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페스코레시피]반건조 오징어 조림(pesco)





냉동실에 어머님이 보내주신 반건조 오징어 두마리가 남았더라구요. 다들 요런거 한두마리쯤 갖고 계시죠?

여름엔 불에 구워서 맥주안주로 엄청 먹었는데 남은건 반찬으로 만들어두려고 반건조 오징어 조림 했어요.


냉장고 파먹기 조림시리즈 3탄이네요.



보통 오징어 조림은 꽈리고추랑 같이 조리는데요. 여름엔 꽈리고추가 제철이지만 지금같은 한겨울엔 초록채소가 귀하잖아요. 더구나 제가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한 뒤로 인공으로 열을 가해 재배한 농산물은 사지 않아요. 우리가 한겨울에도 수박이나 복숭아 같은걸 구할 수 있는 ‘좋은 시대’ 에 살고 있지만 과연 그게 좋은 건지 생각해 볼 문제죠.


각 계절엔 계절에 맞는 섭생을 해야합니다.


가을에 나는 뿌리채소들은 대부분 따뜻한 성질이라 우리몸이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몸의 세포들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돕지만, 한겨울에 비닐하우스에서 인공적으로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재배한 오이나 고추, 깻잎등은 그 성질이 차서 몸에 열을 식혀요.


게다가 계절에 맞지 않는 걸 키우느라 인공적으로 열을 가하거나 빼면서 탄소배출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비료나 성장촉진제등 인공 화학약품도 사용해야하구요. 그렇게 자란 농산물은 맛도 영양도 떨어지며,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우리 몸을 차게 만들어 계절을 충실히 나는데 방해가 됩니다.


"토마토나 오이, 딸기 등 자원과 에너지, 화학비료와 농약을 오뉴월 소낙비처럼 퍼주면서 키운 채소나 과일을 일년 365일 먹고,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에서 비싼 돈을 써가면서 제철음식을 사먹는다. 또한 들에서 자란 제철 과일이나 채소가 나오기 바로 코앞에서 온실재배한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서 계절을 앞당긴다. (...)

에너지와 돈을 써가면서 자가용이나 전철로 이동하고, 운동부족 해소니 체중감량이니 하는 명목으로 냉난방이 잘 갖춰진 스포츠센터에서 또 에너지와 돈을 들여, 바퀴도 없는 자전거 페달을 밟고 런닝 머신에서 제자리 뛰기를 한다.

내 자녀와 손자들의 자원을 야금야금 축내고 그 미래를 짓밟아 가면서!

후쿠오카 켄세이 <즐거운 불편> 중에서"


의학이 이렇게나 발전했는데도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고통받는건 대부분 섭생과 생활습관에서 그 원인을 찾고는 하잖아요.


한겨울에 한여름 채소를 살 수 있는게 과연 축복일까요?


제 계절에 나는 것을 먹는것!

환경을 위할 뿐 아니라 우리몸에 제일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절에 상추, 고추, 오이, 애호박 등등의 가열재배한 채소를 사지 않아요.


대부분의 장을 한살림에서 보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사려고 해도 없거든요 ㅋㅋㅋ


저는 이 오징어조림에 꽈리고추대신 추울때 맛좋은 대파를 넣었어요. (여름엔 같은 레시피에 꽈리고추를 넣고 만드세요)


조려진 대파와 마늘을 같이 집어먹으면 맛이 더 좋은 반건조 오징어조림 시작해볼게요~!!


재료: 반건조 오징어 2마리, 마늘12개, 대파 1-2대, 식용유, 생강 2쪽, 간장, 맛술, 생강술, 설탕, 참기름, 통깨, 올리고당(또는 조청)



1. 오징어는 껍질과 빨판등을 제거한 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살짝 잠길 정도의 물에 담가둡니다. (최소 30분, 저는 전날 밤 해두고 잤어요. 마지막 사진이 하루 뒤 불어서 부드러워진 오징어 입니다)


2. 불린 오징어는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합니다.


3. 대파는 반을 갈라 오징어와 비슷한 크기로 큼직하게 잘라주세요.


