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운이 물씬 풍기는 때가 되어서야 비가 오지 않는다. 이렇게나 길~~ 게 여름 내내 비가온적이 또 있었나 싶다.
가을 농사를 위해 밭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땅이 넓~~~ 은게 아니라면 여름작물을 정리하고 가을 무와 배추를 심을 땅을 정비해야한다.
비료를 넣으면 가스를 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추와 무를 심기 1-2주 전에 밭을 만들어야 한다.
보통 8월 말에서 9월 초가 가을작물을 심을 적기라고 하니 해두려고 밭에 나왔다가 결국 대충 밭 형태만 만들고 마무리 하지 못했다. 땅 속이 질어 파기가 너무 어렵고 폭우에 떠내려온 돌들 때문에 삽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게다가 피곤하여 밭에 좀 늦게 나갔더니 햇볕이 점점 쨍쨍해져 작업이 어려웠다. (12시 넘어 작업하면 절대 안된다. 열사병걸림)
그새 또 자란 공심채는 마지막으로 수확하고 정리해주었다.
폭우에 떠내려갔다가 다시 찾은 사과참외는 혹시 자라려나 기대했지만 줄기가 말라 가능성이 없어졌다.
혹시나 하고 잘라보니 달콤한 참외향이 물씬 났는데 맛이 썼다. 덜 익은 사과참외는 쓴 맛이나나보다.
작고 여리여리한 가지는 그대로 두고 잘 자란 가지와 오이를 수확하고, 그린 토마토도 몽땅, 깻잎도 잔뜩 따왔다.
그리고 가지와 오이는 아직 뽑지 않고 두었다.
자랄만한 열매도 달려있고. 너무 튼튼해서 뽑기 아까웠다.
참나물은 요 한줌으로 만족해야 할까보다. ㅋㅋㅋ왜 안자랄까? 😅😅.
곰은 기겁을 했지만 나는 너무 예뻤던 사마귀도 만났는데(쓕쓕!! 쿵푸팬더의 멘티스~!!) 다음엔 손으로 잡을 수도 있을것 같다. 사마귀는 물까봐 살짝 겁나지만 이제 곤충도 그렇게 무섭지 않다.
메뚜기는 맨손잡기에 도전했는데 메뚜기가 빨라서 놓쳤다.
현주님이 녹두가 익었다며 몇꼬투리 주셨다. 이건 텃밭수업때 아이들이랑 같이 심은거라 의미가 깊다. 태어나 녹두를 처음본 도시촌년은 또 너무 신기했다고 한다. 녹두가 익으면 까맣게 마르는것도 몰랐지만 어찌나 작은 낱알이 쪼로록 나오던지…
네 꼬투리나 까도 한 숟가락도 안나오는데다 녹두는 매일매일 밭에 나와야 할 정도로 익는 속도가 다르고 익으면 빨리 따줘야 한다고 해서(늦으면 꼬투리가 벌어져 땅에 떨어진다고… 😅) 왜 비싼지 알것 같았다.
(잡곡 농부님들, 앞으로 더 귀하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현주님이 하나 따주신 팝콘용이라는 쥐이빨 옥수수는 정말 옥수수라고 믿기지 않을정도로 딱딱했다. 한번이라도 튀겨보려고 말리는 중이다 ㅎㅎ
땀을 비오듯 뻘뻘 흘리며 고랑 만들어 두고, 정리할 작물만 뽑아두고 돌아왔다.
심고 따고 그럴땐 몰랐는데 고랑을 파고 밭을 만들고 있으니 ‘농사가 굉장히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몸을 쓰는 일을 한 적이 없어서 더 그런듯하다.
비료를 뿌리고 밭을 뒤집어 줘야 하는데…
얼른 해야하는데…
둘이서 코딱지만한 2.5평을 어려워 하다니 대략난감이다 😅😅🥲.
(곰은 삽질 잠깐 하고 집에와서 기절했다고 ….)
덧,
계란판에 토종 구억배추 모종키우기
우리씨앗농장에서 토종씨앗들을 받았다.
같이 들어있는 편지에 구억배추는 늦어도 8월 5일에는 심으라고 써있었다. 거의 열흘이나 늦었는데… 헐~ 이거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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