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구하는 채식일기(23.5.22.-5.28.)








이틀간 성평등 강사 보수교육을 듣는다.


별 생각이나 기대 없이 갔는데 강의도 참 좋고, 내 교안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 좋은책도 많이 추천받았다. 

열심히 읽어야 한다고, 제대로 준비도 공부도 안하고 수업에 들어가는건 방만이라고 하셨다. 그런 마인드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미리 읽어간 <젠더 감수성 교실>은 모든 학부모와 교사가 꼭 읽어보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남녀 차별적인 사람에 성 고정관념이 심각한 상태인지 깨닫게 된다.



수업 끝나고 성아샘이랑 근처에서 밥 먹었다.

맛은 평범했는데 된장찌개도 생선도 너무 짰다. 그래서 김치나 장아찌를 다 먹을 수 없어 남기게 된 것이 아쉽다. 채식보다도 더 큰 실천은 ‘남음제로!’ 인데 말이다. 흑흑.



나는 배가 고파졌는데 곰은 좀 늦는다고 해서 먼저 먹었다. 조금 남은 육수에 북어국 끓이고, 콩 잔뜩 넣어 현미밥하고, 남은 치즈 신선할때 먹으려고 토마토 치즈 샐러드도 만들었다.



조금 늦게 온 곰은 만두 구워서 만두밥 만들어줬더니 너무 잘먹었다. 간장대신 메밀국수 소스로 비벼줬더니 달달한 맛이 나서 더 맛있었다. (나도 해먹어야지 ㅎㅎㅎ) 매봉농장의 유기농 토마토는 열과와 많이 익어 물렁해진 걸 골라 주스로 갈았더니 저세상 맛이다. 곰도 한 잔 주고 맛있게 완샷!!


어제는 지갑을 안들고 나가서 종일 송금하며 다녔는데 오늘은 또 핸드폰을 두고 나갔다. 그래서 점심에 먹은 비빔밥 사진은 못찍었지만 은근 자유로웠다. 의도치 않은 디지털 디톡스 ㅎㅎ

성평등 교안 시연하고 평가받는 시간이었는데 (지적사항도 많았지만) 칭찬받아서 기부니가 좋았다. 그동안 왜 나만 교안을 만드냐고 억울해했던 옹졸한 마음들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밥 먹으면서는 울 샘들과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채식을 시도하고 싶으니 책이나 자료를 추천해달라는 샘도 있어서 기뻤다.



텃밭에 나갔다. 밭벼도 심고, 수확도 하고, 공동텃밭에 물도주고, 씨앗도 뿌리고… 무엇보다 물탱크에 물을 하나 가득 받아놨더니 좀 든든하다. 당분간은 걱정 없겠지?



곰이 출장가서 집에 없다. 텃밭일 마치고 근처에서 저녁먹었다. 요즘 여러 일들로 힘든 현주언니 위로할겸 언니가 가고 싶다는 곳에 갔는데 맛도 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언니가 많이 위로가 됐다고 해서 좋았다.




토박이 씨앗 살림운동 안내자과정 수업이 있는 날이다. 실습 수업이라 토박이 요리를 만들었다. 보기에도 너무 예쁜 두메부추 꽃김밥이랑 곰취 페스토, 죽순스프 만들어 맛있는 점심 먹었다. 너무너무 잘먹어서 배가 빵빵했다. 좋은 사람들이랑 의미있는 활동도 함께하고 생각해볼 거리들도 있어서 참 좋다. 토박이 씨앗을 많이 알리고 또 먹어야지.



수업 끝나고 근처 성곽구경도 하고 저녁 먹은 후에 야경도 봤다. 여긴 어릴 때 우리 고모가 살던 곳인데~ 진짜 오랜만에 와봤다. 엄마 손잡고 버스타고 올라오던 생각이 났다. 그 장소에서 또 다른 추억이 생겼다.



저녁은 네팔 인디아 음식점에서 이색적인 메뉴로 먹었다. 양송이 카레랑 갈릭난이 제일 맛있었다. 네팔과 인도는 채식을 많이 하는 나라인데 메뉴가 완전 현지화(우리나라화) 되었다. 고기가 많고 채식은 적었… ㅠ 종이빨대도 쓰고 수건으로 물티슈를 대신하는 점이 맘에 들었다. 의식있는 식당같아서 좋았다.



다 먹고 나오는데 펜넬씨앗과 설탕을 입가심으로 주셔서 신기했다. 네팔이나 인도지방엔 밥을 먹고 이렇게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럼 입안에 남아있던 향신료 냄새가 사라진다고 ㅎㅎ 펜넬 씨앗도 펜넬과 똑같은 향이 나서 신기했다. 작물의 잎과 꽃 씨앗도 비슷한 맛을 가지는거 참 신기하다.



언제나 즐겁고 또 빵빵터지는 우리 위원회 회의 끝나고 점심 먹으러 갔다. 점심메뉴 선정은 늘 어렵다. 또 만만한 코다리 집에가서 코다리조림 먹었다. 남음제로 한다고 옆 접시의 남긴 코다리를 열심히 먹었더니 내 양보다 과식해서 속이 안좋았다. 날 더워서 찬것까지 열심히 먹었더니만 더욱 소화가 안돼서 결국 저녁은 못먹었다. 외식할 때 남음제로 하려고 애쓰다보면 이렇게 과식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먹을만큼만 덜어먹으면 좋을텐데… 어려운 일이다.



퍼머컬쳐 치유의 정원 견학도 갈 겸, 복숭아 봉지도 쌀 겸, 문경에 간다. 연휴라 막힐것 같아 아침부터 준비해서 서둘렀더니 안막히고 잘 도착했다. 농번기라 일시적으로 운영중인 식사 예약해서 맛있게 먹었다. 묵밥과 채소반찬 냠냠.



