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없는삶/제로푸드웨이스트]냉장고 파먹기 미션 컴플리트!!





냉장고 변천사

작년 말 부터 시작했던 냉장고 파먹기는 설 전에 드디어 마무리 되었다.


그동안 정기배송받은 야채도 있고, 어머님이 먹거리를 보내주시기도 하고, 장을 아주 안본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재료나 양념 위주로만 구입해서 냉장고 재료를 최우선적으로 먹었다.

동태전

냉동실에서 보관한지 꽤 되는 동태는 어느날 저녁상에 전 부쳐 냈는데 냉동생선도 오래되니 수분이 빠져 뻣뻣하고 맛이 덜했다.

메밀소바


유통기한이 임박한 메밀면과 첨가물없이 만들어서 보관기간이 짧은 쯔유로 메밀소바도 해먹었다. 면은 끝냈지만 이때 또 남았던 쯔유는 결국 곰팡이가 쓸어 버리게되었다. ㅠㅠ

바로 또 뭘 해먹었어야 했는데....

재료를 계획있게 소비하는것도 낭비를 막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부터 위생팩이나 지퍼백을 사지 않는다. 대신 제품구입시 계속 발생하는 포장을 씻어서 재사용하는데 문제가 하나 있다. 봉투와 내용물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ㅋㅋ

보통은 투명하게 보이는 지퍼백에 넣거나 라벨링을 해서 넣지만 때때로 그냥 넣기도 하기 때문에 넣어놓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위 사진의 마늘봉투엔 완두콩이, 송편 봉투엔 초당옥수수가 들어있었다.

발굴한 두 아이 모두 사용해서 여름에 ‘헤이썸머 나이트 마켓’에서 팔았던 감태콘콩(초당옥수수 주먹밥) 만들어 저녁먹었다.

재료가 쌀 때 저장해뒀다가 나중에 먹는것도 좋지만, 제철에 제 기운이 충만할때 충분히 누리는데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했다.

앞으로 저장은 최소한으로!!!!

다행히 맛있게 먹었다.

초당옥수수와 완두콩을 넣어 만든 주먹밥(감태콘콩)



감태콘콩 레시피는 요기


옛날토스트와 양배추 샐러드를 곁들인 감태김밥


양배추 반통이 남아서 옛날토스트와 양배추 샐러드로 해치웠는데 어글리어스에서 또 양배추가 왔다. ㅎㅎ 때마침(?) 또 위가 아파서 아주 유용하게 먹었다. 위 아플땐 역시 양배추!!

언제 해먹고 남은건지 알 수 없어서 정말 위험했던 날치알... 뜯어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버리려고 했는데 다행히 변질되지는 않아서 알밥 해먹었다. 냉동이라도 오랫동안 보관하는건 절대 ~ ! 절~~ 대! 하지 말아야지!!

사다놓은지 한참된 무 장아찌, 이게 뭐라고 그동안 하기 귀찮아 방치해뒀는지... 물에 담가 짠기를 빼고 하나는 고추장에 하나는 기본 양념으로만 무쳐뒀는데 여기저기 곁들여 너무 잘먹었다. 고추장에 무친건 너무 빨리 다먹어서 사진조차 없다.

장볼때 ‘이것도 해먹고 저것도 해먹어야지’ 싶어 욕심껏 사다놓은것이 막상 하려면 너무 귀찮아질때가 있다. 한가득 장을 봐다 넣어놓는일도 하지 말아야겠지만 3일치 장을보러 가서 2일치만 사는 등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덜 사야 갑자기 생기는 변화에 낭비없이 대응할 수 있는것 같다.

내 살림 패턴을 발견하게 된 것도 이번 냉장고 파먹기의 수확 중 하나!

설 장보러 가기 전 남은 야채를 다 털어 야채스프 끓였다. 있는 재료로만 끓여서 안들어간 재료도 많은데 그럼에도 참 맛있었다.


얼마전 @핸디퀸 님이 냉장고 청소하신 글을 읽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그렇게 다 들어내고 냉장고 청소를 한적이 한 번도 없다. 김치를 들여야 할때 김치냉장고를 청소하고, 만두를 넣다가 냉동실을 한번 청소하고, 냉장실은 다 비운적이 한번도 없어서 문에걸린 선반, 안쪽 한칸 등 일부만 청소하며 살았다.


나는 언제 그렇게 청소를 한번 해보나~ 싶어서 부럽다는 댓글을 달았는데 ‘냉장고 청소가 힘든건 그 안을 다 들어내야하기 때문이라고... 들어내기만 하면 일도 아니다’ 라는 답글을 주셨다.

순간 머리가 띵 했다. 맞다!! 늘 들어차 있기 때문에 그걸 다 끄집어내고 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명절 장을 보러가기 전 가벼워진 냉장고에서 내용물을 싹 꺼내고 선반이나 서랍도 빠지는건 다 빼내서 물로 닦았다. 정말 속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물건이나 관계, 생각 뿐 아니라 먹는것도 미니멀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개운함! 잊지 말아야지.


깨끗해진 냉장고에 다시 하나씩 정리해 넣는것도 참 기분이 좋았다.


이번 설은 시가에 내려가지 않아서 엄마랑 우리집에서 보냈는데 싹 치워진 냉장고를 자랑했더니 엄마가 원래 명절 전엔 냉장고 청소를 하는거라고 이제까지 그냥 살았냐고 구박했다.

충격!!!!!!!!!!!!!!!(이제 나도 명절 전엔 냉장고 청소하는 사람이 될것이다!!)


여튼 냉장고파먹기 덕분에 1월 식비도 줄고, 낭비도 막고, 음식물쓰레기도 줄이고, 각오도 다지고 , 냉장고 청소도 해서 정말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오랜만에 엄마랑만 보내는 설이라 기분 낸다고 명절 음식을 만들었지만 명절음식도 최대한 있는 재료로, 쓰레기 만들지 않으려 신경쓰며, 채식으로 만들었다.

있는 채소를 활용한 나물
#용기내 사온 녹두전 반죽으로 녹두전
비건 김치만두
다시마 연근 녹두전과 매생이 떡국

만두를 만들때마다 얼려서 정리하려면 냉동실 대 이동이 있어야 했는데 올해는 그냥 쟁반을 쑥 넣으면 되었다. 세상에... 이런일이 생길줄이야.



쿠킹호일대신 베이킹용 실리콘페이퍼를 이용하면 쓰레기 만들지 않고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다.

설에 받은 선물도 정리해 넣고, 명절에 만든 만두도 넣고, 김치도 가져와서 다시 냉장고가 채워졌지만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가볍다.


기후위기는 식량난과 직결된다. 작년 여름 최장기간 장마로 쌀 수확량이 30%나 줄고, 과일, 채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을 기후위기로 본다고 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기후난민발생, 식량난으로 전쟁이 날 위험이 크다는 말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은 채식이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해야하고 또 효과가 큰 실천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이다. 식재료는 재배, 포장, 운송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데 폐기까지 하면 다시 운송, 소각 또는 매립, 부패 과정에서 또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의미하게....


• 매 끼니 식사나 간식등 모든 음식은 남기지 않고 먹기!!!

• 먹을만큼만 구입해서 바로바로 해먹기!!!

•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식재료 관리하기!!!

• 유기농 제철식품 구입하기!!!

• 국산 식재료 구입으로 푸드마일 줄이기!!! (커피랑 초콜릿도 줄여보기)

• 채식 더 열심히 하기!!!


정돈된 냉장고를 보며 올해 각오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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