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정말 비가 억수로 내리더라구요.
작년 이곳을 여행할 때도 비가 너무 많이와서 운전중에 와이퍼가 소용없던 생각이 납니다.
세종에 사는 친구네 집을 베이스캠프 삼아 그 주변을 같이 여행하기로 했거든요. 세종이 그 자체로는 볼게 많은 도시가 아닌데 사방으로 어디든 가기 좋은 위치더라구요.
제로웨이스트로 여행할 때 기본으로 챙기는 물건을 보여드렸으니(▶제로웨이스트 여름휴가 in 경주) 이번엔 세부적으로 욕실친구들을 소개하면서 이번 여행에서 실천했던 제로웨이스트 방법도 살펴볼게요.
이미 제가 여러번 소개했고 여름에 특히나 더 진가를 발휘하는 가치솝이랑 샴푸바 챙기고요. (▶유기농비누 가치솝, ▶샴푸바 소개) 여행용 대나무 칫솔과 치약, 삼베타월 (이건 원래 수세미로 파는건데 손바닥 사이즈라 샤워타올로 애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직접만든 다목적 밤도 챙기구요. 다목적 밤(balm)은 코코넛 오일을 베이스로 만든거에요. 바세린처럼 사용해도, 립밤으로 사용해도, 화장지울때 사용해도 좋아서 여행용으로 제격이라지요.
남자분들은 대부분 전기 면도기 아니면 일회용 면도기 사용하실 거예요. 울곰(제 남편) 말에 따르면 전기면도기는 뿌리까지 깨끗이 깎이는 느낌이 아니라 일회용 또는 면도날 부분만 갈아쓰는 플라스틱 소재의 다회용이 더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또한 어마어마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옵니다. 대부분 'other'표시가 된 여러 재질이 섞여있는 플라스틱에다 면도날도 붙어있어서 재활용이 되지 않지요.(->일반쓰레기로 배출하세요!!)
저희 곰은 도루코 '안전면도기' 라는 올 스테일레스 제품으로 바꾸고 1년 넘게 사용 중인데요. 손잡이를 돌려서 면도날만 갈아끼우면 평생 쓸 수 있어요. 면도날까지 올스테인레스라 녹도 안쓸고 내부세척도 가능하니 위생적이고 '안전'이라는 이름 답게 날이 밖으로 아주 조금만 나와있어서 처음 사용할 때 몇 번만 주의하면 면도도 깨끗이 더 잘 된다고 해요. 이발소가서 면도받은 느낌이라나요? 사진의 면도기 하나로 일년에 300여개의 쓰레기도 줄이고, 돈도 아끼고, 메탈소재라 욕실에 꽂혀있는 모습도 고급짐이 폭발합니다.
요즘 호텔도 점점 일회용 어메니티를 안주는 추세이긴하던데 그래도 내가 쓸 위생용품은 챙겨가고 숙소에서 주는 1회용품도 받지 말아요!!
보통 선물을 사게되면 물건에 따라 이미 포장이 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선물이라 그냥주면 성의없어 보일까봐 포장을 또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성과 시간을 들여 선물을 만들었어요.
잣 대신 아몬드를 넣은 바질페스토와 초당옥수수 병조림해서 가져갔지요. 병은 모두 열소독 해서 재사용했고, 포장은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보증금을 환불받을 수 있는 병맥주 한박스!! ㅎㅎㅎ 친구가 센스있는 선물이라며 엄청 좋아했어요.
포장만 화려하고 내실없는 선물에 실망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가급적 포장없이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면 치우는 수고도 하지않고 자원도 아낄 수 있지요.
이번에도 음료는 카페 안에서 다회용 컵에 마셨어요. 여름이라 아이스 음료를 많이 시키는 만큼
"빨대는 빼주세요!!!" 라고 말하는게 포. 인. 트~!!
그래도 잊어버리고 가끔 주시기도 하는데요 그건 그 자리에서 바로 반납합니다.
