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기후위기/살리는 식습관]우리가 사랑한 바다, 지속가능한 수산물







나는 환경문제 때문에 채식을 한다.


공장식 축산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점을 알고부터 그 산업을 보이콧 하기위해 채식을 하지만 비건은 아니다. 그리고 비건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해산물까지 먹는 페스코테리언이다.

내가 해산물을 먹는것엔 여러 이유가 있다.


과일 채소처럼 해산물엔 ‘제철’이 있다. 특히 겨울철 땅에 먹을것이 귀해지는 시기에 바다는 반대로 해산물이 풍부해진다. 이는 자연의 이치다. 우리나라처럼 국토의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해산물을 즐기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해산물에도 문제가 아주 많다.


바다를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주범이 어업이다.

많은 해양쓰레기를 만들고, 안강망으로 싹쓸이 해 잡으며 필요없는 어종은 죽여 다시 바다에 버리는 등 그 해악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게다가 양식은 바다의 공장식축산과 같다. 거대한 양식장에 가득한 물살이들이 서로의 살이 닿을정도로 밀집사육되며 그 안에서 먹고 싸는 모든 것들이 바다로 버려진다. 밀집사육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전염병과 문제들은 엄청난 양의 항생제로 해결되며 그 역시 바다에 여과없이 버려진다.


그래서 나는 페스코테리언이지만 연어는 절대 먹지 않는다. 광어 도미 등 다른 양식생선도 먹지 않는다. 총알오징어나 노가리 같은 어린 개체도 먹지 않고, 참치회도 먹지 않지만 참치캔은 여러 이유로 완전히 멀리하진 못하고 있다. 환경호르몬 때문에도 피해야하는데 말이다.


어쨋든 내가 먹을것과 먹지 않을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업데이트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이 세상에 해를 입히지 않고싶다.



그런 와중에 이 강연에 다녀왔다.

5월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마르쉐 @여의도 the-k 교직원공제회 에서 열린 <우리가 사랑한 바다>



처음엔 너무도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과 황홀한 바다 생명체들에 반해 한참을 감탄만 했다. 왜 강연 제목이 <우리가 사랑한 바다>인지 알것 같았다.


그리고 그 사랑스런 바다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다나물을 먹는다.

우리나라가 환경문제에서 잘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데 남해가 블루카본의 보고라고 cnn에 나온적이 있단다.

김, 다시마 등 바다나물을 양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조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고안해내고 또 실행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가 수산물 소비량 1위, 일본과도 많이 차이나는 1위, 또한 양식수산물 소비는 압도적인 1위. 이로인한 문제가 아주 많지만 해조류 양식덕에 블루카본의 보고도 만들었다. 나사 우주선에서 봐도 바다가 푸르게 보일 정도로 남해는 바다숲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바다나물을 많이 먹는건 바다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때, 김이나 미역만 좋아하지 말고 뜸부기나 가사리 등 다양한 해조류를 먹어서 인위적으로라도 생물다양성을 늘린다.


염생식물- 함초, 7면초 등 소금을 대신할 수 있는 바다 식물들이 있다. 염생식물도 관심가지고 재배하는 생산자가 생기도록 만든다. 그러면 갯벌을 살리는 효과가 있다.



✔️작은 바다생선을 먹는다.

작은 바다 생선은 개체 회복속도가 빠르다. 참치 한마리를 잡아먹었을때 회복하는데 1년이 걸린다고 한다면, 멸치는 같은 기간에 몇백만 마리가 생긴다. 양미리 멸치 디포리 같은 작은 생선은 생애주기가 짧아 다 자라는 속도도 번식하는 속도도 빠르다. 작은 생선을 먹는건 바다의 순환도 돕는다.



✔️다 자란 생선을 먹는다.

총알오징어, 노가리, 팔뚝만한 대구 등을 먹지 않는다. 성체가 아니다.


