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2023년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5.29.-6.4.)







일찍 잤는데도 늦게까지 푹~~~~~ 잤다.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 만들어 먹었다.



퍼머컬쳐 치유의 정원에서 사온 달걀이랑 수더분의 우리밀 빵, 내텃밭에서 수확한 완두콩이랑 딜, 매봉농장 토마토, 한살림 참외랑 귤, 내가 제일 사랑하는 명이 페스토. 어디에서 온 줄 알고 가까운 우리 먹거리로 차린 건강한 홈브런치.



여행 후유증으로 피곤하여 낮잠자고 일어났더니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럴땐 뭐다?? Yes! 용기내.

곰이 용기를 바리바리 싸서 근처 떡볶이집에 다녀왔다. 사장님은 용기내면 꼭 뭘 하나씩 더주곤 하시는데 이번엔 튀김을 많이 주셨다. (지난번엔 계란 ㅎㅎ) 이렇게 먹으면 마음도 가볍고 환경호르몬도 섭취하지 않고 쓰레기도 만들지 않는다.

나는 떡볶이만 조금 먹고 다시 딥슬립했다.



곰이 또 출장갔다. 황금연휴에 밥한끼 같이 못해서 이번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남은 텃밭상추 다 넣어 비빔밥 비비고, 청란으로 토마토달걀볶음 만들고 구억배추김치랑 냠냠. 엄마가 구억배추 맛있다고 인정했다. (내가 심을때만해도 시큰둥하더니만…. 국물까지 마시기능ㅎㅎ 올해도 구억배추를 심어 김장해야지. )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했더니 엄마가 고구마만 먹는단다. 곰이랑 있을때는 상상할 수 없는 메뉴 ㅎㅎ 그럼 고구마 삶고 김치부침개 부쳐서 저녁으로 먹었다. 콤부차 한 모금 마시더니 시큼하다고 손사래를 치는 엄마미^^ 간식같이 편하게 한끼 해결했다.



마르쉐, the-k 교직원 공제회관 에서 열리는 아워플래닛의 <우리가 사랑한 바다> 강연을 들으러 가느라 밥을 제대로 못먹었다.(사실 엄마가 먹으라고 했지만 안먹… ㅎㅎ) 조금 일찍 도착해서 빵이랑 커피를 마셨다. 오트변경이라 +500원 됐는데 텀블러 할인받아 -500원 됐다.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ㅎㅎ 이럴때 기분좋다.




강연은 재미있고 너무 좋았다. 엄마랑 같이 간것도 잘했다 싶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이 많고 또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결국 육식이냐 채식이냐 보다도 내가 먹는것에 대하여 잘 아는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어떻게 생산해 나에게 오는것인지가 중요하다.



근처에 있는 콩국수 맛집에서 오랜만에 진~~ 한 콩국수 먹었다. 그새 가격이 또 올라서 너무 놀랐지만 여전히 맛있었다. 올해 첫! 콩국수 스타트! 엄마는 콩국수를 싫어해서 만두 시켰는데 짜다고 나한테 짜증냈다. (어머니 제가 만든것이 아니지 말입니다. )



콩국수는 국물까지 싹싹긁어 클리어하고 한동안 한살림에서 품절인 햇양파를 마르쉐에서 무포장으로 사왔다. 늦은 점심을 먹은데다 음료도 많이 마셔서 저녁은 어제 남은 김치부침개 반죽 한 장 부쳐먹고 넘겼다.



공원에 며칠간 봄꽃축제를 한다고 예쁘게 꾸며놓더니 축제가 끝나고는 꽃을 죄다 푸대에 쓸어버리더란다. 매년 각종 축제를 위해 이런식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처음 알았다. 너무깜짝 놀랐고 화가났다. 꽃을 키우느라 농약과 화석연료를 엄청쓰고, 이동하느라 또 탄소배출을 한 뒤, 예산을 들이부어 축제를 하고 그대로 버려버리는 것이다. 꽃을 나눠주면 꽃 모종 판매에 영향을 주니 폐기가 이득인 자본의 논리다. 자본의 논리는 언제나 생명에게 잔혹하다. 그 광경을 본 우리팀 언니 하나가 가서 구해준 꽃들, 시청에 민원도 넣었단다. 아저씨들이 푸대에 담아 버리기 전에 급히 구하느라 허리가 다 아프다는 언니가 넘 멋졌다.



그 꽃들을 심으러 텃밭에 간다. 꽃이 많아서 가지고 가기 무겁다고 현주언니가 데리러와줬다. 흙보다 쎄멘을 좋아하는 정애언니도 같이 텃밭에 갔다. 가기전에 가정식 백반으로 배부터 채웠는데 반찬이 다 괜찮았다.




퍼머컬쳐 공간 여기저기에 꽃을 심고, 내 텃밭에도 심었다. 그래도 메리골드가 남아서 이웃들과도 나누었다. 오랜만에 온 텃밭은 비온후라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간김에 수확도 했다.



