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에세이]잘 버리는 테이블(한강 플로깅)




 


지난 주말 날씨가 정말 좋았다.



갑자기 추워져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간것 같아 우울하던 맘이 스르르 사라질만큼 정말 가을같은 가을 날씨가 아니었나 싶다. 쾌청한 날씨 때문에도 기분이 좋았지만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해서 보람있었다.


진즉 후기를 남기고 싶었는데 요즘 눈이 너무 아프고 시려서 화면을 보고 있기가 쉽지않다.

그래서 오늘일기, 어제일기도 아닌 지난주 일기를 기록해본다.


지난주말 @lalaearth_healing_table 의 ‘잘버리는 테이블’ 에 참여했다.


라라어스의 힐링테이블은(lalaearth_healing_table) 테이블에 둘러 앉아 아픈 지구를 힐링할 수 있는 일을 궁리하며 우리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는 원데이 형식의 모임이다. 그 중 ‘맛있는 테이블’을 맡아 채식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었던지라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다.


이번엔 [잘 버리는 테이블]을 함께했는데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제대로’ 버리고 (덜 만들고, 제대로 분리배출하며, 순환가능하게 만드는 것) 버려진 쓰레기는 ‘줍는’ 일을 같이한다.



사전미션으로 잘못버리면 독성이 되는 약품들을 모았다. 남은 약품은 소각하는게 원칙인데 하수구에 버리거나 일반쓰레기로 매립이 되어 땅과 물 동물들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영화 괴물처럼 기형인 물고기와 동물도 나오고 사람이 먹어 피해를 입기도 한단다. 이번에 제대로 모아진 약품은 고온에 소각 될 수 있도록 처리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생긴 종이 완충제도 재사용 될 수 있도록 가치솝 대표님께 전달했다. 소비를 줄이고 택배를 안시켰는데도 상품이며 선물이며 그 사이 모인것이 꽤 되었다. 소재가 무엇이든 한번쓰고 버리면 절대 친환경이 아니다. 필요한 곳에 다시 쓰일 수 있어 기뻤다. (#자원순환)


그리고 미션 당일인 지난주말,

참가자들이 모여 잠원 한강공원에서 같이 플로깅을 했다.



플로깅은 내가 제일 잘 못하고 안좋아하는 실천인데다 집근처를 벗어나 플로깅을 목적으로 모인건 처음이라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좋은 분들이랑 같이 하다보니 기분도 좋고 하면서 점점 자신감(?)도 생겼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한강공원답게 일반적인 쓰레기부터(커피컵, 과자봉지 등) 귀마개, 신발 같은 별별 쓰레기가 다 나왔지만




역시나 제일 많이나오는 쓰레기는 담배꽁초 였다. 계단 세 줄에서 350ml 컵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버려진 꽁초가 많았다. 양을 측정하기 위해 꽁초만 컵에 줍기로 했는데 5-6번은 비워야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의 필터 부분이 플라스틱이라는 걸 모른다. (알면 안버릴지도 의문이다) 플로깅을 하는 짧은 시간동안 꽁초의 필터부분이 벌어지고 닳아 미세플라스틱이 되는 전 과정을 목격했다.

이미 한강에 빠진 꽁초 줍는 중 ㅠㅠ


이렇게 버려진 꽁초는 비가오면 모두 한강으로 흘러들어가 독성을 내뿜으며 미세플라스틱이 될 것이다.


큰 스티로폼들을 줍고 도저히 주울 수 없던 스티로폼 알갱이들


또 한강에 왜 있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조각조각 떨어져 주울수도 없는 스티로폼 파편들이 흙에 엉켜 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일주일에 카드 한 장 무게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는 연구가 이해가 되었다.


한강은 우리의 식수원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기억하면 좋겠다.


플로깅을 하면 화가나는 모멘트들을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된다. 사람들이 생각없이 함부로 버린 쓰레기를 보면서도 화가나지만



옆에서 플로깅 하고 있는걸 빤~ 히 보며 담배피다가 그 자리에 고대로 버리고 간 사진속 남자분😡🤬 같은 사람들 때문에도 화가난다.


하지만 우리가 지나온 자리가 깨끗해진걸 봤을때,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이 될 뻔한 아그들을 구했다고 생각하면 비록 몸은 힘들지만 뿌듯하다.


아름다운 한강/ 우리가 지나오며 깨끗해진 길


내가 만든 쓰레기는 끝까지 책임지고(덜 만들고), 눈에 뜨인 쓰레기는 줍는 우리가 되면 세상은 조금 나아질 것이다. 내가 버린게 아니어도 우리 동네, 우리 나라, 우리 지구이고 풀과 흙 동물들이 내가 한 실천으로인해 조금이라도 덜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좋다.


두 번 비운 그날의 쓰레기


아직도 플로깅을 하고 있으면 막 즐겁다거나 하고싶은 실천은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할것이다.


세상이 변했으면 하는 방향으로 내 한발을 먼저 내 딛는 것!


시작은 언제나 거기서부터다.



잘 버리는 테이블은 11월 6일과 20일에도 진행됩니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어요. 여러분 같이해요!!!!!




신청은 요기^^*


Reactions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