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저녁을 먹으려고 하니 8시가 다 되었다. 대부분의 식당은 문을 닫거나 월요일 휴무라 열려있던 중국집에 갔다. 새우볶음밥이랑 해물덮밥을 시켜 현주언니랑 나눠먹었다. 간도 적당하고 채소도 많고 맛이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LH행복한 밥상 수업이 시작된다. 다음주엔 3일 연속인 날도 있고 그 일정 외에도 앞으로 줄줄이던데 냉방병으로 몸이 안좋아 걱정이 앞선다. 오전에 준비를 마치고 같이 점심먹었다. 집밥같은 백반집, 나물을 많이 먹어 좋았다.
추웠다 더웠다 하니까 몸이 적응을 못하나보다. 나는 집에선 에어컨을 틀지 않는데 선풍기 바람만 쐬도 기침이 났다. 내일 목을 써야하는 수업이 있는데 체력이 필요한 때에 하필 컨디션이 안좋다니… 든든히 건강하게 챙겨 먹었으니 나아지려나? 따끈하게 쌍화차 한 잔 데워마시고 일찍 자야겠다.
농민 노동자 등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글도 판화도 참 좋았다. 실제 판화의 크기를 상상하며 전시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목이 더 아프고 목소리까지 변해서 병원에갔더니인두염이라고 했다. 에어컨 때문에 추웠다 더웠다 하는데다 찬것에 약한데 아이스음료를 달고 살았던게 탈이난것이다. 약을 먹으니 좀 나은것 같기도 하고, 그냥 좀 쉬면 되는데 괜히 먹은것 같기도 했다.
수확한 사과참외를 드디어 시식했다. 자르자마자 과즙이 주욱~ 흐르고 향이 훅 올라와 기대감을 키우더니만 넘넘 달고 맛있다. 곰에게 준 반쪽이 아까울 정도다 ㅎㅎㅎ 올해 사과참외는 이 하나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감사히 잘 먹었다.
텃밭에 다녀왔다. 너무 더우니 익은열매만 얼른 따가지고 나왔다. 옥수수가 손가락 만한데 그래도 수염이 까매져 다 익었길래 따와서 삶아먹었다. 그런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맛있어서 토종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막 들었다 ㅋㅋㅋ
텃밬 채소들 다 넣고 좋은기름에 간장 한스푼만 넣어 볶은 야채볶음도 맛있게됐다. 나는 요리하다가 더위먹은듯 지치고 힘들어 밥은 안먹고 옥수수와 시원한 오미자 마셨다.
일주일만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었다. 체온이 떨어져서인지 밤에 설쳤던 잠 때문인지 곰이랑 둘 다 밥먹고 뻗었다. 저녁은 삼색가지로 라따뚜이를 해먹으려 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밥 할 용기가 필요한 요즘 날씨) 낮에 만들어 둔 찌개와 밥, 그리고 파르시 해먹고 남은 두부속을 부쳐 밥먹었다. 곰은 라면을 끓이며 내 밥도 차려줬다. 곰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한끼 해결했다. 헤헷.
해가지고 빗방울도 살짝 떨어진 뒤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들어왔다. 밖에 나갔더니 아주 기분좋은 바람이 불었다. 시원한 정도의 산책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더니 그때문인가? 지옥같이 뜨거운 이 더위도 이제 곧 꺾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골목을 잠깐 걸었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법 으로 나를 매료시킨 쇤부르크가 재미있는 책을 썼길래 주말부터 읽고있다.
출판사의 능력인지 번역가의 재치인지 모르겠지만 늘 원제보다 재미있는 제목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번역된 제목이 훨씬 엣지있고 작가의 글쓰기 성향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튼 이 책에서는 덜 소비하고 더 친환경적으로 사는것이 두려움에 떨며 욕망을 억제하는 일이 아니라 훨씬 멋진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커다란 자동차를 소유하고 비행기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이 그냥 ‘비싸기 때문인’ 과시쟁이들은 이제 생각없는 구닥다리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기 위해서라도 점점 더 생태적인 삶을 사는 것이 힙하고 멋지게 보일거라고도 이야기한다.
Flugscham(탄소배출이 많은 비행기를 타는 여행을 부끄러워 함) 플룩샴이 있는 독일의 이야기라 우리정서에 좀 안맞는 내용이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엔 매우 공감했다.
도시농업에 대한 생각들도 공감공감이다.
참고 재미없게 하는 친환경 생활이 아니라 그게 재미있고 이롭고 공익적이며 또 즐거운 일이라는 마음가짐이 제일 맘에 들었다. 아직 읽는 중이지만 편리하고 쾌적한 삶만 꿈꾸는 우리의 일상에 모험같은 버스여행이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부제처럼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각한 나에게 필요한 재치와 농담^^
다른 의미의 쾌락을 즐기는 환경운동가가 되어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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