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5.8.-5.14.)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더욱 격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날이다.


할 일이 많은데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지는 않고 있으니 거 참 … 밥도 안먹고 싶었지만 배가고파 라면 끓여 먹었다.



저녁은 곰이 사온 김밥이랑 치즈 핫도그로 때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래서 또 속이 안좋고 기분이 나쁜 악순환의 날이다. 내 몸에 미안해서 과일이라도 신선하게 먹어줬다.


탈이났다. 내 몸은 참 정직하다고 해야할까? 고맙다고 해야할까? 좀 안좋은 음식이 들어가거나 몸에 무리가 되는 정도로 먹으면 바로 탈이난다.

아침에서야 겨우 잠들어 일어나니 그래도 괜찮다. 오랜경험으로 이럴땐 안먹는게 낫다. 너무 배고프면 따뜻한 야채나 밥을 조금 먹어도 좋고, 종일 굶다가 곰 저녁 주려고 밥을 했다.



밥은 남은게 있고, 따뜻한 야채수프를 좀 끓일까 싶어 채개장 끓였다. 고추기름에 파와 마늘을 볶아 끓였더니 계속 기침하고 재채기하고 난리.

국물보다 숙주랑 야채를 하나가득 담아 먹었다. 소화도 잘 되고 아무렇지 않은거보니 몸이 참 잘 안다.



오랜만에 텃밭에 나갔더니 참 좋다. 만날 만나서 뭔가 하기로 해놓고 밥먹고 계획하고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서 헤어지곤 했었는데 퍼머컬쳐 실험실에 지주대 설치해 토마토도 심고, 호박 울타리도 해주고, 다른 모종들도 심고 일을 많이 해결해서 좋았다.



중국집에 갔다. 날이 더워서 밀면을 시켰다. 그런데 국물은 시원하고 괜찮았지만 면이 너무 굵어서 별로였다. 차가우니 면이 딱딱해져서 더욱 별로였다. ㅠㅠ 그래도 남음제로했다.



처음으로 상추 수확도 하고, 중간중간 쉬어가며 일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결국 줌 회의도 못들어가고ㅠㅠ 퇴근길에 곰이 픽업한다길래 기다렸다 같이 들어왔다.



수확한 상추로 저녁을 해먹어도 되지만 배가 고파서 오는길에 먹고 들어왔다. 크림스파게티~!!

생각해보니 종일 밀가루만 먹었네.




다시 또 텃밭 ㅎㅎ 남은 모종을 또 심고, 꽃도 더 사다 심었더니 기부니가 좋았다. 물도 넉넉히 담아두고 퍼머컬쳐 텃밭정원도 두 조각(?) 완성해서 보고있으면 뿌듯하다. 아무것도 없던 땅이 초록초록해지고 앉아 쉴 수 있는 파라솔도 펴두고, 텃밭정원도 가꿔지니 종일 있고싶다.



순남님이 도와주셔서 같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것 같다. 점심은 보리밥으로 냠냠. 제철채소가 가득, 반찬도 제철 재료가 많아서 좋았다.



나는 사연있는 요거트스무디를 마셨더니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저녁은 토종콩 종류별로 넣고, 텃밭 수확 쌈채소와 쑥전도 부쳐서 곰 밥상 차려주었다. 배고팠는지 맘에 들었는지 상차려놓으니 벌써 먹기 시작한 곰. 건강밥상이지?? ㅎㅎ



더 늦은 저녁, 잡채 볶아서 맥주랑 같이 먹었다.

이상하게 종일 배가 안고프다. 안먹어도 배부른 상황인가? ㅋㅋㅋ




연합 논살림 현란님이 오셔서 논에 갔다. 논둑식물로 화관도 만들고, 우리논의 활용법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텃밭과 논의 콜라보에 대해서도 배웠다. 우리 밭 주변의 이름모를 풀들 이름을 알고 걔들을 활용하는 법들도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식물과 곤충과 생태의 연결에 대해 점점 알아가는 것이 좋다.