4. 마늘은 조렸을때 다 으깨지지 않도록 5mm정도 두꺼운 편으로 썹니다.


5. 양념장을 만들어 둘 건데요. 간장3, 맛술2, 생강술1, 설탕1/2 큰술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오징어의 염도에 따라 간장을 조절하셔야해요. 오징어가 짠편이라면 간장양을 줄이세요. 생강술이 없으면 청주나 소주로 대체해도 괜찮아요.



6. 먼저 냄비에 기름을 2큰술 두르고 마늘을 볶아 향을 냅니다. 마늘 겉면이 익고 냄비에 자꾸 붙으려고 하는 때가 되면 오징어를 넣어 같이 볶아주세요.


7. 오징어와 마늘을 함께 볶아(중간불 이상) 우리가 알고있는 오징어 볶음의 수축한 오징어 모양이 될때까지 볶습니다.


8. 이때 준비해 둔 5의 양념장을 붓고 물도 1/2컵 부어주세요.


9. 오징어조림은 생강을 넣어야 비린내도 나지 않고 향도 좋아 맛있어요. 생강편 두 쪽을 같이 넣고 조려줍니다. 생강은 생략하지 말고 꼭 넣으세요~!!


10. 뚜껑을 닫고 중간불로 바글바글 끓입니다. 어느정도 끓어야 오징어 속까지 간이 배서 맛있는 조림이돼요. 오른쪽 사진정도로 물이 처음의 반쯤으로 줄어들면..



11. 대파를 넣고 같이 조려줍니다.


12. 조금 더 조리면 요렇게...


13. 조금 더 조리면 색도 진해지면서 국물이 졸아들어요.


14. 13번 사진만큼 국물이 졸아들면 올리고당 2큰술을 넣습니다. (올리고당은 오래끓이면 단맛과 윤기가 날아갑니다. 설탕과 달리 나중에 넣어 주세요)


15. 참기름 한 큰술과 통깨를 뿌리면 완성!!!


짭쪼름 하면서 쫄깃한 밑반찬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뜨거울때는 살이 좀 부드럽고 식으면 더 쫀득해서 맛있어요


같이 들어있는 파도 얼마나 맛있겠요? 저는 조린 파를 좋아해서 가래떡처럼 통으로 썰어 넣기도 하는데 이번엔 대파가 모자라서 잘라 넣었어요. 파 좋아하시면 떡볶이처럼 뚝뚝 썰어서 같이 조려보세요. 파가 더 맛있을걸요?


안먹으면 냉동실 한켠에서 화석이 되어있는 반건조 오징어도 처리하고 집에있는 재료로 어렵지 않게 밑반찬 하나가 뚝딱 나왔네요.


냉장고 파먹기 한달!!

이제 냉장고도 제법 헐렁해지고 냉동실은 훨씬 더 헐렁해졌어요. 냉장고 파먹기하며 지낸 시간동안 장보는 비용이 줄어 돈도 아끼고, 식재료를 낭비하지 않아 뿌듯하고, 장보러 가고 식료품 고르는 시간이 줄어 내가 좋아하는 책 한줄 영화한편 더 볼 수 있었어요. 또 생각지도 못한 조합의 창의적인 레시피도 생기구요.


"지금까지는 감자 샐러드에 오이가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오이 대신 같은 녹색의 쑥갓을 넣었더니 이 또한 빙고!! 색깔도 맛도 오이를 넣었을 때보다 더 훌륭했다. (...)

온갖 매체들이 너나 없이 나서서 ‘샐러드에는 오이와 토마토’ ‘케이크에는 딸기’ 라는 잘못된 상식을 심어줌으로써, 그들의 수요를 부추기는 것도 원인이라면 원인이다.

후쿠오카 켄세이 , <즐거운 불편> 중에서"


냉장고 파먹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깨끗해진 냉장고를 공개할 날을 고대합니다~^^

저는 오늘 저녁에 국하나 끓여서 brand new 밑반찬이랑 먹어야겠어요. 여러분도 냉동실의 반건조 오징어를 구해주세요.


제로 푸드 웨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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