평소 현주언니가 사랑하고 추천하는 퓨전술집에 가서 크림떡볶이랑 가지 파스타에 하이볼 마셨다. 처음가는 정애언니도 만족스러워했다. 하하호호 넘 즐거웠다. 언니가 사줘서 더 좋았~ㅋㅋㅋ



집에와서 수확한 채소들 씻어 담아두면서 완두콩을 삶았다. 완두콩은 이렇게 바로 소금물에 삶아 껍질째 훅~ 훑어먹는게 제일 맛있다. 건강제철 영양간식!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고 회의에 갔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이른 점심 먹었다. 할많하않 ㅜㅜ

샤브샤브를 먹어서 야채만 많이 먹은데다 일찍 먹었더니 오후에 논밭학교팀 회의에 갔을땐 배고팠다. 당떨어지고 출출하다고 했더니 현주언니가 샌드위치도 라떼도 만들어줬다. 아주 맛있었다.



기분이 안좋고 스트레스 받을땐 텃밭에 가야한다. 초록초록한 애들을 보고 또 만지고 있으면 힐링된다. 풀도 정리하고 멀칭도 하고 끈도 묶어주고 일을 했더니 기분이 나아졌다. 민희언니한테 수제 짝귀호미도 선물받아서 더 좋았다.



사랑스런 우리 팀이랑 해가 지도록 텃밭일을 하고 밥 먹었다. 시골밥상에 갔더니 반찬도 거의 다 채식이고 종류도 많고 맛있었다. 다들 만족하며 배불리 먹고 남음제로했다.



그리고 또 가볍게(?) 한 잔 ㅎㅎㅎ 좋은 사람들이랑 있는건 좋은데 만날 술이다.




눈이 일찍 떠졌다. 거실에서 책 좀 보려고 했더니 곰이 따라나와서 귀찮게 한다. (아 놔~) 텃밭에서 따온 야채 몽땅넣어 샐러드 만들고 지속가능한 올리브오일도 오픈해 먹었다.




간만에 독일식으로 계란 먹으려고 Eierbecher도 꺼내 플레이팅 했는데 계란이 너무 삶아졌다. ㅋㅋㅋㅋㅋ 수더분의 맛있는 우리밀 빵 이랑 토마토주스 냠냠.




그러고는 진이언니랑 텃밭에가서 퍼머컬쳐 남은 조각에 허브를 심어줬다. 이제 퍼머컬쳐 땅이 완성되어 넘 좋다. 땅 만들때 했어야 했는데 순서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지만 볏짚멀칭도 해주고 계란껍질을 토마토에 얹어주고왔다.



텃밭에서 먹는 간식은 꾸르맛!!



집에와서 곰이 선물받은 고로케와 맥주 한 잔 하는데 이 고로케가 너무너무 짜다. 안에 야채랑 고추 새우 같은것들이 들었는데 울엄마가 먹었으면 욕했을만하게 짜다. 맥주를 벌컥벌컥 마셔도 짜서 결국 텃밭 쌈채소에 싸서 쌈으로 먹었다 ㅎㅎ 고추장 같은걸 하나도 안 넣었는데도 간이 맞는 신기한 경험 ㅋㅋㅋ (곰이 사온건 아니지만 다시는 사오지 말라고 했다.😝)



일요일은 짜장라면!!

곰이 만들어 준 짜장라면이랑 현미밥을 가만~히 앉아 받아먹는 기분은 참 조으다. ㅎㅎㅎ 면도 적당히 삶아지고 물도 적절히 남겨서 간이 딱맞는다. 잘했네 잘했어. ㅋㅋㅋㅋㅋ



밤부터 입천정이 붓고 재채기가 나오더니 아무래도 초기감기기운이 있다. 몸이 가라앉고 가래도 나오고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낮잠 잤다. 곰이 콩나물국 끓여줘서 뜨끈하게 먹었다. 원순님이 주신 여수김치 덕에 상도 편히 차리고 맛있었다.


우리는 바쁜 현대인이라 하루아침에 생활을 바꾸긴 어렵고, 초가공식품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어서 가공식품을 피하기도 어렵지만 지금의 우리 식생활이 결코 우리에게(지구와 다른 생명에겐 물론이고)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노력해야한다.


Ipcc 6차 발표가 있었다. 5차발표때 보다도 지구의 미래에 대해 아주 심각하고 급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모든 산업과 삶의 방식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지 않으면 밝은 미래는 꿈꿀 수 없다.


내가 자본주의를, 화석연료를, 이동방식을 변화시킬 수는 없더라도 우리에겐 매일 세 끼의 기회가 있다.


조지오웰은 가공식품을 끊임없이 먹는

식습관 때문에 사람들의

미각이 ‘산업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슈퍼마켓은 우리가 건강하게 먹든 말든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의 목적은 가능한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다.


쿠치나 포베라 라고 알려진 이탈리아의 서민 음식은 세계 최고의 요리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렇게 먹으려면 지식과 시간, 기술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믿을만한 시장이 있어야 한다. 즉, 전통적인 음식문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신선한 재료로 처음부터 직접 요리하고 산업 시스템을 모두 피해 믿을 만한 지역 생산자와 투명한 공급망을 거친 식품을 직접 구입하면 된다.


캐롤린 스틸 <어떻게 먹을 것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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