페트병 논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바로 앞에있는 두부집에 갔는데 그 사이 또 천원이 올라있었다. 안그래도 싸지 않은데… ㅠㅠ

남음제로에 동의하고 실천하는 사람들과의 식사라 끝까지 다 남음제로 할 수 있었다. 종이컵 때문에 커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사랑한다.



집에 오는길에 한살림에 들러 재료를 사고 오랜만에 집김밥 싸먹었다. 콩밥에 신선한 재료, 내 텃밭 상추도 들어간 야채가득 김밥과 솎은 뿔 시금치가 들어간 얼갈이 된장국은 건강하고 맛있었다.



곰이 싱겁다고 해서 생각해보니 밥에 간을 안했네 ㅋㅋㅋㅋㅋ 비건청양마요 사둔걸 소스로 찍어먹었다.




아침일찍 엄마랑 곰이랑 텃밭에 나갔다. 어버이날을 그냥 보내서 같이 밥도 먹고 시간 보내기로 했다. 텃밭인생 3년 동안 매년 바뀌는 텃밭 ㅎㅎ 내 이번 텃밭도 보여주고 상추랑 시금치도 수확했다.



엄마가 단양여행때 처럼 떡갈비 먹고싶다고 해서 열심히 검색해보았는데 대부분의 외식 식당이 미국산 소고기를 쓰고있었다. 심지어 1인분에 6만원짜리도 미국산ㅠㅠ. 좋은 날, 가족들이 다 모인 날, 채식식당엔 못간다고 해도 수입산 고기로 만든 음식을 먹으러 가고 싶지 않았다. 안그래도 탄소배출이 심한 소고기에 탄소를 더 뿜뿜하며 머나먼 나라에서 가져온 애들이라니… 우리는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며 지구를 입에 넣고있다.

근처에 건물은 허름하고 서비스와 분위기가 좋진 않지만 재료가 국내산이고 맛이 좋은 중국집이 있다고 가자고 했다. 처음엔 시큰둥했는데(특히 울곰이.. ) 다행히 모두가 만족인 코스였다. 가족들이 같이 가기에 적당한 채식식당을 찾아봐야겠다. 텃밭에서 땀흘렸으니 목욕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차막히는데 엄마 모셔다드리고 왔더니 저녁. 밥도 안먹고 그대로 기절했다. ㅎㅎㅎ




점심은 쑥전, 부추김치, 멸치볶음, 남은 채개장 으로 원플레이트로 차렸다. 메인반찬은 토종 흰당근 잎 볶음!!!



원순님이 솎아주신 토종 흰당근 잎을 참기름에 살짝 볶았는데 아직 여려서 그런지 향긋하고 맛있었다. 당근잎을 먹기위해서라도 당근을 심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푹~ 자고 일찍 일어나 곰이랑 같이먹는 맛있는 밥상.



남은 김밥재료로 김밥 어게인. 지난번엔 싱거웠다는 곰의 컴플레인을 받아들여 ㅎㅎ 밥에 간도 빼놓지 않고 하고 콩을 듬뿍 넣은 밥에 좋은 재료를 다 넣고 쌌다. 논미나리는 장떡으로 만들고 어제 수확한 뿔시금치 된장국 끓여서 맛있게도 얌냠.




우리가 음식의 힘을 바로 보지 못하는 까닭은 음식의 진정한 의미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음식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익히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먹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고 제대로 알면 다른 사람과, 또 이 세계와 다시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이 시토피 아의 진정한 의미다. 음식을 이용해 인간으로 사는 의미가 무엇인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료 인간 및 비인간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함께 식사함으로써 우리는 현실에 뿌리내리고 더 나아가 더 큰 질서에 연결될 수 있다. 한동안 시간의 내부와 외부에 존재하며 깊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캐롤린 스틸 <어떻게 먹을것인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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