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나를 둘러싼 것들을
단순화하다 보면
생활이 굉장히 심플해진다.
불필요한 것들에 집착하기 때문에
삶이 복잡하고 고달파지는 것이다.
최대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마이너스 사고’를 바탕으로
생활하다 보면 효율성과 능률은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나카가와 히데코 <나를 조금 바꾼다>"
저희집 거실은 가구이동도 드라마틱한 비우기도 없어 겉보기에 큰 변화가 없는 곳이에요.
그래도 서랍을 가득 채운 물건들과 잡동사니들을 정리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마구 쌓아뒀던 물건을 정리해서 생활하기엔 훨씬 편해졌는데요.
2019년 4월과 2020년 가을의 거실 사진이에요.
데이베드 커버와 러그를 바꾼것 말고 달라진게 없어 보이죠?
사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테이블의 반대편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북엔드로 정리해 둔 책이랑 필기구, 티슈, 자, 칼, 노트북& 충전케이블 등 자주 필요한 물건과 먹다남은 과자같은 잡동사니가 잔뜩 있었죠.
테이블 옆쪽으로 쌓여있는 물건들 |
한번 그 자리에 두기 시작하니 점점 더 쌓여갔어요.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 작업하는 일이 많은데 충전기나 필기구는 필요하니 보기에 지저분하지만 마땅히 둘 곳이 없었구요.
책을 정리하니 북엔드를 치우게되고, 비우기의 연쇄작용으로 공간이 생겨서 필기구등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데이베드 아랫서랍에 넣을 수 있었어요. 테이블 앞에 앉으면 바로 뒷쪽이라 꺼내 쓰기도 편하고 보이지 않으니 깨끗해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서랍 안쪽은 롤케이크 박스를 이용해서 분리하여 정리했어요. 새활용도 하고 물건을 찾기 도 쉬워보이죠?
북엔드를 이용한 노트북 세로수납 |
지금은 테이블 옆에 노트북만 세워두었답니다.
눈에 보이는 자질구레한것이 없어 훨씬 깔끔해졌어요.
‘다용도실편’에서 말했지만 저는 요리를 좋아해서 조리도구가 많은 편이라 두고 쓸 공간이 모자라 거실 한켠에 선반을 놓고 사용하고 있었어요.
티비장 왼쪽에 조리도구 선반. |
훨씬 깔끔하죠?
거실인듯 주방같은 애매함이 아니라 공간의 정체성도 생기구요. 가구들도 숨을 쉴 여유가 생겼습니다.
물건을 줄이고, 동선에 맞게 정리한 뒤 식물을 두었더니 집안이 얼마나 화사해졌나 몰라요.
집안 곳곳을 자세히 살피다보니 거실 창밖으로 은행나무가 보인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죠😅.
그덕에 창 활짝 열고 은행나무의 변화를 관찰하며 책읽고 밥도 먹으며 즐거운 가을을 보냈어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눈이 펑펑오네요.
저는 거실에 커다란 통창이 있고, 그 창으로 밖의 풍경을 보는것이 꿈이었는데 뷰가 다르긴 하지만 이미 그런조건을 가지고 있었더라구요.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것만 찾는 바람에 못누린 지난시간이 아깝습니다. 😭
정돈된 거실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하고 트리도 꾸미며 보내다가 소품을 정리해 들여놓으면서 구조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곰을 꼬득이고 협박해서 가구를 이리저리 옮겨봤는데 영~~ 생활하기 불편한것이 지금 가구배치가 베스트인것 같아요.
데이베드 위치를 창쪽으로 바꿔봄 |
((티비를 치우고 큰 테이블을 놓고 싶지만 그건 더 고민해봐야겠어요.))
그래도 가구를 이리저리 옮긴덕분에 구석구석 묵은때 다 벗겨 청소를 싹~ 하고요. 쿠션커버랑 러그도 갈아놓고 빨래까지 마치고 새해를 맞았어요.
현재 저희집 거실 모습입니다.
살짝 더 심플해졌죠?
물건을 줄였더니 물건이 배출하는 환경호르몬도 덜 나오고, 공간이 생겨 거슬리는게 없으니 청소도 더 자주하게되고, 빈 공간에 초록이들을 들여 생기도 찾으면서 더 깨끗한 집에서 살게됩니다.
"지구가 오염되면 인간도 살 수 없다.
그리고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바로
지구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상품 소비다.
신승철, <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것들> 중에서"
저는 “돈 많이 벌어서 ㅇㅇ 도 사고, ㅇㅇ도 바꾸고, ㅇㅇ 하고 싶다.” 는 생각과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살았는데 환경에 관심갖고 미니멀까지 하게되면서 이미 내가 가진것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것에 더 무게를 두게됐어요.
제 생각에 거실을 비우고 정리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이 나무의 발견입니다.
은행나무의 가을과 겨울 |
봄이되면 이 은행나무에 잎이 어떻게 돋아나고, 여름이 되면 그 잎이 얼마나 푸르를까요?
욕심(소비)은 줄이고 자연에 더 다가가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