헤어리베치가 풍성히 자란, 예쁜 복숭아 밭에 도착!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내 백도나무는 알도 굵고 잘 자라있었다. 전지작업이 그렇게 중요하구나 싶었다. 이번엔 두 그루인데다 곰도 없이 가서 어떻게 다 싸나 싶었는데 고맙게도 현주언니가 도와줘서 금방 다 쌌다. 같이하니 더 재미있고 시간도 빨리 갔다.



저녁은 작년에 이어 엄청난 뷰맛집 유상형님네서 다~~ 같이 모여 먹었다. 오랜만에 만난 상은언니랑 태윤 도윤이도 같이했다. 다들 고기를 구워먹었지만 내꺼라고 톳밥에, 버섯과 오징어도 챙겨줘서 아주아주 맛있고 배불리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 예쁜 동네 산책하면서 빵 사왔다.

집에서라면 나가기 귀찮다고 곰을 시켰을텐데 풀이랑 나무랑 꽃들 보며 현주언니랑 얘기하면서 다녀오니 좋았다.



빵에 명이페스토 발라 먹고, 손바닥 텃밭에서 방금 딴 채소, 방금 딴 딸기 두 개 넣고 소금과 생들기름 사과농축식초만 넣어 만든 샐러드를 아침으로 먹었다. 참 맛있었다.




퍼머컬쳐 치유의 정원에 갔다. 부처님오신날 휴무라고 써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주인 부부가 열어주셨다. 예쁘게 잘 가꾼 치유의 정원도 구경하고 희안하게 생긴 닭들이랑 공작도 보고 맛난 커피 마시며 우드체험도 했다.



처음 갔을땐 브레이크 타임이었고, 두번째 갔을땐 일욜 휴무, 이번엔 아주 예약까지 해서 먹은 문경 고모산성 맛집<벨라테라> ㅎㅎ 가격도 적당하고 다 맛있었다. 곁들인 와인도 맛있어서 또 사보려고 사진 찍어왔다. 나는 멜로보단 까베르네 쇼비뇽을 좋아하는데 맛있게 마셨다. ㅎㅎ 즐거운 분위기라 더 그랬을지도^^



곰을 문경으로 오라고 했다. 비도오고 연휴의 시작이라 차도 막혀서 오~ 래걸려 내려온 곰이랑 마당에서 바베큐했다. 불피우고 그릇 나르고 짐 옮기고 등등 내가 왜 캠핑을 안좋아하는지 다시금 확인한 시간이 되었지만 색다른 경험이라 좋았다. 한참 즐겁게 밖에서 밥먹는 중에 비가 후두둑 떨어져서 테이블을 또 옮겼다. 밥먹다 세 번이나 상옮겨본사람?? ㅋㅋㅋ



배가 불러서 곰이랑 동네한바퀴 돌고 들어왔다. 동네 개들이 몽땅 짖어서 민망했던건 안비밀.



아침부터 숯불에 고등어 구워보신 분??? ㅎㅎㅎ전날 나는 고등어 굽고, 곰은 고기구워주려고 했으나 너무나도 꽝꽝얼어 해동이 안되는 바람에 아침에 굽게 된 고등어. 두번째라 그런지 곰의 숯불 붙이는 솜씨가 훨씬 나아졌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와서 비내리는 바깥풍경을 보며 연탄광(?)에서 구워먹은 아침 ㅎㅎ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 야무지게 다 먹었다. 비오는 마당을 보며 아이스커피도 한 잔했다. 4월에 왔을땐 벚꽃이 만개했었는데 한달 여 사이에 초록초록 해지고 풍경도 변했다.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앞마당 갖고싶다.



근처에 있는 박열의사 기념관에 들러 구경도 하고 비오는 동네 풍경도 보았다. 비와서 산신령이 나올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고모산성에도 올라갔다.



맛있는 커피랑 휴게소 김밥 먹고 집으로 고고싱.



안막히고 일찍 도착할 줄 알고 점심도 대충먹고 출발했는데 역시 수도권 근처에오니 막히기 시작했다. 포장해온 수수부꾸미랑 도토리묵 무침, 현주언니 텃밭에서 솎아온 상추넣은 비빔밥 얼른 차려서 막걸리 한잔 곁들여 저녁먹었다. 넘넘 맛있었당. 비오는 밤 더 잘어울리는 메뉴.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구독하는데 이번 지구농사 편은 특히 매우 좋은 내용들이 그득하다.



지구농사를 짓는 지구 농부들이 직접 전하는 내용이라 그 힘과 메세지가 더 강력하게 다가온다.

내손으로 키워 먹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도시에서의 삶이란 얼마나 자연스러움과 멀어져 있는것인지 그저 그렇게 시장의 원리에 내 먹거리를 맡기는 삶은 얼마나 위태하고 위험한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위기 문제가 화두인 시대, 어쩌면 우리는 이미 식량위기 속에 살고 있다.


식량 위기 상황에서 국민 개개인은 식량 확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없다는 뜻이다. 위기 상황에서 국가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자기 결정권을 잃게 만든다. 수도권에 90퍼센트 넘게 살고 있는 상황에서 개개인은 농부와 연결고리가 희미해지고 있다. 그 연결을 국가와 유통기업이 대신해주고 있다. 먹거리 생산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먹거리에 대해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사실 없다. 국가와 유통기업이 제공해주는 틀 안에서 돈으로 모든 식랑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이미 식량 위기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지금 당장은 돈이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 주지만, 식량 위기 상황에서는 웬만큼 돈이 많이 있지 않고서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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