶을때부터 간장을 넣어 간을 해주고 진한 채수를 조금만 부어서 재료에서 나온물로 찌개가 되도록 해야한다.
심심할때 하나씩 집어먹은 간식도 모두 비건!!
주말에 요즘 핫하다던 ‘캐나다 체크인’을 몰아보았다. 효리가 캐나다에서 입양간 유기견들을 다시 만나는데 개들이 알아보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나는 dog person 이지만 엄마가 반대해서 직접 개를 키워본 경험은 거의 없다. (기억없는 어린시절에 키웠다고 한다.) 그래서 키우던 개들이 먼저 죽었을때 펫로스 증후군으로 오래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데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기후위기 때문에 채식을 한다.
사람보다 더 많은 공간, 인구보다 훨씬 많은 가축들이 오로지 고기가 되기위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상한 현실. 미친 공장식 축산업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볼 수 없었다. 공장식 축산업의 잔인함과 오직 이윤만 따지는 비윤리적 행태에 나까지 보태고 싶지 않았다.
감자는 다 자라는데 100일이 걸리지만 닭은 35일만에 죽는다는 현실도 끔찍했다.
채식을 시작하고 하고 있는 이유는 달랐어도 동물권에도 자꾸 관심이 간다.
사람을 잘 따르는 똑똑한 동물들을 귀여워 하다가
불고기를 먹으러 가는 일에 모순을 느낀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라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동물해방>을 읽고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윤리학자와 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비건이 되었다는 <습지주의자>의 김산하 박사도 떠올랐다.
우리가 돼지랑 소랑 닭은 먹고 개는 키우고, 어떤 동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다른 동물은 잔인하게 도살하는건 모두 종차별이다. 고기는 먹지 않지만 물살이를 먹는건 괜찮은걸까? 나는 종차별의 범위만 조금 좁혔을 뿐 여전히 종차별주의자이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얼마나 많은 문제을 일으켰는지 우리는 직시할필요가 있다.
어떤 생명이든 자기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다른 생명을 취해야한다. 따라서 내가 먹는 것이 생명이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감사하며 꼭 필요한 만큼만 취해야 한다. 감사함을 잊은 우리 식생활이 자업자득으로 우리를 망가뜨리고 있다.
내가 먹는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지.
그 계기가 되어주고 있는 이번 비거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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