(빨대로 먹으면 입주름도 생긴데요 속닥속닥)
여행준비물로 손수건도 넉넉히 챙겼어요. 손수건은 챙기기에 어렵지도, 무겁지도 않은데 가지고 다니면 아주 유용하게 쓰여요.
공주 공산성에 갔던날, 비가 올랑말랑 하던 날이라 어찌나 습하고 덥던지... 한바퀴 돌고나니까 땀이 줄줄 흐르더라구요. 이때 손수건이 아주 큰 역할을 해줬어요. 또 금강수목원에서 맨발로 황토길을 걸을일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발닦고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수 있었지요. 들고오기 잘했다 싶어서 사진도 찍었네요^^.
그리고 오다가다 '내 텀블러에 어묵먹기!!' 는 덤~! 이런게 시장보기의 묘미지요?
돌아다니면서 먹을 과일이나 떡 등 간단한 간식은 비닐대신 밀랍랩에 싸서 가져갑니다. 밀랍랩은 벌집에서 나온 밀랍을 순면에 먹여 만든 천연랩이에요. 손의 온도를 이용하면 랩처럼 붙어서 비닐랩 대용으로 쓸 수 있어요. 비닐랩은 환경에도 안좋지만 업소용 PVC는 물론이고 가정용PE도 바디버든이 쌓이는걸 막으려면 사용하지 않는게 좋지요. 밀랍랩은 천연 방부 성분이 들어있어 평소 자투리 채소등의 보관시 이용하면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합니다.
제가 말랑한 복숭아 킬러인데 마침 조치원이 복숭아가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일반적인 복숭아 포장 다 아시죠? 바닥에도 스트로폼으로 된 난좌가 있고 개별로 또 스트로폼 그물망(?)같은게 씌워져 있잖아요. 그런데 농장 직거래로 파는 시장에 갔더니 무려 나무박스에 담긴 복숭아를 팔더라구요. 비닐로 뚜껑 덮어주신다는걸 만류하고 신문지만 덮어서 두 박스 사왔어요. 이미 포장된 상품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여행중엔 산지나 산지에 가깝게 가는 경우가 많으니 내 통에 담아 사오거나 최대한 쓰레기를 줄여봐요! 쓰레기 없이 알맹이만 먹으면 을매나 더 맛나게요?
세종에서 보냈던 시간은 친구집이라 더 제로웨이스트로 여행하기 쉬웠어요. 그리고 같이 보내는 시간동안 친구와 함께 실천할 수 있었던것도 좋았구요.
같이 공주 계룡산에 간 적이 있는데 물이 엄청 맑고 시원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하나같이 식수대나 약수터가 가려져 있는거에요. 이 물은 안전검사상 방사능이나 오염물질이 발견되어 식수로 적합하지 않으니 먹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구요. 농약, 제초제, 화학물질 등으로 인해 지하수가 지표수보다 더 오염이 심각하다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지요. ㅠㅠ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것이 곧 우리 자신에게 좋은 일입니다.
필환경 시대!!!!!
이번 여름휴가는 꼭 제로웨이스트로 여행해보아요~!!^^
((3편에서 계속 -> 쓰레기 만들지 않고 여행하기3. (제로웨이스트 여름휴가 in 동해))
이번 여행은 일주일이라 간 지역도 먹은것도 많아서 지역별로 몇가지만 적어볼게요.
▶공산성: 너무 유명한 곳이라 다들 추천하겠지만 정말 예쁘고 좋았어요. 다만 한가지 팁을 드리면 들어가서 왼쪽으로 한바퀴 돌면(시계방향) 경사가 가파라서 너무 힘들어요.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돌면(반시계방향- 금강을 마지막에 볼 수 있는 방향) 산책하듯이 큰 경사 없이 볼 수 있답니다. (반대로 가서 고생했....)
▶송산리고분군부터 이어지는 공주국립박물관까지 다 좋아요. 박물관을 강추!! 합니다. 화려한 유물도 볼 수 있고 안에서 유물찾기 스탬프 투어도 할 수 있어요. (추첨을 통해 상품도 줍니다.)
