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과 화학비료같은 유기화합물은 한번 뿌려지면 사라지는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이 독성물질들이 땅을 오염시키고 물을 오염시키며 하늘로 날아가 비로 내려 온세상을 적신다.
그 영향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올 뿐 아니라 우리의 다음세대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농약은 잘씻어서 먹으면 괜찮은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 뒤로 나는 포장없이 사는것보다 유기농 위주로 사는것에 더 무게를 두고있다.
흙1cm 가 쌓이는데 2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식량을 얻을 수 있는 토양은 15cm에서 20cm두께고 지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11%이다. 한번 토양이 망가지면 토양층의 평균두께를 보충하는데만 만오천년(약 500세대)이 걸린다.
따라서 먹는것 뿐만 아니라 입는것이나, 화장품, 비누, 세제 등 쓰는것도 모두 유기농 위주로 구입한다.
우리집은 대부분 한살림에서 장을 보는데 계속 마음 한켠이 불편하다. 그건 바로 포장지 때문 !!!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살림에서 장을 보면 포장이 하나가득 나온다.
농약이 땅을 오염시키는것 못지않게 농사지을때 사용하는 비닐멀칭이나 매일 우리가 버리는 어마어마한 플라스틱 쓰레기때문에 땅에도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은 마르쉐에 가거나 직거래장터 이용으로 포장없이 장볼 수 있었던 루트도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게 되면서 고민은 더 커졌다.
그러던 차에 나의 해결사, 메리포핀스 미가('꼬꼬미엄마')님 덕분에 알게된 어글리어스!
유기농 친환경 채소들 중에서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질 위기에 있는 아이들을 구해서 정기배송하는 판매처를 찾았다.
"왜 감자에게 못생겼다는 누명을 씌웠을까? 이 땅에서 나는 모든 먹거리 중 못생긴 것은 없으며, 사람 뱃속에서 나는 모든 생명 중에 못생긴 것은 없는데
<생활의 미학> 중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텃밭농사를 잠시 해보니 같은 씨로 같은 땅에 심어도 모양이 제각각 크기도 제각각 이었다. 정성을 덜 들이거나 방치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모양 때문에 귀한 유기농 채소들이 버려진다니.....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산물은 공산품이 아니라 공장에서 찍어낸것처럼 똑같을 수 없다.
추위도 견디고 더위도 견디고 새들의 공격과 벌레의 침입을 막아내느라 생긴 상처는 못생긴게 아니라 훈장이라 칭찬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제까지 장보면서 예쁘게 쭉 뻗은 애들을 골라오고, 비닐에 꽁꽁 갇혀있는 애호박을 굿아이디어라고 좋아했던 내 행동도 부끄러워졌다.
어글리어스 (@uglyus.market) 에서는 버려질 위기의 친환경 농산물들을 구해서 더 저렴한 가격에 정기배송한다.
포장도 종이나 신문지, 또는 그냥 채소모습 그대로 배송되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조금씩 여러가지 채소들이 들어있는것도 좋고,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도 들어있다.
버려질 위기에 있던 이유, 채소 보관법, 가격비교, 레시피 |
나는 플라스틱 없이는 구입이 불가능에 가까운 버섯류를 맘편히 받아볼 수 있는점이 제일 좋았다.
친환경 농사는 관행농보다 수확량도 적고 손도많이가는데도 불구하고 땅을 망가뜨리지 않고 사람을 해치는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신 농부님들이 하신다. 얼마 전 ‘kbs 시사기획 창’ 에서 어렵게 농사지었는데 오히려 빚더미에 앉아 자살한 농부님들 이야기를 보고 가슴아팠다. 농산물을 열심히 키워도 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입하면서 중간상인 배불리는 현 제도에도 화가났다.
이 정기배송을 이용함으로써 보람도 없이 헐값에 처분하거나 귀한 아이들을 버리게 되는 일을 막고 내 돈이 농부님들께 정당한 가격을 치르는데 쓰이는것도 좋다.
뭐든 시장의 논리에 맡겨두는건 좋지 않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공정하다는 착각’ 에서 마이클 샌델은 세상의 가치가 ‘공동선 common good’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친환경농사를 하는것은 땅과 사람과 세상의 모든 생명에게 좋은일이다. 신념을 가지고 친환경 농사를 짓는 분들이 더 많아지고 그 산업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은 대접받아야 할 가치가 대접받는 조금은 더 정당한 사회가 될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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