출처: @ourplaneat

삼치는 1미터가 넘게 자란다고 한다. 먹을만한 삼치는 80cm이상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먹고 시장에서 본 삼치는 커봐야 팔뚝만하다. 80cm 이상의 큰 애들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고 우리나라에는 없기 때문이다. 작은 삼치는 어린개체 이기도 하지만 퍽퍽하고 맛도없다.



✔️참치 어업은 바다 생태계를 많이 파괴한다.

먼 바다에서 오는 큰 생선들은 어업부터 파괴적인 방식을 취하며 무분별한 남획을 한다. 대형어류를 잡기위해 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도 심각하다.



참치를 먹는다는건 그런 파괴적인 일에 발을 담그는 일이다. 안먹으면 가장 좋겠지만 어렵다면 두 번 먹을거 한번만 먹고 지속가능한 수산물 마크가 있는 제품을 먹으며 가급적 지역에서 잡힌 로컬생선을 먹는다.




(찾아보니 우리집에 있는 참치가 지속가능어업 국제인증수산물 캔이었다. 동원이나 사조(우리나라 기업은) 악명높아 사지 않는다. 그래도 더 덜먹어야지. )



✔️지역생선을 먹는다.

쑤기미, 감자떡, 등등 이름도 생소하고 모양도 신기한 로컬생선들이 많다. 그 지역에서 작은 어부들이 잡은 제철생선을 먹는다. 모두가 광어 우럭 전어를 먹는 건 부자연스럽고 무서운일이다. 어부와 소통하며 조리법 등도 물어본다. 몇월에 어느동네에 뭐가 나서 뭘 먹는게 맛있는지를 아는게 진정한 미식이다.


✔️사료가 필요하지 않은 양식수산물을 먹는다.

예를 들어 연어살 1kg을 얻기위해서 5kg의 잡어 살을 사료로 먹여야한다. 그것도 맛있는 생선들을… 비 합리적이고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연어양식은 밀식양식으로 항생제를 많이 뿌려서 해양오염을 심각하게 시킨다. 보기에 예쁜 주황색 살을 얻기위해 발색제도 넣는다. 이 모든 것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연어는 먹지 않는것이 가장 좋다!!!)


멍게, 가리비, 소라, 굴 같은 애들은 던져 놓으면 그냥 잘 자란다. 따로 사료가 필요없다. 이런 양식 수산물을 먹는다. 스티로폼 부표 때문에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있는데 이 또한 소비자가 바꿀 수 있다. 더 무겁고 비싸고 작업이 힘들지만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 대체 부표를(친환경 양식)사용하는 생산자를 응원하고 이용한다.



✔️성게

성게는 바다나물을 엄청나게 먹어치운다. 먹는양도 많고 번식력이 좋아 성게가 지나간 자리는 사막화된다. 도미과 애들이 성게를 먹는데 사람이 좋아하는 생선이라 도미과 애들이 대부분 멸종위기가 되었다. 천적이 사라져서 개체수가 많아졌다. 게다가 번식력이 엄청나서 더욱 많아지고 있다. 보이는 족족 성게를 먹어야 한다. 속초, 태안, 제주, 거제 등에서 난 해녀들이 작업한 것으로 먹는다. (훗카이도 산 노노, 국내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깨어있으며 헌신적인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작은 집단이다. 이는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실이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


우리는 이 사태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고 개인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뭐라도 할 수 있는 존재다.



내가 먹는 매끼의 식사에서 우리는 저항하고 투표한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사는 단순히 채식 육식으로 나눌 수 없고 그 안에서도 어떻게 자라 어떻게 내게 온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산업도 우리도 모두 연결되어있다.


내가 먹는것에 대해 꾸준히 알아가고 배워가는것, 그리고 무엇을 먹고 먹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일이 우리 삶에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식습관을 유지하면 우리는 모두 파멸로 치닫을 것이다.


바다를 지켜주고싶다.

그 안에 사는 많은 생명들도 함께 살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무엇을 노력하면 좋을지 계속 배워야지.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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