▶계룡산: 등산계획이 있었던게 아니라 중간 까지만 올랐는데 옆으로 계속 시원한 물이 흐르고 새소리 벌레소리 들으며 그늘로 걸으니 너무 좋았어요. 더운 날이었는데도 시원하더라구요. 산 입구에 있는 밥 집들은(백숙등을 파는) 너무 비싸요. 시내에서 밥을 먹고 산 입구에선 빵이랑 커피를 마시는 정도만 하시길 추천드려요. 입구에 빵집들이 다 괜찮았어요.
▶엄마의 식탁: 알쓸신잡 공주편에도 나온 한정식 집인데요. 반찬이 모두 정갈하고 맛있어요. 저희는 연잎밥 시켰는데 대접받고 나온 기분이었어요. 채식하시는 분들에게 더 없이 좋을거예요.
▶초원사진관 ~ 히로쓰가옥이 있는 코스는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아실것 같아요. 다 근처에 있으니 한바퀴 둘러보기에 어렵지 않아요. 저는 그 사이에 있는 동네서점 '마리서사'를 추천드려요. 여기서 '아무튼 비건' 이라는 책을 만나 제가 채식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때의 동네서점 경험이 좋아서 여행지에 갈때마다 동네서점을 찾아가는게 저의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답니다. 어떤 책은 동네서점 에디션으로 디자인이 따로 나오니 그런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 스탬프 투어- 군산 근대역사 박물관에 가면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는 안내서가 있어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적혀있는 곳들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입장료를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고 선물도 줘요. 미션하는 느낌이라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냥 둘러보는것보다 참여하시길 추천드려요. 쌀이랑 연필 상품권 등등 선물 많이 받았는데 사진이 없네요.
▶ 동국사 - 사람들이 많이가는 초원사진관 쪽에서 좀 떨어져 있는 절이에요. 여기 꼭!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절에 가면 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라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면 동국사는 일본 느낌에다 여러 시대와 상황이 섞여 묘한 매력이 있어요. 적혀있는 역사적인 배경을 읽어보면 더 슬프면서 아름다운 곳이더라구요.
▶복성루
군산이 짬뽕의 도시라던데 여러 맛집 중에 제가 간곳은 복성루 에요. 평일에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았어요. 맛은 굿!!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하얀 물짜장을 추천해요!
▶째보식당
강력추천하는 군산의 맛집! 간장게장 새우장 전복장 소라장 연어장이 하나가득 나오는 사진의 모둠세트가 3만원대에요. 둘이 밥을 하나 추가해서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충분합니다. 하나도 짜지않고 비리지도 않고 맛있었어요. 일본식 주점같은 분위기에서 먹는 간장게장이라니,,, 이 또한 군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체험이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해산물도 좋아하고 게장이나 새우장 킬러라서 가까이 있으면 자주가고 싶은 집.
세종에선 주로 집에 있어서 여행지는 없고 오가며 먹었던 맛집 몇군데 소개할게요.
▶용댕이 매운탕
메기 매운탕은 처음 먹어봤어요. 민물생선이라 비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맛있더라구요. 강을 바라보면 먹는 운치도 좋았어요. 수제비가 일품.
▶꺼먹지 황태진국
꺼먹지가 뭔가 했더니 염장 시래기를 말한대요. 시래기 김치같은 느낌이더라구요. 그냥 명태찜이나 코다리찜도 맛있는데 시래기가 잘 어울려서 더 맛있었어요. 평일 점심시간에도 사람이 많다고 하니 예약을 하거나 바쁜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시길 추천드려요.
▶소피아갤러리
금강 수목원 가는길에 들러서 점심 먹었던 곳이에요. 정원이 예쁜 통나무 집이더라구요. 갤러리가 옆건물에 있어서 밥먹고 둘러볼 수도 있어요. 예쁜 분위기에 친절하시고 메뉴도 다 맛있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이랑 햇살이 예쁘고 음악도 좋았던 곳이에요.
다음엔 제로웨이스트 여름휴가 세번째 시리즈 동해편으로 만나요.
그럼 모두 이번 휴가는 제로웨이스트로 무해하고 즐거운 여행 하세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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